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달린 칠레 아타카마 사막…지구에서 가장 메마르고 황량한 땅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서부 칠레 북쪽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아타카마 사막은 해발 고도 1,500미터
이상 펼쳐져 있는 고원 지대다. 연중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메마른 땅으로 불리는
이곳.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척박하지만 아름다운 오아시스 마을을 시작으로 거대한 소금 산맥의
빼어난 경치를 감상하고 자전거를 이용해 악마의 목구멍 속을 유영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악마의 목구멍’은 자전거뿐만 아니라 하이킹 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칠레 북쪽 아타카마 사막으로 가는 길
여행작가를 업으로 삼고 있지만 좁거나 밀폐된 공간에 있을 때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폐소공포증’을
겪는 사람인지라 비행기를 타는 건 언제나 달갑지 않다.
그래서 이동수단을 선택할 때 비행기 외에 버스나 기차로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최대한 땅 위를 달리는
쪽을 택한다. 그런데 아타카마 사막으로 가는 길, 수중에 옵션은 장거리 버스와 비행기뿐이었고,
결국 고민 끝에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이유는 소요시간 때문. 2시간 비행거리가 버스로는 24시간 이상 걸린다는 데 항복하고 말았다. 너무
나도 척박한 사막의 길은 땅 위를 달리는 것일지라도, 체감상 그 땅이 하늘보다 더 넓고 멀다는
것을 실감했다. 비행기는 정해진 비행거리 중 반 이상 사막 위를 날았다.


▲칠레 전도 / 원본출처 / graphicmaps.com

▲중남미 국가들 중 스페인어를 자국의 공용어로 사용하는 지역들.
▶남미에서 스페인어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
과테말라, 니카라과, 도미니카 공화국, 멕시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우루과이, 적도기니, 칠레, 코스타리카,콜롬비아,
쿠바,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푸에르토리코.

▲칼라마 공항에서 마을로 향하는 도로
기내 창을 통해 내려다본 사막 풍경은 황폐하고 생명력이 전혀 없는,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땅이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비행기가 아니었다면 볼 수 없었을 이토록 강렬한 풍경, 폐소공포증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날며 여행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아타카마 사막은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서부 칠레 북쪽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다. 칠레를 비롯해
볼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사막 대부분의 지역이 칠레 영토에 속한다.
해발 고도 1,500미터 이상 펼쳐져 있는 고원 지대로, 연중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세계에서 가장
메마른 땅’이라 일컬어진다.

▲기내에서 내려다본 아타카마 사막 풍경
특히 사막 지역 가운데 단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는 곳이 있으며, 미생물조차도 찾아보기 어려운
매우척박한 땅으로 알려져 있다. 메마른 소금 평원, 사람이 살기 힘든 황무지, 깊은 모래 언덕, 운석
으로 형성된 여러 모양의 구멍 등 이러한 환경적 특징으로 인해 아타카마 사막의 토양은 간혹
달이나 화성과 비교되기도 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이곳 사막에서 우주 탐사 장비 테스트를 한 바 있다. 또한 아타카마 사막은
고도가 높고 구름이 거의 없으며 공기가 건조하고, 인구가 많은 도시와 마을에서 발생하는 빛 공해
와 전파 간섭이 전무하기 때문에 천문 관측을 하기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장소 중 하나로 손꼽힌다.

▲아타카마 사막 여행의 관문 칼라마 공항
매년 200일 이상 구름 없는 밤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망원경으로 수십 만 개의 별을 관측할 수 있어
전 세계 많은 천문학자들이 우주를 연구하기 위해 아타카마 사막을 방문한다. 마치 지구를 벗어나
새로운 행성에 진입하는 것 같은 아타카마 사막 여행은 사막을 넘어 우주의 신비를 탐험
하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오아시스 마을,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칼라마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반쯤 이동해 마침내 사막 마을에 닿았다.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San Pedro de Atacama)는 아름다운 오아시스 마을이자 대자연 탐험의 전초기지 같은 곳이다.
해발 2,400미터에 위치한 고지대 사막 지대로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쌀쌀한 큰 일교차를 나타낸다.

▲변방 마을 같은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도심 풍경
이 기후는 실제 마을과 대자연을 탐험하기에 더없이 완벽한 날씨였다. 한낮에는 뜨겁고 건조한 사막의
기운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아침과 저녁에는 데워진 공기를 한껏 낮춰 쌀쌀한 가을의 낭만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 마을에 거주 인구는 3,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마을 규모가 워낙 작아 외곽에 위치한 몇몇
호텔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명소나 레스토랑, 편의시설을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도심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도밍고 아티엔사 거리와 토코나오 거리, 북쪽에서 남쪽으로 리칸카부르
거리와 카라콜레스 거리 사이의 12개 블록으로 이루어져 있다.

▲진흙 벽돌로 지어진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도심의 상점 건물
이 중 메인 거리인 카라콜레스 거리는 보행자 전용 구역으로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다만, 일반적인
도시에서의 산책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그도 그럴 게, 언뜻 보면 비포장도로와 좁은 인도로 조성된데다 붉은 흙먼지로 뒤덮인 변방 마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건축물은 사막 마을 특유의 진흙 벽돌로 지어져 있으며, 그 풍경은 인간이
사는 세상이라기보다 영화나 드라마의 세트장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이 흥미롭다.
이곳 마을과 주변 지역에는 1만 1,000년 전부터 사람이 거주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빌라마 강의 영향
으로 이 푸른 오아시스 마을은 예로부터 농업의 중심지로 발전을 이룩해왔다.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땅임에도 불구하고 도심 곳곳에 큰 나무들이 많이 있어 그 나무 아래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에 제격이었다.

▲(좌로부터 시계방향)고전적인 안데스 건축양식이 돋보이는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성당, 노출
서까래 천장이 눈에 띄는 본당 내부,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의 랜드마크로 통하는 성당 입구 전경
나무가 우거진 주변에는 마을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식민지 시대 성당이 자리한다. 17세기에 지어진
이 성당은 마을의 여느 건축물과 다름없이 진흙 벽돌로 지어진 것으로, 고전적인 안데스 건축
양식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 성당은 아타카마 사막 지역에서 가장 큰 종교 건축물이라는 명성도 가지고 있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라마 가죽으로 연결된 아름다운 노출 서까래 천장이 있는 본당이 인상적이다.
칠레 관광산업에서 아타카마 사막의 높은 인기와 명성에도 불구하고 이곳 마을의 면면은 사실
소박하기 짝이 없다. 누군가 그 첫인상에 실망감을 표할지도 모르겠다. 한데 따지고 보면 화려
하고 멋들어진 마을은 극한의 기후 조건을 가진 아타카마 사막과 영 매치가 되지 않는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마을 전경
◆거대한 소금 산맥 속 무시무시한 계곡들
기내에서 내려다본 아타카마 사막 풍경에 넋을 잃고 빠져들었을 때 불현듯 의구심이 솟았다. ‘과연
지금 눈에 담긴 이 풍경을 뛰어넘는 또다른 강렬한 장면이 있을까’. 한 시간 이상 비행기가 사막
위를 지나는 동안 의문에서 설렘으로, 확신으로 마침표가 찍혔다.
하늘에서 보았던 강렬한 풍경, 마침내 그 속으로 들어서는 발걸음에 전율이 터지고 심장이 가쁘게
뛴다. 이전에 눈에 담은 사막의 경치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마주한 순간이다.
이름부터 면면이 화려하다. ‘달의 계곡’, ‘화성의 계곡’, ‘죽음의 계곡’은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지역
에서 인기 있는 관광지로 꼽힌다. 마을에서 서쪽으로 차로 30여 분 거리에 위치한 달의 계곡은
소금 산맥의 일부다.
황량한 풍경 속에 아름다운 사면퇴적층과 배사퇴적층이 펼쳐져 있으며, 거대한 암벽은 강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미국 애리조나의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시킨다.

▲메마르고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의 땅
신비롭게 세워져 있는 바위와 버려진 소금 광산, 그리고 모래 언덕 능선을 따라 산책하며 사막의
기운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달의 계곡은 일몰 명소로도 알려져 있으며, 해질녘 달의 계곡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거대한 고원
풍경은 해가 지평선 너머로 지면서 뾰족한 바위와 안데스 산맥이 다채로운 색으로 물드는
모습이 장관을 연출한다.
‘죽음의 계곡’은 ‘화성의 계곡’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마을에서 불과 2~3킬로
미터 떨어진 소금 산맥 한가운데 자리한다. 이곳의 명칭은 ‘고대 시대 이 계곡을 건너려던 사람은
누구든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서 유래했다. 동물과 인간의 뼈, 그리고 천연 석고 조각들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소금 산맥 한가운데 자리한 화성 표면을 닮은 기암괴석이 있는 죽음의 계곡
또한 ‘화성의 계곡’이라 불리는 이유는 붉고 뾰족한 봉우리와 화성 표면을 닮은 기암괴석 때문이다.
이와 함께 높이가 최대 20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모래 언덕이 특징이다. 때문에 죽음의 계곡은
아타카마 사막 지역에서 모래 언덕과 모래톱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며, 샌드보딩 투어의
대표적인 장소로 꼽힌다.

▲사막의 멋진 파노라마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십자가 언덕.
◆자전거를 타고 악마의 목구멍 속으로
산 페드로 데 아타카마 마을 도심을 구성하는 상점 중에는 자전거 렌탈 숍의 비중이 높다. 그 이유는
이곳 사막 지역 중 일부 구간이 자전거 코스로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흔히 사막에서의 이동수단 하면 낙타나 사륜구동 자동차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높고 거친 모래 언덕
을 달려야 하기 때문인데, 이곳에 자전거 코스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의아함과 놀라움,
높은 기대가 한꺼번에 차올랐다. 마을 도심에서 출발해 주변 사막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코스 중에서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고 알려진 곳은 ‘악마의 목구멍’이다. 명칭부터 어마무시하다.

▲라이딩을 멈출 수 없게 만든 아타카마 사막의 뛰어난 경치
약 20킬로미터 길이의 이 자전거 코스는 다소 무섭고 위험하게 느껴지는 명칭과 달리 비교적 길이
깔끔하고 평탄하게 뻗어 있다.
악마의 목구멍은 마을 북쪽에 있는 코르디예라 데 라 살 산맥에 속한 카타르페 계곡에 자리한 매우
좁고 구불구불한 협곡을 지칭한다.
이 협곡을 자전거로 달리는 경험은 아타카마 사막을 여행하는 이유가 한층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자전거 렌탈 숍에서 품질 좋은 산악자전거를 빌려 타고서 북쪽을 향해 강을 따라 약 4.5킬로미터
달리자 카타르페 계곡 입구가 나왔다.
악마의 목구멍에 진입하려면 이곳에서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를 완수하고 난 뒤 이곳 직원은
방문객 한 명 한 명에게 전체 코스 소개와 주의할 점 등을 안내했다.

▲자전거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악마의 목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약 3킬로미터 구간이다.
이와 함께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이름과 국적, 연락처, 출발 시간 등의 정보를 직원에게 남겨야
했다. 모든 절차가 끝나고 나자, 악마의 목구멍을 향한 본격적인 라이딩이 시작됐다.
나무가 거의 없는 건조한 지대를 지나는 약 3.5킬로미터 구간은 수분을 보충한다 해도 몸 전체가
바싹 마르는 듯한 기분을 잠재우지 못했다.
그럼에도 라이딩을 멈출 수 없게 만든 건 사막의 뛰어난 경치 때문이다.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한
강력한느낌이 계속해서 페달을 밟는 원동력이 되기에 충분했다.
자전거 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악마의 목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약 3킬로미터 구간이다. 협곡을 통과
하는 동안 좁은 바위 틈을 아슬아슬하게 지나치는 상황이 수도 없이 반복되었다

▲코스 중간마다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길을 찾기에 용이하다. 악마의 목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약 3킬로미터 구간이 하이라이트다.
거대한 협곡 벽과 놀라운 암석 지형 사이를 연신 달리는 재미, 구불구불한 협곡의 길은 스릴 넘치는
라이딩을 즐기기에 더없이 완벽했다.
나만의 속도에 온전히 발맞춰 자유롭게 사막을 탐험하고 유영할 수 있는 라이딩의 경험은 이번
아타카마 사막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추억으로 남았다.
'◆라틴 아메리카******국가들 > ⊙칠레********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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