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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전남 광주****기행92

전남 해남ㅡ달마산기행ㅡ고행하듯 오른 칼날능선...달마의 봄에 번뇌를 잊다 해남 달마산 명상기행 고행하듯 오른 칼날능선...달마의 봄에 번뇌를 잊다 ▲차로 능선까지 올라가서 평지와 다를 바 없는 산길을 700m만 걸으면 만날 수 있는 달마산의 암자 도솔암. 천 길 허공의 아슬아슬한 벼랑에 손바닥만 한 마당을 들여 지어낸 암자다. 암자의 내력은 통일신라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정유재란 때 불타버린 뒤 오래 비워져 있다가 지난 2002년 다시 지어졌다. 땅끝을 향해 달리는 한반도의 마지막 지맥(地脈)이 바다를 앞두고 힘차게 일으켜 세운 산이 있습니다. 전남 해남의 달마산입니다. 산을 그저 높이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을 달마산은 여실히 보여줍니다. 해발고도만 보면 500m에도 채 못 미칩니다만, 달마산에는 공룡의 등줄기 같은, 혹은 달리는 말의 갈기 같은 기암으로 이뤄진 기골 .. 2021. 9. 24.
전남 순천ㅡ한국의 절집 순례ㅡ조계산 암자ㅡ초록. 햇빛. 새소리에 안겨...비었지만 충만한 삶을 맞나다 조계산 암자 순례 초록. 햇빛. 새소리에 안겨...비었지만 충만한 삶을 맞나다 ▲한국의 삼보(三寶)사찰 중 하나인 승보(僧寶)사찰 송광사의 전경. 송광사 남쪽의 작은 언덕에 절집의 전경이 한눈에 다 들어오는 자리가 있다. 신록에서 녹음으로 건너가는 이즈음의 송광사는 온통 초록으로 포위된 형국이다. 신록과 녹음이 어우러진 산중 암자를 찾아갑니다. 지금 있는 여기는 서쪽 발치에는 송광사를, 동쪽 발치에는 선암사를 두고 있는 전남 순천의 조계산입니다. 송광사나 선암사야, 워낙 이름난 절집이어서 더 붙일 말이 없습니다만, 두 절집이 품고 있는 암자는 부러 숨겨둔 것처럼 아는 이가 적습니다. 저 아래 대찰들은 부처님오신날에 불자들과 몰려온 관광객들로 종일 북적거렸지만, 그날도 소박한 암자는 정물 같았습니다. 고요.. 2021. 9. 24.
전남 신안ㅡ산티아고 순례길은 스페인만 있는게 아니다ㅡ작은 산티아고. 전남 신안군 산티아고 순례길은 스페인만 있는게 아니다ㅡ작은 산티아고. ▲썰물 때면 노둣길이 드러나 서로 이어지는 전남 신안의 작은 섬,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등에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단 열두 개의 작은 예배당이 지어지고 있다. 사진은 대기점도 방파제 겸 선착장과 그 끝에 들어선 첫 번째 예배당 ‘베드로의 집’. 순백의 건물과 파란 지붕이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케 한다. 전남 신안에는 썰물 때만 드러나는 노둣길로 이어지는 작은 섬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기점·소악도’입니다. 아무것도 볼 것 없는, 그래서 빈 도화지 같던 섬에는 오는 11월 초쯤 ‘기적의 순례길’이 완성됩니다. 하루 두 번 바다 위로 길이 드러나니 ‘기적’이고, 그 섬에 예수의 12사도 이름을 딴 작은 예배당 열두 곳을 지어 ‘순.. 2021. 9. 20.
전남 무안ㅡ화산 백련지마을ㅡ동양 최대 연꽃자생지 무안 화산 백련지 마을 일로읍 복용리ㅡ동양 최대 연꽃자생지 무안 화산 백련지 마을 ◈전남 무안군 일로읍 복용리 백련지에 연꽃이 처음 핀 것은 1955년의 일이다. 저수지 바로 옆 덕애부락에 살던 주민 정수동씨가 백련 12그루를 심은 것이 시작이다. 정씨가 백련을 심은 날 꿈을 꾸었는데 하늘에서 학 12마리가 내려와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다. 상서로운 징조라 여긴 정씨와 마을 주민들이 그 후 정성을 들여 연꽃을 가꿨고 50여 년이 지난 지금, 동양 최대의 연꽃자생지로 발전했다.백련지는 원래 이름 없는 농업용 저수지였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두 개의 저수지를 합치면서 ‘복용’이란 이름이 붙었다. 벼농사가 대부분이던 당시에 250ha의 논에 물을 대던 저수지는 반드시 필요한 젖줄이었다. 하지만 1981년 영산강 하구둑이 완공.. 2021. 9. 19.
전남 여수ㅡ소리도(鳶島.연도)ㅡ육지와 멀어 사람이 가까운 그 섬. 소리도. 소리도(鳶島.연도)ㅡ육지와 멀어 사람이 가까운 그 섬 소리도. ▲소리도는 전남 여수에서 완행 여객선을 타고 2시간을 더 가야 하는 금오열도 최남단의 섬이다. 섬의 남쪽, 누리장나무 꽃이 피어서 향기 짙은 숲길 끝의 언덕에는 소리도 등대가 있다. 등대의 시멘트 담 너머로 용 한 마리가 바다에 꼬리를 담그고 있는 형상의 소룡단이 그림처럼 떠 있다. 순백색의 등대 앞에 서서 남쪽의 바다를 내다봅니다. 등대 주위의 바람을 막는 시멘트 담에 창문처럼 내놓은 사각의 공간이 그대로 액자가 됩니다. 그 액자 안에 옥빛 바다 위에 용이 꼬리를 담그고 있는 형상을 한 여수의 땅끝 ‘소룡단’이 그림처럼 담겼습니다.그림 주위로 은박지처럼 반짝이는 바다가 배경처럼 펼쳐졌고, 반짝이는 바다 위를 삼치잡이 배와 멸치떼를 쫓는 기선.. 2021. 9. 12.
전남 고흥ㅡ눈물 메말라 소금 처럼 남은 곳...그곳에도 황금빛 풍요가 일렁였다 눈물 메말라 소금 처럼 남은 곳...그곳에도 황금빛 풍요가 일렁였다 ▲전남 고흥의 팔영산 정상인 깃대봉에서 내려다본 이른 아침 풍경. 왼쪽으로 나로도 일대의 섬들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해창만의 너른 들이 눈에 들어온다. 팔영산에서는 여덟개의 암릉을 넘어가는 내내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쨍그랑’하고 금시라도 깨질 듯한 새파란 하늘. 그 위로 둥실 떠서 흘러가는 뭉게구름. 흰 수건으로 뽀드득 닦아낸 듯 환히 열린 시계(時界), 차갑고 청량한 공기…. 이런 축복 같은 초가을의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청명한 날, 남녘의 전남 고흥 땅을 찾아간 건 순전히 ‘조망’ 때문이었습니다. 겨눠서 찾아간 곳이 해창만의 바다와 나로도를 바라보고 여덟 개의 암봉으로 솟은 팔영산이었습니다. 그 산에 올라서 .. 2021. 9. 12.
전남 강진ㅡ고통의 세월, 반전의 명작…정약용 유배지 전남 강진 전남 강진ㅡ고통의 세월, 반전의 명작…정약용 유배지 전남 강진 영화 ‘자산어보’에서 흑산에 유배 중인 손암 정약전(설경구)은 동생 다산 정약용(류승룡)에게 자신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의 원고를 보낸다. 손암의 제자가 찾아간 곳이 정약용이 유배 중이던 전남 강진의 다산초당. 정약용은 산 위에서 강진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파도넘어 흑산에 살고 있는 형의 안부를 걱정했다. ▲다산 천일각 이 곳에는 ‘천일각’(天一閣)이 세워졌다. ‘천애일각’(天涯一閣)의 줄임말로, 하늘끝 벼랑에 세워진 정자라는 뜻이다. 해남이 ‘땅끝’(土末)이라면, 강진은 ‘하늘끝’인 셈이다. 임금으로부터 멀고 먼 남쪽 땅에 유배된 이의 심정을 표현한 말이다. ▲월출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전남 강진의 월남사지. 텅 빈 절터에는 고려시대에 .. 2021. 8. 27.
전남 장흥ㅡ탐진강 줄기따라 줄줄이 樓閣.亭子...편액속 漢詩에는 풍류가 넘실 넘실... 탐진강 줄기따라 줄줄이 樓閣.亭子 ...편액속 漢詩에는 풍류가 넘실 넘실... ▲전남 장흥의 탐진강 변에는 여덟 개의 누정(樓亭·누각과 정자)이 있다. 이름하여 ‘탐진강 변 8 정자’다.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곳이 탐진강 지류 부산천 물길을 끼고 있는 사진 속의 정자 동백정이다. 정자는 물가의 봉긋한 언덕 위 동백나무숲과 솔숲 사이에 숨은 듯 있다. 시인 묵객들이 시문을 나누는 곳이기도 했고, 마을 사람들이 정자에서 대동계 집회를 하기도 했다. 동백정처럼 장흥의 정자는 주민들이 무시로 드나들었던 공유의 공간이었다. 그건 지금도 그렇다. 휴양여행이 보편화하면서 ‘호핑 투어’는 이제 따로 말 풀이가 필요 없는 일상어처럼 쓰입니다. 호핑(hopping)은 ‘팔짝팔짝 뛰다’라는 뜻이고, 그렇게 팔짝거리며 뛰듯이 .. 2021. 8. 12.
광주 남구ㅡ유쾌한 近代 양림동ㅡ골목 골목 숨은 이야기...1930年代로 시간여행. 유쾌한 近代 양림동 골목 골목 숨은 이야기...1930年代로 시간여행. ▲광주 양림동의 양림쌀롱 여행자 라운지에서 진행하는 ‘광주 1930 양림 달빛 투어’의 모습. 달빛 투어는 1930년대 ‘모던 걸’ 복장을 한 가이드와 함께 등불을 들고 양림동 골목을 둘러보는 여행이다. 투어 코스가 지나는 호랑가시나무 언덕의 팽나무에 매단 등불이 어찌나 몽환적인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광주에는 양림동이 있습니다. ‘양림(楊林)’. 뜻을 새겨 풀어보면 ‘버드나무 숲’입니다. 지금부터 광주의 변두리였던 양림동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한때 버드나무 숲이었던, 전염병으로 죽은 아이들을 묻었다던 곳. 그곳에 깃들어 있는 수많은 이야기와 그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들의 이야기입니다. 양림동을 특.. 2021.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