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八道(신팔도)*紀行錄633 경북 포항ㅡ해를 품은 붉디붉은 만…‘상생의 두 손’ 뜨겁네 포항시ㅡ해를 품은 붉디붉은 만… ‘상생의 두 손’ 뜨겁네 ▲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를 품은 포항 영일만은 해가 뜨고 지는 모든 순간에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영일대 해변으로 뜨는 일출. 늘 해를 맞는 땅이 있다. 영일만(迎日灣)을 품은 도시 경북 포항. 해와 철의 도시다. “바닷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중략)/ 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 포항 하면 당장 떠오르는 노래, ‘영일만 친구’(1979)가 있다. 부산 기장군 출신 가수 최백호에게 유일한 친구 영일이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영일만 친구’는 포항을 상징하는 불후의 명곡이다. ‘목포의 눈물’(이난영), ‘돌아와요 부산항에’(조용필), ‘제주도의 푸른밤’(최성원), ‘여수 밤바다’(장범준)와 함께 강력한 지역의 노래로 꼽힌다.. 2021. 9. 17. 경기 양평ㅡ두물머리(兩水里)ㅡ풍요로움 샘솟는 두 물줄기…천재 기르고 ‘한강의 기적’ 낳다 양수리ㅡ두물머리 풍요로움 샘솟는 두 물줄기… 천재 기르고 ‘한강의 기적’ 낳다 해변 개가 산골 부자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다. 산에서 생산되는 물산이 아무리 풍부하다 해도 강가나 바닷가에서 이뤄지는 재화의 규모를 따라갈 수 없다는 비유다. ‘물길은 재물을 주관한다(水管財物)’는 풍수 이론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물길이 풍요로운 삶과 밀접한 관계에 있기에 한강을 ‘서울의 젖줄’이라고도 한다. 그러니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본격적으로 한강이 시작되는 경기 양평 양수리는 풍요로움의 원천지가 되는 셈이다. 두 강이 하나되는 두물머리(兩水里)는 아름다운 절경까지 빚어내 한강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운길산 수종사에서 내려다본 두물머리 풍경. 두물머리(가운데) 위쪽이 남한강이고, 아래쪽이 북한.. 2021. 9. 17. 강원 인제五日場ㅡ작고 아담한 장터…여름 입맛 돋우는 열무·콩국수 못 잊죠 인제 五日場 작고 아담한 장터…여름 입맛 돋우는 열무·콩국수 못 잊죠 ▲4·9일장인 인제 오일장에서는 여름 김치 재료로 최고인 열무가 눈에 띄었다. 담그기도 쉽거니와 여름에 이 녀석들만큼 입맛 돋우는 것도 사실 없다. 인제 오일장, 화천과 양구가 생각났다. 산 너머 고성도 떠올랐다. 네 군데 모두 사는 이도 파는 이도 많지 않았다.인제는 네 곳 중에서 가장 작았다. 시장 구경 소요 시간 1분30초. 기삿거리가 없어 난감했다. 글쓰기 어려웠던 양구는 인제에 비하면 꽤 있었다. 화천은 상설시장과 같이 있어 그나마 양반이었다. 사실, 양구 오일장이나 화천 오일장을 취재하고 나서 인제는 괜찮을 줄 알았다. 무슨 근거로 그런 생각을 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렇게 생각했었다. 사람이 많이 오가는 국도변도 고려했고.. 2021. 9. 16. 강원 정선五日場ㅡ달달한 옥수수·새콤한 고얏…여름에 빛나는 강원도의 ‘참맛’ 강원 정선 五日場 달달한 옥수수·새콤한 고얏…여름에 빛나는 강원도의 ‘참맛’ ▲2와 7로 끝나는 날 열리는 정선 오일장은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아리랑열차 승객들이 즐겨 찾는 당일치기 관광 코스다. 여름이 깊어지면 내 고민도 깊어진다. 어디로 갈까에 대한 고민이다. 출장지를 정할 때 그 시기 맛이 가장 빛나는 지역을 우선으로 선택한다. 여름에 빛나는 곳은 강원도뿐이다. 햇수로 3년 출장이다 보니 강원도가 바닥나고 있다. 아직 가야 할 장터가 오십 곳이나 남았는데도 말이다. 같은 강원도라고 하더라도 영서와 영동이 다르다. 한여름은 백두대간의 중심부에 있는 곳이 좋고, 겨울과 봄은 바닷가에서 맛난 것이 많이 난다. 지난 회차 태백에 이어 정선이다. 정선도 태백 못지않게 고지대다. 동강의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볼 .. 2021. 9. 16. 서울. 도보 해설 관광ㅡ천천히 듣고 깊숙히 보고 오붓 이 걷다. 서울 산책ㅡ천천히 듣고 깊숙히 보고 오붓 이 걷다. 여전한 코로나19의 거리두기 속에서 두 번째 추석을 맞습니다. 명절이란 게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밥상 앞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대면의 시간인데 벌써 두 해째 이게 쉽지 않습니다. 대면해 가족과 나눌 수 없으니 이맘때쯤 누리던 수확의 기쁨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가족끼리 모이는 것도, 함께 여행하는 것도 금기가 돼버린 명절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추석 명절 앞뒤로 방역수칙을 지키며 가족들과 오붓하게 반나절쯤이면 넉넉히 다녀올 수 있는 여행을 추천합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의 명소를 걷는 도보해설관광’입니다. 그저 걷기만 하는 게아니라 동행하는 문화관광해설사로부터 전문적인 해설.. 2021. 9. 16. 인천 옹진ㅡ백령도ㅡ인간 경계에 빚은...늙은 神의 축복 백령도ㅡ인간 경계에 빚은...늙은 神의 축복 ▲기암들이 줄줄이 늘어선 백령도 두무진 해안의 층암 직벽의 발 아래에서 바위로 올라온 점박이 물범들이 몸을 말리며 평화롭게 쉬고 있다. 북녘의 장산곶을 마주한 이쪽의 바다는 인간에게는 적대와 반목, 그리고 긴장과 통제의 영역이지만 그곳에 깃들어 살아가는 생명들에게는 이런 통제는 축복과 다름없다. 백령도의 두무진(頭武津). 늘어선 기암의 형상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것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조선 중기의 의병장 출신으로 함양군수까지 지낸 이대기, 그가 당쟁에 휘말려서 절해고도인 이곳 백령도까지 유배됩니다.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쯤의 일입니다. 백령도로 유배 온 그가 두무진을 보고 그 감상을 ‘백령지’에 남기는데, 거기 등장하는 ‘.. 2021. 9. 13. 서울 마포ㅡ아현 1동ㅡ성 니콜라스 대성당 (한국 正敎會) 성 니콜라스 대성당 (한국 正敎會) ▲성 니콜라스 대성당 (한국 정교회) 서울 마포구 아현1동 424-1 에 정교회 한국 본당이 있다. 1900년 2월 17일, 러시아 정교회에서 파송된 크리산토스 신부에 의해 역사적인 첫 성찬 예배가 당시 서울 중구 정동에 있었던 러시아 공사관저에서 거행되면서 정교회의 한국 선교는 시작되었다. 선교 초기의 교회는 신앙 생활에 필수적인 예배서, 기도문 등의 한국어 번역 사업, 성당 건립, 학교 설립을 통한 교육 사업 등 선교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였다. 그러나 그 뿌리를 채 내리기도 전에 교회는 시련과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러일 전쟁과 러시아선교사들의 국외 추방, 이로 인해 닫혀진 성당과 사제 없이 흩어진 교인들,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절과 러시아로부터 선교되었다는.. 2021. 9. 12. 충남 예산ㅡ추사고택. 수덕사ㅡ묵묵히 걷는 1080 계단...사나운 마음 잠잠해진다 묵묵히 걷는 1080 계단...사나운 마음 잠잠해진다 ▲충남 예산군 덕숭산 자락에 자리한 수덕사 본당 뒤편에서 정혜사까지 이어지는 벽초 스님의 1080 돌계단을 따라 등산객들이 수행을 하듯 한 계단 한 계단 번뇌를 털어가며 오르고 있다. 곽성호 기자 이 계절에는 세상의 모든 길이 암청(暗淸)의 터널을 통과한다. 가로수들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생명수를 길어 올린다. 소나기조차 인색한 하늘에 무릎 꿇지 않으려는 의지가 꿋꿋하다. 복주머니 수술처럼 생긴 자귀나무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과수원의 사과들은 벌써 아기 주먹만 하게 자랐다. 사과나무들은 어떻게 형상을 기억했다가 작년과 꼭 닮은 열매를 키우는 것일까. 약동하는 생명에게서 희망을 조금씩 나눠 받는다. 충남 예산으로 간다. 옛사람들의 자취를 만나러 가.. 2021. 9. 12. 강원 평창ㅡ초록빛 강 물. 화사한 꽃밭 길...느림이 주는 선물 평창군ㅡ초록빛 강 물. 화사한 꽃밭 길...느림이 주는 선물 ▲초록으로 가득한 늦여름 평창강의 풍경이 이렇다. 장암산의 풍광이 낚시꾼이 발을 담근 강의 수면 위에 초록의 물그림자로 선명하게 찍혔다. 강물의 초록이 그려내는 풍경이 물감을 이겨 바른 유화 같기도 하고, 농담으로 그려낸 수채화 같기도 하다. 강변의 진초록 녹음이 고요한 수면 위에 데칼코마니처럼 찍혔습니다. 수채화처럼 초록이 번진 강물에 발을 담근 이가 무릎을 적시며 낚싯줄을 던집니다. 놀란 백로 한 마리가 강변 풀숲에서 푸드덕 날아올랐습니다. 여기는 강원 평창. 늦여름의 가장 평화로운 오후가 평창강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강원 평창은 하나의 이미지로 간추려지지 않는 여행지입니다. 평창은 전국의 군 단위 중에서 세 번째로 넓습니다. 가장 면적이 .. 2021. 9. 12. 이전 1 ··· 59 60 61 62 63 64 65 ··· 7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