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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충남 대전****기행43

충남 예산ㅡ추사고택. 수덕사ㅡ묵묵히 걷는 1080 계단...사나운 마음 잠잠해진다 묵묵히 걷는 1080 계단...사나운 마음 잠잠해진다 ▲충남 예산군 덕숭산 자락에 자리한 수덕사 본당 뒤편에서 정혜사까지 이어지는 벽초 스님의 1080 돌계단을 따라 등산객들이 수행을 하듯 한 계단 한 계단 번뇌를 털어가며 오르고 있다. 곽성호 기자 이 계절에는 세상의 모든 길이 암청(暗淸)의 터널을 통과한다. 가로수들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생명수를 길어 올린다. 소나기조차 인색한 하늘에 무릎 꿇지 않으려는 의지가 꿋꿋하다. 복주머니 수술처럼 생긴 자귀나무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과수원의 사과들은 벌써 아기 주먹만 하게 자랐다. 사과나무들은 어떻게 형상을 기억했다가 작년과 꼭 닮은 열매를 키우는 것일까. 약동하는 생명에게서 희망을 조금씩 나눠 받는다. 충남 예산으로 간다. 옛사람들의 자취를 만나러 가.. 2021. 9. 12.
충남 서산ㅡ한국 천주교 순교 聖地ㅡ해미 순교성지(교황청이 승인한 '국제 성지) 해미 순교성지(교황청이 승인한 '국제 성지) ▲해미순교성지 성당 입구 해미 성지는 1985년 4월에 해미 본당이 창설된 후 해미 순교 선열 현양회를 발족하였고 순교 성지 확보 운동을 전국 신자들에게 홍보하여 꾸준히 모금한 결과 1998년 말에 생매장 순교 성지를 약 7천 평 확보하였고, 그리고 이어서 1999년 5월부터 3천 명의 회원들로부터 성전 건립 기금을 모아 2000년 8월 기공식을 하였고 2003년 6월 17일 기념 성전을 건립하여 순교자들의 유해를 모셔놓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생매장 순교지 일대는 "예수 마리아!" 기도 소리를 "여수머리"로 알아듣던 곳이 이제는 주민들의 입으로 "여숫골"이라는 이름이 되었다. ▲찾아가는 길 ▲해미순교성지 성당 속칭 "해뫼"라 일컬어지는 해미 고을은 역사적으로.. 2021. 8. 31.
충남 서산ㅡ서산 마애 삼존불ㅡ햇살, 찰라의 미소 깨우다 서산 마애 삼존불ㅡ햇살, 찰라의 미소 깨우다 ▲해가 비껴들 무렵의 서산마애삼존불. 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천진하고 온화한 미소를 도저히 사진으로 담아낼 도리가 없으니 가서 봐야 알겠다. 차갑고 단단한 바위 속에서 어찌 이리 순하고 맑은 미소를 꺼낼 수 있었을까요. 저렇듯 천진난만한 미소를 말입니다. 충남 서산의 마애삼존불에 햇살이 비껴들자 그윽하게 미소가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차가운 바위의 석불에 차츰 번져 가는 미소를 마주하게 된다면 누군들 그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서산마애삼존불은 익히 알려진 명소입니다. 그러니 서산 일대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안타깝게도 이런 미소를 보지 못하고 지나쳐 .. 2021. 8. 31.
충남 공주ㅡ한국 천주교 순교聖地ㅡ황새바위 순교성지(공주시 교동) 한국 천주교 순교聖地ㅡ황새바위 순교성지(공주시 교동) ▲황새바위 성지 다른 지방과 마찬가지로 공주에서도 병인박해 당시에 가장 많은 순교자들이 나왔고, 조정의 박해령이 멎은 뒤에도 지방에서는 아직 그 여파가 남아서 피흘림이 계속되었다. 이렇게 공주는 순교 역사의 시초부터 기록상 마지막으로 순교자를 낸 1879년까지 100여년 동안 줄곧 피를 흘리며 신앙을 고백했던 참으로 거룩한 땅이다. 달레는 "공주 옥에서 순교한 이들의 이름과 숫자를 다 알 수 없었다." 고 말한다. 공주 감영록이 세상에 공개되기 전까지는 우리 순교자들의 이름을 알 수 없었다. 공주에서의 순교자들은 당시 '사학의 괴수'로 알려져 있던 내포의 사도 이존창(루도비꼬)과 10여명의 회장들을 비롯해 연령, 성별, 신분에 관계없이 무수히 많다. .. 2021. 8. 22.
충남서천ㅡ썰물과 일몰이 만든 흑백영화...세계가 인정한 "名作의 풍경"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ㅡ 서천갯벌 썰물과 일몰이 만든 흑백영화...세계가 인정한 "名作의 풍경"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서천군 장항읍 죽산리 매바위공원 앞 갯벌. 반짝이는 갯벌 한가운데로 잔돌이 깔린 길이 이어져 있다. 죽산리의 어민들은 바다가 멀리 물러나는 썰물 때는 경운기 뒤에 배를 싣고 이 길 끝까지 가서 바다에 배를 띄운다. 지위나 자격을 말할 때 쓰는 ‘타이틀’이란 말이 있지요. 왜, 챔피언이나 금메달 같은 타이틀 말입니다. 타이틀을 부여하고 나면 가치가 새삼 달라 보입니다. 타이틀을 받기 전과 후의 대접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말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됐습니다. 세계자연유산이 된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과 전.. 2021. 8. 19.
충남 논산ㅡ탑정호(塔亭湖)ㅡ600m 출렁다리..3Km 나무덱... 탑정호(塔亭湖)ㅡ600m 출렁다리..3Km 나무덱... ▲충남 논산 탑정호를 가로지르는 탑정호 출렁다리. 다리만 따지면 570m, 다리 양 끝 진입구간까지 합치면 600m로 국내 최장 출렁다리다. 주탑을 잇는 케이블에 촘촘히 매어놓은 강선에 LED 등을 달아 야간 시간대에 다리 전체를 스크린처럼 활용한다. 여행을 권할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여행을 말하기조차 어려운 시간입니다. 여행에 대해 무엇을 얘기해야 할지,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 난감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다녀온 곳이 논산의 탑정호에 놓인 국내 최장의 출렁다리입니다. 이미 다리는 다 지었지만, 출렁다리 개통은 세 달쯤 뒤로 미뤄졌습니다. 기반시설공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 또한 있습니다. 탑정호 출렁다리를 미리 올라가 걸어서 건너봤습니.. 2021. 7. 22.
충남 서산ㅡ佛國土 기행ㅡ백제의 미소속에 비친 고즈넉한 佛法의 흔적 되집다 佛國土 기행ㅡ백제의 미소속에 비친 고즈넉한 佛法의 흔적 되집다 ▲충남 서산 인지면의 작은 절집 죽사(竹寺). 비룡산 산정의 바위 아래 절묘한 자리에 위태롭게 들어서 있다. 절집 마당에 서면 서산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죽사는 알려지지 않은 절집이라, 인적이 뜸해 적막할 정도다. 경남 합천의 가야산이 더 이름나긴 했지만, 충남 서산에도 가야산(伽倻山)이 있습니다. 가야란 이름에서 고대국가 가야를 떠올리기 쉬운데 ‘가야’란 지명은, 실은 인도 동부 지방의 불교 최대 성지로 꼽히는 붓다 가야에서 왔답니다. 부처가 보리수 아래서 성불했다고 전해지는 곳, 거기가 바로 붓다 가야라는군요. 지명 유래로 짐작할 수 있듯이 가야산 일대에는 불교의 굵은 자취가 선명합니다. 가야봉을 비롯해 원효봉과 석문봉, 옥양봉, .. 2021.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