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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 아시아****국가들/⊙터키******기행

터키ㅡ반 호수(Van Lake)ㅡ전설의 신비 가득한 호수 & 악타마르교회

by 삼수갑산 2022. 3. 20.

반 호수(Van Lake)

전설의 신비 가득한 호수 & 악타마르교회

 

▲아르토스 산을 배경으로 반 호수 위에 유유히 떠 있는 아르메니아교 수도원

 

오랫동안 터키는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대부분의 여행지는 이스탄불을 비롯한 서부에 편중되어 있다. 약간의 모험심과 호기심에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고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다면 터키 동부로 향해 보자

 

터키 동부는 지형적으로 황량한 광야와 같은 사막성 지형도 펼쳐져 있고, 고봉준령의 험준한 산들도 늘어서 있다. 연중 관광객들로 숨쉴 틈 없이 몰려드는 서부 지중해 연안과는 사뭇 다르게 넉넉함이 있다.

 

반 호수는 기원전 8세기 우라르투 제국 때부터 침략과 전쟁의 피로 물든 역사의 산증인이자 이 지역을 오갔던 여러 제국들이 신성시했던 영지이기도 하다. 오늘날 빛바랜 역사의 증거들은 거의 증발해 버리고 말았지만, 호수의 푸른 끼 도는 물결 속에는 변함없이 은빛 미소가 햇살을 머금고 빛나고 있다.

 

멀리서 바라본 아라라트 산 전경

 

반 호수 주변을 구경하기 위해 먼저 반(Van)이라는 같은 이름의 도시로 향해야 했다. 야간버스를 타고 반에 도착한 첫날은 오전부터 장대비가 주룩주룩 쏟아져 내렸다.예년 같았으면 벌써 눈이 내렸을 터인데, 이상기온이라며 이곳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한 마디씩 해댔다. 그렇게 첫날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낙심한 채 보내야 했다.

 

(上) 한 사내가 반 호수에서 잡은 담수어를 도로 주변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팔고 있다.

(下) 반 호수 주변의 쌍둥이 모스크

 

다음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깨어 호텔 창밖을 내다보니 햇살에 눈부셨다. 때때로 여행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기쁜 선물을 들고 다가오기 마련이다. 어제 쏟아진 폭우는 화창한 오늘 날씨에 대한 축복이었다. 오늘 아침 일찍 만나기로 한 가이드와 차를 몰고 반 호수로 향했다.

 

먼저 도심 근처의 반 칼레시(Van Castle)의 중세 성곽에 올라 아름다운 호수의 자태를 내려다보았다.아작아작 을 씹으며 인근 목초지를 점령하고 있는 양떼가 점점이 얼룩져 보였다. 푸른 물감을 잔뜩 풀어놓은 듯한 호수를 뒤로하고 목가적인 풍경이 잘 어우러진다.

 

호수 반대편으로 저 멀리 아라라트산까지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아라라트산은 성서에서도 언급한영산(靈山)으로, 구약시대 온 세상이 홍수로 뒤덮였을 때 노아의 방주가 머물렀다는 전설의 산이다.

 

이 산은 오늘날에도 마치 노아의 방주가 금세라도 떠내려 올 것 같은 기세로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해발 5,165m의 눈 덮인 아라라트산을 이곳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행운이었다. 하도 높아 산꼭대기는 연중 내내 구름에 가려있을 수밖에 없다는 그 산을 운 좋게 멀리서 전경을 감상하게 된 것이다.

 

(左) 소박한 터키인들의 삶의 체취를 느끼게 하는 목자와 양무리.

(右) 나귀를 타고 행차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담긴 벽화가 악다마르 섬의 수도원 내부에 그려져 있다

 

반 호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도심에서 44km 떨어져 있는 신비의 섬 악다마르(Akdamar)다. 그 섬을찾아가기 위해 눈이 시리도록 푸른 호수와 새하얀 눈밭을 끼고 도는 포장도로를 따라 쉴 새 없이 달렸다.

 

잘 닦여진 포장도로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기분도 좋았거니와 주변에 펼쳐지는 백만 불짜리 풍광은 예술적 가치를 지닐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제 내린 비로 산 위에는 수북이 눈이 쌓여 은빛 찬란한 설백(雪白)의

미학을 감상할 수 있었다.

 

▶호숫가 주변에 펼쳐진 목가적 풍경

 

반 호수 서쪽과 동쪽은 거대한 아르토스(Artos)산과 넴루트(Nemrut)산이 어깨동무하며 호수를 사방으로 감싸고있다. 그렇게 길게 이어진 산등성이가 새하얀 얼굴을 띠고 새파란 호수를 한 아름 안고 있으니 대낮인데도 마치 호러 팬터지에나 나올 법한 차갑고 으스스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 1.반 호수 주변의 시골 주민들의 상당수는 목축업에 종사하는데, 이곳 아이들은

양치기 목자인 가족들을 따라서 어릴 때부터 양치는 법을 배우게 된다.

 

2.중소도시 반의 재래시장에 가보면 쇼핑할만한 다양한 아이템들이 가득하다.

사진은 터키의 화려한 문양이 돋보이는 은세공 찻잔 세트.

3.악다마르 섬의 수도원 건물 외벽은 성서의 이야기가 담긴 부조물들로 장식되어 있다.

 

대지에서는 눈꽃 향기와 더불어 봄을 재촉하는 듯한 향긋한 흙냄새가 풍겨 오고 있었다. 시큼한 냄새가 나는싯누런 거름더미들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보는 이들의 마음속에서도 어느새 정겨운 시골 냄새가 풍겨져 나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파리하고 주름투성이 얼굴을 한 노인이 손자뻘로 보이는, 짧고 푸른 깃을 세운 허름한 상의를 입은 목동아이와 함께 수십 마리의 양떼를 몰고 도로 위를 지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 그들은 우리 일행과 눈이 마주치자 당황해 하다가 다시 아무런 감상 없이 우리 일행을 한 번 슬쩍 바라보고는 바삐 갈 길을 재촉했다. 아마도 낯선 이방인들의 출현에 익숙해 있지 않음이리라. 그들의 얼굴에는 소박함이라는

단어가 분명히 새겨져 있는데도 말이다.

 

▲반 도시 외곽에 반 칼레시(Van Castle)의 잔해가 언덕 위에 남아있다.

이 언덕 위에 오르면 멀리 눈 덮인 아라라트 산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얼마쯤 가다 잠시 차에서 내려 호숫가 경치를 감상하던 중 도로 가에 몇몇 사람들이 둘러서서 뭔가를 들여다보는 모습이 보였다. 다가가서 보니 두어 명의 청년들이 저 밑 호숫가에 놓인 보트에서 생선이 가득 든 상자를 날라다가 지나가던 사람들에게 흥정을 벌이며 팔고 있었다. 물고기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먹음직스러울 정도로 햇살에 빛깔이 눈부셨고, 팔딱거림이 거셀 정도로 싱싱해 보였다.

 

▶신비의 섬 악다마르

 

반 도심을 떠난 지 약 3시간 정도 지나자 숨막히는 음모가 숨겨있을 듯한 비밀의 섬 악다마르 섬이 드디어 시야에 들어왔다. 호수 위에 유유자적 떠 있는 악다마르 섬의 모습은 그야말로 시공을 초월한 모습이다. 악다마르로 가기 위해서는 작은 보트를 타고 가야했는데, 일행이 둘뿐이어서 돈을 좀 더 지불해야 했다.

 

▲화산이 분출하면서 생성된 반 호수는 미네랄이 풍부하고 알카리성이어서

비누 없이도 깨끗한 빨래가 가능하다.

 

대신 선장은 우리 일행이 보트에 올라타기 전에 차를 한 잔 권했다. ‘차이’라고 불리는 진홍빛의 맑은 홍차는 이곳 터키에서 상하 계층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 관계를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한다. 모르던 사람들도 이 차이를 나누어 마시면서 금세 친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마시는 한 잔의 차 속에는 기쁨과 소망의 향내가 진하게 난다.보트 위에 오르자 엔진이 가열될 것 마냥 엄청난 진동과 굉음을 낸다. 달리는 보트 사이로 차디찬 물살이 기포처럼 터져 나갔다.

 

물결은 마치 감미로운 율동감과 정열적인 멜로디가 느껴지는 탱고의 선율처럼 파란 도화지 속에서 마음껏 신나게 몸부림쳤다. 호수 위로 떠가는 보트 위에서 바라보는 섬 주변의 풍광은 또다시 새로운 그림을 그려낸다. 이 작은 섬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 비록 인적 없는 무인도였지만 곳곳에는 잔설 위의 매화 향기처럼 영겁의 내음이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먼저 이 섬의 유일한 건축물인 작은 수도원을 향해 발을 옮겼다. 수도원 외부 벽에는 성서의 이야기를 묘사한 양각화들이 새겨져 있다. 얼핏 보아도 알만한 다윗과 골리앗, 선지자 다니엘, 아브라함과 이삭 등 다양한 성경 이야기들이 그대로 벽면에 나타나 있다. 수도원 앞에는 친절하게도 터키어와 영문으로 간략한 설명을 적어 놓은 안내판이 서있었다. 수도원 내부로 조심스럽게 들어가 보니 내벽을 화려하게 수놓았을 듯한 성화들은 모두 훼손되어 있었다.

 

고귀한 구도자의 영적 생활은 간 데 없고, 단지 영혼을 쓰다듬는 감성적인 낮은 울림만이 은은하게 풍겨나와 코끝을 간질였다. 이곳 역시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터키 내의 다른 기독교 관련 유적지가 그러하듯 거의 버려지다시피 방치되어 있는 듯하다.

 

섬에서 바라보는 호숫가 주변은 그야말로 대자연의 위용을 그대로 보여준다. 여행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예기치 못했던 곳에서 지금까지 내가 기대하고 있던 것이 기대이상으로 훨씬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의 감격 말이다. 구석진 바위틈에 앉?포근한 햇살을 맞으며 시원한 산공기에 취해 주체할 수 없는 맑은 호수 내음에 취해 한참을 혼잣말로 자연과 속삭인다.

 

▲ 반 호수로 떠나는 여행길의 베이스가 되는 중소 도시 반(Van)의 중심가

 

▲악타마르섬(Akdamar Island)

터키 동부지역의 중심도시인 반(Van)에서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는 악타마르 섬이다. 악타마르섬은 호숫가를 따라 게바쉬에서 4Km 떨어져 있으며 반으로 부터는 남서쪽으로 47Km에 위치해 있다. 이 섬에 가기 위해서는 보트를 이용해야 하는데 호숫가에서 1Km정도 떨어져 있어 2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악타마르 섬의 전설(Ah, Tamara)에 의하면 악타마르 성의 한 사제에게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이 소녀가 이 섬 맞은 편 마을에 살고 있는 한 터키의 양치기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매일 저녁, 이 터키 양치기는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기 위해 이 섬까지 수영을 하였다. 이때 이 소녀는 양치기를 돕기 위해 등불을 들고 그를 맞이 하였다. 어느 날 이 소녀의 아버지가 이 소식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이 사제는 그녀를 방에다 가두어 버렸다. 그날 밤 이 사제는 사람을 시켜 바위 위에 등불을 들고있게 하였다. 그 사실을 모르는 양치기는 함정인 바로 그 등불을 향해 열심히 수영을 하였다. 드디어 그가 수영을 해서 그곳에 도착할 수 있을 때, 그는 그 바위가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그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을 만큼 많이 지쳐 있었다. 결국 그는 그의 사랑하는 연인의 이름인 Ah, Tamara를 부르며 차가운 호수바닥으로 빠져들어 갔다. 악타마르 섬의 이름도 바로 이러한 그의 마지막 외침에 따라 붙여진 것이다

 

▲악타마르교회(Church Akhtamar)

악타마르 섬에는 유명한 교회와 수도원의 잔해가 남아있는데 이 교회는 가길1세 치하인 915-921년 사이에 마누엘신부 (Monk Manual)에 의해 건축되었다. 또한 1113년, 이 교회는 아르메니아 수도원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거룩한 십자가 교회라고 불리기도하는 이 교회는 십자가모양의 돔을 가지고 있는데, 동쪽 예배실은 Katholikos III. Stephanus가 13세기 말에 세웠으며, 남서쪽에 있는 예배실은 I.Zachariaas에 의해 1296년에 세워졌다.

 

또한 Jamatun(회당)은 19세기 초에 더해졌으며, 출입구와 종탑은 남쪽 입구에 세워져 있다. 이 교회가세워진 배경에는 아르메니아의 슬픈역사가 숨겨져 있다. 비잔틴 제국의 차츰 몰락하고 투루크의 공격이 시작되자 아르메니아는 점차 고립되기 시작하였다.즉 중앙 아나톨리아와 투루크 전사들 사이의 취약지구에는 오직 아르메니아왕국뿐이었다. 그러자 아르메니아의 가길 1세는 악타마르 섬에 교회를 짓고 그 내부는 은둔처용으로 건설했다. 이는 유명한 투루크의 기마병들이 배는 잘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악타마르교회(Church Akhtamar)

 

▲악타마르교회(Church Akhtamar)

 

▲악타마르교회(Church Akhtamar)

 

▲악타마르교회(Church Akhtamar)

 

▲악타마르교회(Church Akhtamar)

 

▲악타마르교회 벽면의 음각화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1918년 이 섬이 버려졌을 때에 이 섬의 수도원은 파괴되었고 교회도 일부분 무너진 상태였다.

그러나 이 교회의 큰 매력은 바로 교회 벽면의 화려한 부조물에 있다.

 

첫번째 줄은 아담과 이브의 금지된 열매를 먹는 장면, 다윗과 골리앗의 전쟁장면, 요나 선지자

바다에 던져지는 장면등 구약과 신약성경의 주제들이 묘사되어 있다.

 

두번째 줄은 사슴이나 새, 물고기 같은 동물들이 하나씩 부조되어 있으며, 마지막 줄은 담쟁이와

포도덩굴속에 있는 동물이나 사람이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화려한 부조물은 동물과 새들이 실제로 동물원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도록 지붕과 문,

그리고 벽마다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시각예술 기법을 써서 표현했다.

 

또한 교회 안의 네 벽면은 네 개의 서로 다른 부류의 그림으로 꾸며져 있는데 이 벽을 장식하고 있는

프레스코화 등은 오늘날 마치 엷은 그림자같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러나 회당이나 종탑의 그림들은 부분적으로 거의 훼손되지 않았다.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부조물(요나와 물고기)

 

▲악타마르교회 부조물

 

▲악타마르교회 출입문

 

▲악타마르교회 부조

 

▲악타마르교회 부조

 

▲악타마르교회 프레스코화 흔적들

 

▲악타마르교회 프레스코화 흔적들

 

▲악타마르교회 프레스코화 흔적들

 

▲악타마르교회 프레스코화 흔적들

 

▲악타마르교회 돔

출처 / blog.daum.net / sungh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