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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강원도******기행96

강원 원주ㅡ새벽시장.五日場ㅡ온종일 꼬인 날 강원도 막장 ‘된찌’ “이거면 됐지” 원주.새벽시장.五日場ㅡ온종일 꼬인 날 강원도 막장 ‘된찌’ “이거면 됐지” ▲고기는 예측 가능한 맛이었지만, 반전은 된장찌개에 있었다. 강원도 막장으로 끓인 된장찌개에 따로 나온 양념을 넣고 막 퍼온 밥을 비빈 뒤 고기 한 점 얹으니 세상 찾기 어려운 맛이 탄생했다. 전국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필자는 어디를 가나 익숙하다. 특히 자주 가던 충남 홍성이나 전남 담양, 경북 의성은 마치 고향처럼 가는 날 설레기까지 한다. 자주 가던 곳은 아니었지만, 장가를 가면서 익숙한 곳이 원주다. 원주 중에서 문막이 처가가 살던 곳이다. 원주를 출장으로 처음 간 것은 월드컵이 열리는 해, 2002년 즈음으로 기억한다. 충주에서 일 보고는 원주의 어느 산골에 있는 공장을 찾아갔다. 우리밀 과자였는지, 빵 만드는 곳이었는지 .. 2022. 7. 10.
강원 정선.태백ㅡ비온 뒤 더 생생해진 원시림…지친 심신을 쓰다듬는다 강원ㅡ정선.태백 비온 뒤 더 생생해진 원시림…지친 심신을 쓰다듬는다 ▲초록의 바다를 이룬 대덕산 정상 능선. 초지와 숲이 뒤섞여 있어 정원처럼 보인다. 두문동재에서 검룡소까지 이어지는 트레킹 구간 중에서 시야가 가장 시원하게 트이는 구간이다. 강원 정선군의 남동쪽, 그러니까 정선의 고한, 사북 일대와 백두대간 너머 태백 일원에는 여러 개 지층이 차곡차곡 겹쳐 있습니다. 우선 때 묻지 않은 ‘첩첩산중의 자연’이라는 지층이 있고, 그 위로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던 고된 노동의 탄광 도시 지층이 있으며, 폐광으로 쇠락한 뒤 탄광촌의 차갑고 쓸쓸했던 지층이 있습니다. 이런 기억 위로 카지노와 리조트라는 욕망과 휴식의 여가 공간 지층이 뒤덮인 지도 벌써 23년이 됐군요. 한 공간이 지닌 여러 겹의 지층은, 다양한 .. 2022. 7. 1.
강원 홍천ㅡ강물 위 유유히 노 젓고 시간 멈춘 숲속서 '불멍'...167km 도로 따라 꽉찬 '쉼표' 홍천ㅡ강물 위 유유히 노 젓고 시간 멈춘 숲속서 '불멍'... 167km 도로 따라 꽉찬 '쉼표' ▲홍천의 체험마을 ‘배바위 카누마을’ 앞 마곡유원지에서 홍천강에 패들보드를 띄운 동호인들이 배바위를 향해 노를 저어 가고 있다. 초록의 자연으로 가득한 풍경을 바라보며 고요한 수면 위에 떠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듯하다. # 길이 가르쳐 준다…넓은 땅을 속속들이 보는 방법 강원 홍천은 대한민국 기초자치단체 중 면적이 가장 넓다. 홍천군의 전체 면적은 1820㎢. 전국 토지의 1.8%를 차지한다. 숫자로는 넓이를 체감하기 어려우니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보자. 강원도에서 가장 면적이 작은 지자체는 속초시다. 속초의 전체 면적은 105㎢. 홍천군 안에 속초시 17개가 들어간다. 강원 정선도 땅 넓기로는 .. 2022. 6. 3.
강원 화천ㅡ물길따라 초록강 초록숲 이어진...여름날의 서정(抒情) 화천ㅡ물길따라 초록강 초록숲 이어진...여름날의 서정(抒情) ▲화천의 북한강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숲으로 다리’. ‘물 위를 걸을 수 없을까’란 질문에 답하듯 투박하게 뚝딱뚝딱 만들어낸 부교다. 1.2㎞가 넘게 이어지는 이 길은 ‘다리’라기보다는 ‘길’에 가깝다. 본래 자전거 도로로 만든 곳이지만, 물의 질감과 다리의 부력을 느끼며 걷는 맛도 좋다. 강원 화천(華川)을 일러 흔히 ‘물의 도시’라고 부릅니다. ‘빛날 화(華)’에 ‘내 천(川)’이란 이름 그대로 파로호와 춘천댐이 차례로 가두고 있는 아름다운 북한강의 물길 때문이지요. 화천을 ‘빛나게’ 하는 건, 그러나 물보다 그 물을 따라 유장하게 이어진 길 때문일 겁니다. 화천에서는 어떤 길을 따라가든 자연스럽게 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 길이 강변 길이.. 2022. 5. 30.
강원 인제ㅡ용대리(龍垈里)ㅡ설악산 만경대와 용대리 황태마을 눈과 얼음으로 덮인 설악산 만경대와 용대리 황태마을 ▲설악산 오세암 만경대에서 바라본 내설악 풍경. 흰 눈이 쌓인 공룡능선과 용아장성, 소청봉, 중청봉이 한눈에 보이는 장쾌하고 웅혼한 설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겨울의 끝자락. 설악산 깊은 숲속엔 아직도 흰 눈과 얼음이 덮여 있다. 강원 인제군 백담사에서 오세암으로 오르는 길에는 수렴동 계곡이 펼쳐진다. 흰 눈 위로는 따스한 햇살에 비친 나무 그림자가 드리우고, 계곡의 얼음장 밑으로는 졸졸졸 시냇물 소리가 들린다. 늦추위에 계곡의 얼음은 쩌렁쩌렁 갈라지지만, 봄이 오는 소리는 막을 수 없다. 백담사 입구 인제 용대리 마을 황태 덕장에는 매서운 바람 속에서 황태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강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 매바위 인공폭포, 82m 높이의 빙벽이 장.. 2022. 4. 22.
강원 양구ㅡ돼지전설 깃든 펀치볼…을지전망대엔 남북 긴장 여전 해안면ㅡ돼지전설 깃든 펀치볼…을지전망대엔 남북 긴장 여전 ▲을지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안면. 드넓은 분지가 1,000m급 고봉에 둘러싸인 모습이 화채 그릇처럼 생겼다고 해서 ‘펀치볼’로 불린다. 양구=최흥수기자 돌산령터널을 지나자 마치 낯선 행성에 온 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회색 빛 고봉에 둘러싸인 드넓은 벌판, 그 한가운데 자리 잡은 마을과 집들이 미니어처 같다. 길이 약 3km의 터널은 ‘걸리버 여행기’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여행자를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안내하는 연결 통로다. ◇’돼지마을’ 양구 해안면 펀치볼의 겨울 양구 해안면은 가운데가 넓고 둥그렇게 파진 화채그릇 같다고 해서 ‘펀치볼(Punch Bowl)’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지금은 돌산령터널을 통과하는 데 2~3분이면 충분하.. 2022. 4. 18.
강원 삼척ㅡ쇠락한 탄광촌 진 자리에 녹슨 철로와 정겨운 옛집 쇠락한 탄광촌 진 자리에 녹슨 철로와 정겨운 옛집 ▲도계읍 흥전국민주택 단지에 어둠이 내리고 있다. 쇠락한 탄광촌에서 그나마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거주지다. 삼척=최흥수기자 삼척은 바다다. 해상케이블카와 해양레일바이크, 수로부인헌화공원, 해신당공원 등 주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원덕, 근덕면 바닷가에 몰려 있다. 맹방, 임원, 장호 등 제법 알려진 관광지 역시 해변이다. 그러나 삼척의 본 모습은 산이다. 태백 통리에서 동해바다로 가는 길은 짧은 구간에서 해발고도 700m를 내리지른다. 38번 국도변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고 내려다보면 브이(V)자 협곡 사이로 제법 규모를 갖춘 도시가 보이는데, 바로 도계다.도계역 광장엔 보석 모양의 조형물이 서 있다. 낮에는 검지만 밤이면 알록달록 빛을 발한다. 도계가 .. 2022. 4. 5.
강원 태백.삼척ㅡ태백 높은 여행, 그 아래 삼척 너른 바다 태백 높은 여행, 그 아래 삼척 너른 바다 ▲태백 바람의 언덕. 대형 풍력발전기들이 세찬 바람을 맞으며 서 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깊은 고랭지 언덕은 바람으로 가득하다. 희미하게 바다 내음도 실려 온다.수직의 산과 수평의 바다는 그렇게 이어진다. 하늘 다음 태백은 높고 그 아래 삼척 바다는 너르다. 태백은 높다. 태백산이 우뚝하고 여러 고봉이 격랑처럼 솟구치며 그 뒤를 따르니 어딜 가도 높다. 가마득한 옛날부터 사람들은 태백산 꼭대기(1,567m)에 천제단을 쌓고 하늘에 제를 올렸다.사람의 바람이 닿을 만큼 하늘과 가깝다고 생각해서 그랬다. ‘하늘 다음 태백’이라 불리는 이유다. 이러니 태백 여행도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동굴인 용연동굴 태백에서는 동굴도 높은 곳에서 깊다. 우리나.. 2022. 4. 4.
강원 철원ㅡ미륵불의 현신이 꿈꾼 이상향…억겁의 협곡에 묻은 미완의 혁명 철원ㅡ미륵불의 현신이 꿈꾼 이상향… 억겁의 협곡에 묻은 미완의 혁명 ▲한탄강 물윗길은 강물 수위가 낮아지는 10월부터 높아지기 시작하는 이듬해 3월까지만 운영한다. 부교를 이용해 물 위를 걷는 트레킹은 신비한 주상절리를 코앞에서 바라보는 체험과 함께 풍요로움을 의미하는 물 기운을 쐬는 데도 효과가 좋다. 평지에서 아래로 푹 꺼진 화강암 벼랑 밑바닥으로는 청록빛 강물이 아득하게 흐르고 있다. 50대 남짓한 나이, 애꾸눈의 한 사내가 가마솥 물 끓는 소리를 내는 한탄강 여울을 하염없이 굽어다본다. 밀려드는 회한과 배신에 대한 분노! 그의 마음 역시 물소리처럼 들끓는다. 이곳은 철원군 한탄강 주상절리길의 드르니 쉼터, 그리고 사내는 1100여 년 전 한반도를 격동시켰던 후고구려 건국의 주인공 궁예(?∼918).. 2022.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