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탈한’ 찰스3세,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물려받을 돈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뒤를 이어 영국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는 평소 검소한 생활과 함께 왕실 업무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왕실 공보관을 지낸 줄리언 페인은 10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에서 왕세자 시절 찰스 3세의 일상에 대해 상세히 소개한 글을 기고했다.
▲영국의 새 왕으로 즉위한 찰스 3세/AFP=연합뉴스
◇ 낡은 구두 수선하고, 먹다남은 케이크 보관한 소탈함
찰스 3세는 제철 과일샐러드, 견과류에 차를 곁들인 아침 식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식사 시간 많은 계란이 준비된다는 소문이 있지만, 적어도 페인이 공보 관리로 일하는 동안에는 찰스 3세의 아침 식탁에서 삶은 달걀을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보통 공식 일정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다. 찰스 3세는 점심을 먹지 않는 대신 오후 시간 열량을 보충할 간식거리를 준비했다.
페인 전 공보관은 찰스 3세가 이전의 많은 왕실 인사들과는 달리 사치스러운 생활과 거리를 뒀다고 밝혔다. 찰스 3세는 평소 낭비를 싫어했고, 여러 번 수선한 구두를 오랜 기간 신었다.
연이은 일정을 소화한 뒤 찰스 3세는 오후 5시쯤 샌드위치나 과일 케이크를 먹으며 휴식하곤 했는데, 이때 먹다가 남은 케이크는 다음날을 위해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보관했다.
오후 8시 30분 저녁 식사 이후 오후 10시부터 자정을 훌쩍 넘기는 시간까지는 업무실에서 현안을 살폈다고 한다. 그의 공식 업무는 저녁 시간은 물론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 당시에는 버킹엄 궁전에서 연례 외교단 연회에 참석한 뒤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 왕실 재산 39조원 중 엘리자베스2세에게 물려받는 돈은 7000억원 가량
이처럼 소탈함을 내보인 찰스 3세는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얼마만큼의 재산을 물려받을까?
10일 미국 경제지 포춘과 CNBC 등에 따르면 왕실이 소유한 총자산은 지난해 기준 약 280억달러(약 39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여기엔 왕실 재산 운영재단인 ‘크라운 에스테이트’가 195억달러(약 27조원)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버킹엄궁, 콘월 공작 자산, 랭커스터 공작 자산, 켄싱턴궁전, 스코틀랜드 크라운 에스테이트 순이다. 왕실은 이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대로 매각하거나 경매에 부칠 수 없고 수익을 정부와 나누기도 한다.
크라운 에스테이트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매년 왕실교부금 형식으로 일정 부분만 돌아오고 나머지는 영국 정부의 국고로 귀속된다. 왕실 교부금은 영국 정부가 크라운 에스테이트 수입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일정액을 왕실에 돌려주는 보조금 성격의 자금이다.
영국 재무부는 왕실의 운영·유지를 위해 매년 크라운 에스테이트 수익의 약 15∼25%로 계산해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2021~2022 회계연도 왕실에 지급된 교부금은 약 8600만파운드(약 1380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왕실 운영이나 정부를 위해 쓰이는 자산은 찰스 3세가 새 영국 국왕으로 즉위했어도 물려받을 수 없다.
찰스 3세가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상속받을 수 있는 재산은 5억달러(약 7000억원) 상당이다. 이 돈은 지난 2002년 여왕의 모후인 엘리자베스 보우스라이언 왕대비가 서거할 당시 물려받은 7000만달러(약 968억원)에 더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재임할 동안 각종 투자와 예술 소장품, 보석류, 부동산 구매를 통해 축적한 재산이다.
영국에서 국왕 후계자에게 상속세는 없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법에 따라 상속세를 면제받았고 찰스 3세 새 국왕에게도 마찬가지 특혜가 적용된다.
◇ 공무(公務)에 적극적이고 자기 주관 분명히 밝혀
페인 전 공보관은 또 찰스 3세가 공무에 있어 매우 열정적이며 빈틈이 없었다며 “다양한 현안과 많은 양의 관련 서류를 짧은 시간에 검토했고, 작은 사안도 놓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기억력의 소유자”라고 회고했다.
찰스 3세는 사회·환경 문제 등 현안에 있어서 되도록 많은 조언을 듣기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초청했다. 이때 자신 주변에 ‘예스맨’을 두기보다는 다양한 의견을 듣고 토론하기를 즐겼다.
어떻게 많은 사안에 관심을 둘 수 있는지 묻는 페인 전 공보관의 말에 찰스 3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인가 하고) 비난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찰스 3세는 지난 2004∼2005년 농업·유전자 변형·지구온난화·사회적 소외·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는 편지와 메모를 정부 각료와 의원들에게 보낸 사실이 몇 년 뒤 언론 보도로 밝혀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찰스 3세의 글씨 모양을 빗대어 ‘검은 거미 메모’ 사건으로 알려진 이 일로 ‘간섭하는 왕자’(meddling prince)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그는 “만약 이것이 간섭이라면 나는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페인은 기억했다.
글.사진출처 / chosun.com / 조선비즈 =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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