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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633

제주도ㅡ제주시ㅡ거문오름 용암의 길ㅡ용이 토한 ‘불의 숨길’ 따라 동굴 한바퀴…1만년의 신비에 숨이 멎다 제주도ㅡ거문오름 용암의 길 용이 토한 ‘불의 숨길’ 따라 동굴 한바퀴…1만년의 신비에 숨이 멎다 ▲비공개 공간인 제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의 벵뒤굴(천연기념물). 제주 세계자연유산 축전 중 탐방이 가능한 미로형 동굴인데, 제주4·3사건 당시 주민들의 은신처이기도 했다.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는 북동쪽 해안가로 흘러가면서 벵뒤굴, 김녕굴, 만장굴, 용천동굴 등 수많은 천연 동굴을 만들어 놓았다. 아홉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논다는 뜻의 ‘구룡농주(九龍弄珠)’. 여의주에 해당하는 알 명당 쪽으로 9개 산봉우리가 다투듯 둘러싼 형상을 묘사하는 풍수 용어다. 실제로 제주도에는 ‘알(새끼)오름’을 향해 9개 봉우리가 서 있는 지형이 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의 거문오름이다. 한라산 백록담보다 무려 4배.. 2022. 10. 14.
강원 평창ㅡ오대산국립공원ㅡ율곡이 반했던 ‘작은 금강산’…자연에서 세상 이치를 보다 소금강ㅡ율곡이 반했던 ‘작은 금강산’…자연에서 세상 이치를 보다 ▲소금강 구룡폭포를 지나서 만물상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풍경. ‘점입가경’이란 말이 딱 맞는 곳이다. 날씨가 좋지 않고 길이 거칠어져서 율곡은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 계곡으로 더 깊이 들어와서 이런 풍경을 봤다면 어떤 글을 남겼을까. ◈오대산 소금강 1569 율곡 遊山길 단풍이 미처 내려오지 않은 오대산 소금강에 다녀왔습니다. 소금강 계곡의 차고 맑은 물길을 따라가는 숲길을 걸었습니다. 이 길을 450여 년 전에 율곡이 걸었습니다. 그때 소금강은 푸른 학이 산다고 해서 ‘청학산’이라 불렀다지요. 율곡이 탄성과 감회로 적은 청학산 산행기가 지금까지 전합니다. 옛 유학자들은 자연에서 삶의 도리나 세상의 이치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니 율곡의 문장을 .. 2022. 10. 13.
강원 양구ㅡ양구 꽃섬과 파로호 한반도섬, DMZ자생식물원 양구(楊口). 꽃섬과 파로호 한반도섬, DMZ자생식물원 ▲파로호 상류 양구꽃섬에 붓꽃과 꽃양귀비, 뒤늦은 유채꽃이 만발했다. 쓰레기장으로 변해 가던 양구 서천변 습지를 정비한 곳이다. 강원도 최전방 오지로 인식되는 지역이지만 양구까지 가는 길은 의외로 수월하다. 춘천역에서 약 45㎞,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2012년 뚫린 배후령터널(5,057m)을 비롯해 춘천에서 7개 터널을 차례로 통과하면 바로 양구 읍내로 접어든다. 배후령은 춘천 동북쪽을 장벽처럼 두르고 있는 오봉산을 넘는 고갯길이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멀미가 나도록 돌고 또 돌아 오른다. 고갯마루가 해발 600m에 달하니 경사도 만만치 않다. 비포장길이던 시절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승객이 버스를 밀고 올랐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양구에.. 2022. 10. 13.
전남 무안ㅡ갯벌 반 하늘 반...섬도 바다도 아닌 아스름한 경계의 향연 전남 무안(務安) 무안 망운·현경·해제면 갯벌 풍경 여행 ▲무안 해제면 황토갯벌랜드 과학관 앞으로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망운면, 현경면, 운남면 등의 무안 바다는 모두 갯벌이어서 독특한 풍광을 자아낸다. ‘YD페스티벌?’ 전남 무안에서 이달 28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축제다. YD는 ‘영 드림(Young Dream)’의 약자라고 한다. 청년이 주축이 돼 거리 퍼레이드, 드론 쇼, 댄스 경연대회 등을 펼친다고 하니 ‘청년 꿈 축제’라 했으면 이해하기가 한결 쉬웠을 듯하다. 축제가 열리는 곳은 전남도청이 들어선 남악신도시다. 목포와 붙어 있다. 군 단위지만 젊은 층도 많이 사는 도농복합도시라는 점을 알리려는 기획이다. 그래도 무안의 본모습은 농촌이자 어촌이다. 무안 서쪽 운남·망운·현경·해제면은 개미허리처.. 2022. 10. 13.
경남 사천ㅡ삼천포(三千浦)ㅡ삼천포로 빠졌다... ‘울음이 타는’ 노을 바다를 만났다 삼천포(三千浦)ㅡ삼천포로 빠졌다... ‘울음이 타는’ 노을 바다를 만났다 ◈사천시 삼천포 섬과 바다 ▲죽방렴이 설치된 삼천포 저도(오른쪽)와 마도 사이 바다에 노을이 번지고 있다. 구름이 짙은 날이었지만 사천에서 최고로 치는 '실안낙조'의 여운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어떤 이는 삼천포의 대표 시인 박재삼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에 비유하기도 한다. 역시 ‘아’ 다르고 ‘어’ 다르다. 그냥 ‘삼천포로 빠졌다’고 하면 될 걸, 하필이면 앞머리에 ‘잘 나가다가’라는 단서를 달았다. 뭔가 잘못됐다는 부정적 뉘앙스가 확 풍긴다. 왜 이런 표현이 생겼는지에 대해 여러 설이 있다.  진주에서 멀쩡히 장사 잘하던 상인이 누군가로부터 삼천포가 더 낫다는 말을 듣고 자리를 옮겼다가 공을 쳤다는 이야기, 어느 고위 .. 2022. 10. 11.
경남 합천ㅡ한국의 절집 순례ㅡ해인사(海印寺) 열두 암자(十二庵子) 한국의 절집 순례ㅡ해인사(海印寺) 열두 암자(十二庵子) ▲보현암(普賢庵) ▲금강굴 ▲삼선암 ▲홍제암 ▲원당암 ▲용탑선원 ▲금선암 ▲백련암 ▲회랑대 ▲지족암 ▲국일암 ▲약수암 2022. 10. 11.
서울 송파ㅡ소시지·치즈·햄 푸짐하게 든…구수하고 얼큰한 ‘한식계 BTS’ 부대찌게 소시지·치즈·햄 푸짐하게 든…구수하고 얼큰한 ‘한식계 BTS’ 부대찌게 ▲서울 풍납동 ‘통큰양푼이찌개’의 부대찌개./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부대찌개를 먹으면 BTS가 생각난다. BTS가 한국 전통음악은 아니다. 힙합, 랩, 댄스 등 온갖 요소가 섞였다. 하지만 지금 세계인이 생각하는 한국 음악은 BTS다. 부대찌개도 된장찌개나 구절판, 궁중 음식 같은 전통음식은 아니지만, 가장 한국적인 음식은 맞는다. BTS 음악을 틀어놓은 식당에서 소주 회사 로고 박힌 앞치마를 하고 테이블마다 설치된 가스레인지 불을 올린 뒤, 부대찌개가 담긴 냄비를 마주하는 것은 익숙하다 못해 우리 자신의 일부에 가깝다. 부대찌개의 최첨단을 경험하려면 서울 압구정로데오거리 ‘스튜부대’에 가야 한다. 통창으로 열리는 전면, 카페에 온 .. 2022. 10. 9.
제주도ㅡ용담동.용두암(龍頭岩)ㅡ용두암이 내뿜는 물보라…해 질 녘 제주항 어부의 낭만에 대하여 용두암(龍頭岩) 용두암이 내뿜는 물보라…해 질 녘 제주항 어부의 낭만에 대하여 #느리지만 오래 남는다. 제주 구도심을 걷다 ▲바위가 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용두암'이라 불리는 곳. 깎아지른 절벽과 해안이 절경을 이룬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제주도를 스코틀랜드나 하와이, 아이슬란드에 비교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전 세계를 돌아다녀 봐도 제주의 지형이 독보적이라며 말이다. 제주를 보는 관점에 하나를 더 보태고 싶다. 제주는 ‘도시’라는 것. 그냥 도시는 아니다. 장엄한 자연에 둘러싸인, ‘걷고 싶은' 도시다. 그 유명한 올레길뿐만이 아니다. 제주 시내 곳곳에 차 없이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곳, 산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의외로 많다. 잦은 이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제주공항.. 2022. 10. 9.
강원 철원ㅡ철원 동송시장ㅡ볼맛 메운 손맛 철원 동송시장ㅡ볼맛 메운 손맛 ▲(사진 왼쪽부터)평남면옥 냉면,동송시장 가래떡,어랑 손만둣국,성원식당 소머리국밥 가을이 일찍 찾아오는 곳, 철원을 다녀왔다. 몇 년 전, 민간인 통제선 안에 있는 고추냉이 농장 방문 이후 처음이다. 철원을 알기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고추냉이를 재배하는 곳은 임실군으로만 알고 있었다. 철원 산지는 임실 고추냉이를 가공하는 분께 소개받아 찾아갔었다. 고추냉이에 있는 톡 쏘는 향기는 시니그린이 주성분이다. 향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톡 쏘는 맛은 사라진다. 고추냉이 뿌리를 갈아본 사람은 안다. 생고추냉이, 와사비 가루 갠 것을 먹은 이들이 기억하는 톡 쏘는 맛의 정체는 사실 겨자다. ‘생’이라고 표시한 제품의 뒷면을 보면 고추냉이보다는 겨자 무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다. 성분의 출처.. 2022.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