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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633

전남 여수ㅡ소리도(鳶島.연도)ㅡ육지와 멀어 사람이 가까운 그 섬. 소리도. 소리도(鳶島.연도)ㅡ육지와 멀어 사람이 가까운 그 섬 소리도. ▲소리도는 전남 여수에서 완행 여객선을 타고 2시간을 더 가야 하는 금오열도 최남단의 섬이다. 섬의 남쪽, 누리장나무 꽃이 피어서 향기 짙은 숲길 끝의 언덕에는 소리도 등대가 있다. 등대의 시멘트 담 너머로 용 한 마리가 바다에 꼬리를 담그고 있는 형상의 소룡단이 그림처럼 떠 있다. 순백색의 등대 앞에 서서 남쪽의 바다를 내다봅니다. 등대 주위의 바람을 막는 시멘트 담에 창문처럼 내놓은 사각의 공간이 그대로 액자가 됩니다. 그 액자 안에 옥빛 바다 위에 용이 꼬리를 담그고 있는 형상을 한 여수의 땅끝 ‘소룡단’이 그림처럼 담겼습니다.그림 주위로 은박지처럼 반짝이는 바다가 배경처럼 펼쳐졌고, 반짝이는 바다 위를 삼치잡이 배와 멸치떼를 쫓는 기선.. 2021. 9. 12.
전남 고흥ㅡ눈물 메말라 소금 처럼 남은 곳...그곳에도 황금빛 풍요가 일렁였다 눈물 메말라 소금 처럼 남은 곳...그곳에도 황금빛 풍요가 일렁였다 ▲전남 고흥의 팔영산 정상인 깃대봉에서 내려다본 이른 아침 풍경. 왼쪽으로 나로도 일대의 섬들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해창만의 너른 들이 눈에 들어온다. 팔영산에서는 여덟개의 암릉을 넘어가는 내내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쨍그랑’하고 금시라도 깨질 듯한 새파란 하늘. 그 위로 둥실 떠서 흘러가는 뭉게구름. 흰 수건으로 뽀드득 닦아낸 듯 환히 열린 시계(時界), 차갑고 청량한 공기…. 이런 축복 같은 초가을의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청명한 날, 남녘의 전남 고흥 땅을 찾아간 건 순전히 ‘조망’ 때문이었습니다. 겨눠서 찾아간 곳이 해창만의 바다와 나로도를 바라보고 여덟 개의 암봉으로 솟은 팔영산이었습니다. 그 산에 올라서 .. 2021. 9. 12.
경기 강화ㅡ한국 천주교 순교 聖地ㅡ갑곶 순교성지(강화 갑곳돈대) 한국 천주교 성지ㅡ갑곶 순교성지(강화 갑곳돈대) ▲강화 순교 성지 표지판 ▲찾아가는 길 3개 동으로 건립된 인천교구 50주년 기념 영성센터로 2012년 11월 준공된 건물이다. 갑곶 순교자의 이름을 따 박상손관, 우윤집관, 최순복관 등 성당과 사제관, 수녀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지 성당과 부대시설을 포함해 한 번에 100명의 단체 숙박피정이 가능한 규모이다. 성당 외관은 갑곶돈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인천교구 갑곶 순교성지 ▲갑곶 순교성지성당 내부 ▲갑곶 순교성지성당 내부 ▲갑곶 순교성지성당 내부 ▲갑곶 순교성지성당 내부 ▲감실 ▲성모 상 ▲성수대 ▲갑곶 순교성지 갑곶나루터에서의 순교사건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병인양요 이후인 1871(辛未)년 4월에 강화도 해역에 미국함대 4척이 나타나 1.. 2021. 9. 10.
경기 포천ㅡ포천아트밸리ㅡ수십만 년이 차곡차곡…굽어보니 복주머니 올려보니 현무암 커튼 수십만 년이 차곡차곡…굽어보니 복주머니 올려보니 현무암 커튼 ▲화강암 폐채석장을 친환경 복합예술문화공간으로 바꾼 포천아트밸리 내 화강암 절벽과 호수(천주호)는 인공적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여준다. 포천에는 서로 경쟁을 하듯 대비되는 두 곳의 명소가 있다. 202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과 폐채석장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포천아트밸리’가 바로 그곳이다. 하나는 자연이 빚어낸 천혜의 명소이고, 다른 하나는 인위적으로 조성한 명소다.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은 불과 물이 빚어낸 자연의 조각품이다. 북한 강원도 쪽에서 폭발한 화산 용암이 서쪽 임진강까지 흘러가면서 곳곳에 거대하고도 평평한 현무암질 용암대지를 만들었는데, 그 위로 오랜 세월 강물이 흐르면서 20∼40m의 .. 2021. 9. 9.
경남 통영ㅡ바다 말고 동네, 찾는 대신 내키는 대로…통영 걷다 바다 말고 동네, 찾는 대신 내키는 대로…통영 걷다 ▲동피랑에서 바라본 강구안 예향’의 도시 통영이 가장 빛나던 시절. 청마 유치환은 우체국 앞 서점에서 연서를 쓰곤 했고, 한눈에 반한 여성을 만나러 통영까지 왔다가 허탕을 친 백석은 낮술을 하고 충렬사 계단에 앉아 시를 썼다. 이중섭은 통영서 그의 대표작인 소 연작 시리즈 ‘흰소’와 ‘황소’를 완성했다. 1950년대 전후 통영 문화예술의 ‘전성기’라 불리는 때다. 남쪽 끝 바다 마을 통영은 김춘수에게는 “시의 뉘앙스”가 됐고, 죽을 때까지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윤이상이 평생을 그리워하고 박경리가 잠든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통영은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그 바다가 보고 싶었다. 선선한 기운이 돌면 바다는 시리도록 더 푸르러진다고 .. 2021. 9. 9.
인천 강화ㅡ강화도ㅡ시린 가슴을 거슬러, 강화 護國墩臺 길 강화도ㅡ시린 가슴을 거슬러, 강화 護國墩臺 길 개망초가 가득 핀 여름을 거닌다. 꽃과 바다, 초록 잎을 따라나선 강화도에서 가슴 시린 역사를 지났다. 여느 산책과는 사뭇 다른 무게를 느끼며. ▲초지진은 과거 전쟁으로 모두 허물어져 돈의 터와 성의 기초만 남았던 곳을 복원했다 여름이 왔다. 이토록 싱그러운 잎이 가득 피어나는 계절이지만, 닿아 보지 못하고 하염없이 저물기도 했던 달이다. 매캐한 화약 냄새, 사방으로 튀는 포탄 파편, 그 시절 여름은 여전히 얼룩져 있다. 그래서 싱그러운 여름을 맞이한 지금의 우리는, 다시금 그 시절의 6월을 되새겨야 한다. 태극기가 여름 바람에 휘날린다. 호국보훈의 달이었던 6월에 강화나들길 2코스, 호국돈대길을 다녀왔다. 강화도는 대한민국의 방패다. 한강 하류와 임진강이 .. 2021. 9. 3.
인천 강화ㅡ교동도(喬桐島)ㅡ레트로가 숨 쉰다, 강화 교동도 교동도(喬桐島)ㅡ레트로가 숨 쉰다, 강화 교동도 ▲시간이 멎은 듯한 대룡시장의 골목 나는 20분째 엉덩이뼈를 으스러트리고 있는 중이었다. 토요일 오후,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해골처럼 뼈대가 앙상한 철제의자는 ‘요즘 카페의자’답게 작고 좁고 딱딱했다. 앉으면 여지없이 송곳니 같은 게 양쪽 골반을 쿡쿡 찌르는 듯한 의자. 그런데 사진은 잘 나오는 의자. 예쁜 고문의자. 1시간 웨이팅의 결과가 이거라니. 그러고 보니 카페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 화이트 톤의 모던한 인테리어에 대기 줄이 길었고, 크로플을 팔았고, 옷 잘 입은 언니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하긴, 요즘 유행하는 카페는 다 그렇다. ▲대룡시장 담벼락에 그려진 정겨운 벽화 최근 내 핸드폰 사진첩은 인스타그래머블 스폿들에게 점령당했다. 신상.. 2021. 9. 3.
제주도ㅡ한국 천주교 聖地ㅡ제주 황사평 합동묘역 순교 성지 한국 천주교 聖地ㅡ제주 황사평 합동묘역 순교 성지 ▲제주 황사평 합동 묘지 황사평 묘역은 신축교난시에 희생된 순교자들이 묻혀 있으며, 성직자와 평신도들의 공동 안장지로 사용되고있는 천주교 성지이다. 제주도에 처음으로 복음이 전래된 것은 1898년 도민의 주체적 노력의 결과였다. 그 후 1899년 파리 외방 전교회원과 한국인 각 1명의 성직자가 파견되어 사목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제주 천주교회는 공식적으로 설립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1901년, 신축교난이라는 뜻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 불행한 사건의 원인은 단적으로 지적할 수 없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있었다. 왕실 내장원으로부터 파견되어 온 봉세관의 과다한 조세징수로 도민들의 원성이 심해 갔으며, 봉세관의 이름으로 이용된 일부 신도들이 .. 2021. 9. 3.
전북 완주ㅡ한국 천주교 聖地ㅡ천호 성지 (성인, 순교자들의 묘와 한국 천주교의 큰 핵으로 자리잡고 있는 성지) 한국 천주교 聖地ㅡ천호 성지(완주 비봉면) 성인, 순교자들의 묘와 한국 천주교의 큰 핵으로 자리잡고 있는 성지 ▲천호 성지 입구 ▲찾아가는 길 천호성지는 150여 년의 전통을 가진 교우촌 천호(天呼) 공소의 천호산(天壺山) 기슭에 있다. 천호공소는, 그 이름처럼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백성들이 하느님을 부르며 사는 신앙 공동체로서 존재하고 있고, 천호산 역시 이름 그대로 순교자의 피를 담은 병(甁)의 구실을 하고 있다. 천호 사적지는 호남 지역이 자랑하는 대표적 사적지로 박해의 모진 회오리가 불어 닥치던 1866년 병인년(고종 3년, 병인박해) 12월 13일 전주 숲정이에서 순교한 여섯 성인 중 성 이명서(베드로), 성 손선지(베드로), 성 정문호(바르톨로메오), 성 한재권(요셉)와 같은 해 8월 28일.. 2021.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