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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633

제주도ㅡ제주 숲ㅡ노루 뛰노는 사라오름..하늘까지 치솟은 난대림...자연으로 하다 노루 뛰노는 사라오름..하늘까지 치솟은 난대림...자연으로 하다 ▲제주 한라산 중턱의 사라오름 전경. 분화구에 지난 장마 때의 빗물이 고여 산정호수를 이뤘다. 오름 너머로 구름이 피어오르는데, 산정호수 수면 위에 푸른 하늘과 구름이 거울처럼 찍혔다. # 제주가 지닌 매력의 절반은 숲 제주라면 자연스럽게 ‘바다’부터 떠올리지만, 제주 지분의 절반은 ‘숲’이다. 한라산 중산간의 짙고 깊은 숲이 주는 위안은, 투명한 청록색의 제주 바다 못지않다. 높은 습도 탓에 섬 전체가 찜통에 들어앉은 것처럼 달궈지는 제주의 여름이라면 더 그렇다. 쉽게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그렇다면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한여름 한라산 중산간의 대기가 얼마나 서늘한지, 숲의 자연이 얼마나 큰 위안을 선물하는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 2021. 8. 12.
경북 울릉도ㅡ바다에 솟은 神들의 섬. 닿기 힘들어 더 끌린다. 대체불가 여행지 울릉도 바다에 솟은 神들의 섬. 닿기 힘들어 더 끌린다.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리 앞바다에 솟아있는 삼선암. 울릉도의 대표적인 비경이다. 사진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키재기를 하는 듯한 이선암과 삼선암의 왼쪽에 홀로 떨어져 있는 일선암이 있다. 선녀가 땅으로 내려왔다가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서돌이 됐다는 전설이 전하는 곳이다. # 호박엿이냐 후박엿이냐 ‘울릉도 트위스트’라는 노래가 있다.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르는 호박엿’과 ‘오징어가 풍년이면 시집가는’ 울릉도 처녀의 설렘을 가사에 담은 노래다. 이 노래의 핵심은 가사 내용이 아닌 흥겨운 트위스트 리듬. 그럼에도 호박엿과 오징어가 오랫동안 울릉도의 명물이었음을 이 노래는 새삼 상기시켜 준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우선 호.. 2021. 7. 29.
광주 남구ㅡ유쾌한 近代 양림동ㅡ골목 골목 숨은 이야기...1930年代로 시간여행. 유쾌한 近代 양림동 골목 골목 숨은 이야기...1930年代로 시간여행. ▲광주 양림동의 양림쌀롱 여행자 라운지에서 진행하는 ‘광주 1930 양림 달빛 투어’의 모습. 달빛 투어는 1930년대 ‘모던 걸’ 복장을 한 가이드와 함께 등불을 들고 양림동 골목을 둘러보는 여행이다. 투어 코스가 지나는 호랑가시나무 언덕의 팽나무에 매단 등불이 어찌나 몽환적인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광주에는 양림동이 있습니다. ‘양림(楊林)’. 뜻을 새겨 풀어보면 ‘버드나무 숲’입니다. 지금부터 광주의 변두리였던 양림동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한때 버드나무 숲이었던, 전염병으로 죽은 아이들을 묻었다던 곳. 그곳에 깃들어 있는 수많은 이야기와 그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들의 이야기입니다. 양림동을 특.. 2021. 7. 29.
강원 삼척ㅡ奧地 마을ㅡ이끼폭포 숨어있던 "비밀의 숲"열리다 강원 삼척 오지(奧地) 마을ㅡ이끼폭포 숨어있던 "비밀의 숲" 열리다 ▲비밀스러운 느낌의 강원 삼척 도계읍 무건리의 이끼폭포. 협곡에서 가장 깊고 높은 상단 폭포다. 하단의 폭포는 초록 이끼가 핀 바위를 부드럽게 치마처럼 감싸고 쏟아진다. 무건리 이끼폭포는 험한 지형 탓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지만 삼척시가 지난해 10월 생태탐방로를 놓으면서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 그러나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나무 덱과 전망대가 들어서면서 이끼폭포의 신비한 느낌과 감격의 농도는 옅어졌다. 강원 삼척의 깊은 산중에 박하 향기 같은 폭포가 숨어 있습니다. 폭포는 도계읍 무건리의 가파르고 실낱같은 산길을 따라 오래 걸어 들어가야 하는 깊은 산중에 있습니다. 따로 이름은 없었습니다. 동네 이름을 따서 그냥 ‘무건.. 2021. 7. 29.
경북 영주.풍기ㅡ정감록 "으뜸 피난처" 경북 풍기ㅡ혼돈의 시대마다 이곳은 삶을 품어 주었다. 정감록 "으뜸 피난처" 경북 풍기 ㅡ혼돈의 시대마다 이곳은 삶을 품어 주었다. ▲조선시대 예언서 정감록에 ‘재난이 들지 않는 땅’으로 지목된 경북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에는 솔숲 사이로 숨겨진 계곡이 있고, 그 계곡을 굽어보는 자리에 정자 금선정이 있다. 퇴계의 제자인 금계 황준량이 소요하던 그윽한 자리에다 훗날 그를 기려 지은 정자다. 조선 시대 예언서 정감록과 격암유록의 기록대로 여기가 과연 삼재(三災) 불입(不入)의 명당이자 ‘사람을 살리는 땅’이었을까요. 전란도, 흉년도, 전염병도 들지 않는다는 땅. ‘십승지지(十勝之地)’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이곳은 소백산 아래 경북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입니다. 이곳에는 절망과 비탄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 명당을 찾아 들어왔던 이들이 있고, 맑은 계곡을 굽어.. 2021. 7. 29.
경북 안동ㅡ조선 이전 安東 이야기ㅡ800년 지켜온 木香 儒敎의 세월 되감아 佛敎 숨은 그림 찾기. 800년 지켜온 木香. 儒敎의 세월 되감아 佛敎 숨은 그림 찾기. ▲다른 여섯 곳의 내로라하는 절집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북 안동의 봉정사는 작고 소박한 절집이다. 다른 절집과 견줘 건물도 그렇고 풍경도 그렇다. 봉정사 마당 끝에서 암자 영선암으로 오르는 돌계단 길. 경북 안동은 조선 중기 이후 유교 문화의 중심이었습니다. 퇴계로 대표되는 성리학적 유교 문화가 위세를 떨치던 무렵, 안동은 나라의 중심이었지요. 안동이 스스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를 자처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하지만 안동에 조선과 성리학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안동에는 고려와 불교의 자취도 뚜렷합니다. 우선 안동이라는 지명부터가 ‘동쪽을 편안하게 한 곳’이라는 뜻으로 고려 태조 왕건이 지어 붙인 지명입니다. 세계유산으로 .. 2021. 7. 29.
경북 봉화ㅡ여름 끝이 보이는 경북 봉화ㅡ계곡아 남은 더위 씻어 가거라.... 여름 끝이 보이는 경북 봉화ㅡ계곡아 남은 더위 씻어 가거라.... ▲나지막한 산세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계곡 바로 옆에 들어선 석천정사. 골이 깊지 않은데도 고즈넉한 분위기와 청아한 물소리로 마치 딴 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석천정사는 인근 닭실마을의 정자 청암정과 함께 ‘명승’으로 지정된 곳이다. 벌겋게 달궈진 무더위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질 않네요.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날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뜨거워 델것 같은 날에 서늘한 바람을 기다리다가, 더위가 한 발짝 물러가면 가봐야 할 곳으로 경북 봉화를 떠올렸습니다. 발치에 낙동강을 두르고 선 청량산의 담담한 아름다움과 차가운 물이 흐르는 봉화의 오지 계곡, 그리고 오래 묵었으되 풍류 넘치는 정자…. 봉화 땅에서 만난 이런 곳들에.. 2021. 7. 29.
강원 영월ㅡ군등치. 어수정...강 따라 端宗哀史가 흐른다 군등치. 어수정....강 따라 端宗哀史가 흐른다 ▲강원 영월 장성산 자락의 잣봉 턱밑쯤의 자리에서 내려다본 동강 어라연 일대의 모습. 강에 솟은 삼선암 사이로 래프팅 보트가 줄지어 내려가고 있다. 어라연은 아름답기로 이름난 동강에서 유일하게 ‘명승’으로 지정된 곳이다. 여기 균형이 잘 잡힌 여행지가 있습니다. 경관과 역사, 음식 등이 적절하게 배분된 곳. 강원 영월입니다. 영월에는 어라연과 청령포, 선돌, 한반도지형까지 문화재청이 지정한 명승(名勝)만 4곳입니다. 내로라하는 여행지로 꼽히는 이웃 평창이나 정선이 단 한 곳의 명승도 갖지 못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영월에는 동강이 있고, 단종과 김삿갓의 역사가 있습니다. 적멸보궁의 사찰이 있는가 하면 별빛만큼 노을이 아름다운 천문대도 있습니다. 그윽한 풍류의.. 2021. 7. 29.
전북 임실ㅡ숨은 설화를 찾아서ㅡ거대한 石燈서 뭇 얘기가 나온다 숨은 설화를 찾아서 전북 임실 ㅡ거대한 石燈서 뭇 얘기가 나온다 ▲전북 임실이 보유한 유일한 보물인 진구사지 석등. 신평면 용암리의 빈 절터에 저 홀로 온전히 남아서 당당하게 서 있다. 이 석등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석등이다. 곁에 서 있는 사람의 크기와 비교해보면 이 석등이 얼마나 큰지 실감이 난다.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로 큰 석등은 전남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에 있다. 뜻밖에도 임실은, 이야기가 넘쳐나는 곳이었습니다. 노산 아래 낙향한 선비에 의해 단종의 이름이 호명되고, 세상과 돌아앉은 칩거는 ‘술이 솟는 샘(酒泉)’의 이름으로 비유됐습니다. 새 왕조의 정통성이 이곳에서 시작됐으며, 그 뒤로 꼭꼭 숨은 천하 명당의 기도 터가 있습니다. 술 취한 주인을 화마에서 구한 의로운 개, 스님만 100.. 2021.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