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내려온 가을...도심에 내려앉은 정갈한 단풍
▲서울의 궁궐은 가을이면 단풍과 함께 그윽한 정취를 자아낸다. 창경궁 춘당지 주변에 단풍이 곱게 물든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계절은 어김이 없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제대로 단풍을 보려면 이름난 산을 찾아가야 했는데, 어느새 주변이 온통 가을 색이다. 등산을 하지 않아도 단풍을 즐길 곳이 많다. 도심의 공원과 놀이공원의 단풍은 꾸민 듯 꾸미지 않은, 정갈한 화려함을 선물한다.
서울관광재단은 근처에서 즐길 수 있는 서울의 단풍 명소 6곳을 선정했다. 5대 궁궐(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창덕궁 후원과 창경궁 춘당지가 명소로 손꼽힌다.
창덕궁 후원은 관람 인원이 제한돼 있고 예매가 필요해 입장이 쉽지 않다. 반면 창경궁은 입장 제한이 없다. 가을이면 춘당지 주변에 붉게 물든 단풍이 연못에 드리운다. 물속을 헤엄치는 잉어와 수면에서 노니는 오리도 정취를 더한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도 대표적 도심공원이다. 샛강은 영등포와 여의도 사이 한강 지류로, 1997년 국회의사당에서 63빌딩에 이르는 약 4.6㎞ 구간에 공원을 조성했다.
생태계 보존을 위해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고 산책로도 흙길이다. 여의도 증권가의 고층 건물과 단풍이 색다른 가을을 선사한다. 특히 샛강다리에서 보는 전망이 아름답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의 가을 풍경. 서울관광재단 제공
▲북한산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은평구 한옥마을의 가을. 서울관광재단 제공
은평구 한옥마을은 병풍처럼 두른 북한산과 조화를 이룬다. 2012년 은평뉴타운 개발과 역사를 같이하는 현대식 한옥마을이다. 주변에 북한산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가벼운 산책으로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진관사로 올라가는 '백초월길'에도 은행나무와 단풍이 어우러져 있다.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을 기리기 위한 길이다.
경희대에서 홍릉시험림까지 1.2㎞ 회기로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가 곱게 어우러져 ‘가을단풍길’이라 불린다. 홍릉근린공원 안의 세종대왕기념관, 영휘원(고종의 후궁 순헌황귀비의 능), 숭인원(순헌황귀비의 손자 이진의 묘)까지 단풍이 이어져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송파구 위례성길의 은행나무 단풍. 서울관광재단 제공
▲홍릉근린공원의 영휘원 주변 가을 풍경. 동대문구 제공
▲구로구 항동철길엔 낡은 기찻길을 따라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조성돼 있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송파구 올림픽공원은 몽촌토성과 여러 경기장, 호수와 넓은 잔디밭이 어우러져 있다. 몽촌토성 산책로와 공원 숲의 정갈한 단풍이 스카이라인과 어우러진다. 성내천 산책로의 벚나무, 위례성길의 은행나무 단풍도 장관이다. 백제 유적을 소개하는 한성백제박물관도 볼 만하다.
구로구 항동철길은 과거 부천까지 연결된 낡은 기찻길인데, 최근 ‘인증사진’을 찍는 데이트 코스로 알려지고 있다. 녹슨 레일을 따라 예술작품과 간이역 등을 설치해 가을 감성을 자극한다. 단, 부정기적으로 화물열차가 다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근교 테마파크의 단풍도 절정을 맞고 있다. 경기 광주의 화담숲은 다음 달 13일까지 단풍축제를 진행 중이다. 내장단풍, 애기단풍, 산단풍, 고로쇠, 복자기 등 400여 종의 나무가 저마다의 색깔을 뽐낸다.
축제 기간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회차별 정원제로 운영된다. 사진과 영상 공모전도 진행한다. 화담숲 단풍 경관을 찍어 홈페이지에 게시된 지원서와 함께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내달 23일 우수작을 선정해 LG전자의 공기청정팬, 식물재배기를 비롯해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등의 경품을 증정한다.
▲단풍축제가 열리고 있는 경기 광주의 화담숲 가을 풍경. 곤지암리조트 제공
▲에버랜드 하늘정원길의 댑싸리 단풍. 에버랜드 제공
에버랜드는 산책로와 놀이기구 등 자체 ‘단풍놀이 톱7’을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10월 말까지 운영하는 1㎞ ‘하늘정원길’에는 1만여 그루의 나무와 댑싸리, 아스타, 수크령 등 초본이 어우러져 있다. 황금빛으로 물드는 ‘은행나무길’, 1,000만 송이 가을꽃이 만개한 ‘포시즌스가든’도 볼 만하다. 대표 놀이기구인 ‘티익스프레스’와 ‘썬더폴스’를 타면 짜릿함 속에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마성IC에서 에버랜드 서문을 지나 정문까지 이어지는 5㎞ 도로는 단풍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주변 산세가 수면에 비치는 호암호수도 그림 같은 가을을 선사한다.
글.사진출처 / hankookilbo.com / 최흥수 기자
'▣新八道(신팔도)*紀行錄 > ⊙서울 일원****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땅의 역사ㅡ그러나 조선 사절 민영익은 피라미드에 오르지 않았다 (0) | 2022.12.01 |
---|---|
서울 종로ㅡ땅의 歷史ㅡ仁祖(16대) 정권 1년 만에 창경, 창덕궁은 두 번 불탔다 (0) | 2022.11.02 |
흥미롭게 읽은 기사ㅡ오후여담ㅡ‘개딸’과 홍위병 (0) | 2022.10.27 |
흥미롭게 읽은 기사ㅡ선우정 칼럼ㅡ한국 역사상 최저질 외교 논쟁 (0) | 2022.10.26 |
서울 종로ㅡ땅의 역사ㅡ주상 앞에서 중국 사신들은 심야까지 기생을 희롱하였다 (0) | 2022.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