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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경남 부산****기행74

경남 통영ㅡ후들후들 발 밑으로 ‘봄 빛깔’ 절경…통영 사량도(蛇梁島) 후들후들 발 밑으로 ‘봄 빛깔’ 절경…통영 사량도(蛇梁島) ▲사량도 지리망산 가마봉의 출렁다리. 온 산하가 내 것인 양 풍경이 시원하다. 아찔해 보이지만 전체 등산로에서 그나마 안전하고 편안한 구간이다. 통영=최흥수기자 풍경의 크기는 높이와 비례하지 않는다. 질량의 크기가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김인육의 시 ‘사랑의 물리학’)것처럼.가벼운 마음으로 봄 마중 나섰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찬란한 바다 풍경에 중독됐다. 생각보다 고된 산행에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갈수록 새롭게 펼쳐지는 바다에 이끌려 무거운 발걸음은 어느새 가파른 바위를 오르고 있었다. 봄 빛깔이 서서히 오르는 통영 사량도에 다녀왔다. ▲도산면 가오치항에서 첫 배를 타면 선상에서 일출을 맞는다. 바다에 펼쳐진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가오치.. 2022. 4. 3.
부산 송도ㅡ송도해안 산책로ㅡ갈맷길~~이기대ㅡ부산의 상징 오륙도 너머엔 푸른 물결 넘실 갈맷길~~이기대(二妓臺) 송도해안 산책로 부산의 상징 오륙도(五六島) 너머엔 푸른 물결 넘실 ▲송도해상케이블카에서 본 해안산책로. 기암괴석과 시원한 영도 앞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길이다. 부산=최흥수기자 해운대나 광안리 말고 색다른 바다 없을까? 한 지역의 정서와 풍광을 즐기기에 걷기 여행만한 것이 없다.부산에도 북동쪽 기장 임랑 해수욕장에서 남서쪽 가덕도 천가교까지 바다와 낙동강을 따라 ‘갈맷길’이 조성돼 있다. 부산의 상징 갈매기와 길의 합성어인 갈맷길은 모두 9개 코스다. 짧으면 17km, 길면 42km나 되는 코스 하나만 걷기에도 사실 하루가 빠듯하다. 큰 맘 먹지 않으면 쉽지 않다. 대신 갈맷길의 일부인 이기대와 송도해안산책로는 1~2시간 걸으며 부산의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이기대 .. 2022. 4. 3.
부산 기장ㅡ機張市場ㅡ지천에 봄, 한술 떠 봄, 봄기운 완연한 기장시장 지천에 봄, 한술 떠 봄, 봄기운 완연한 기장시장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린 3월 중순의 부산 기장시장. 햇다시마가 비로소 바다에도 봄이 찾아왔음을 알리고 있다. 오랜만에 혼자 떠난 장터 여행이었다. 같이 다니던 이는 딸아이 확진으로 여행에서 자연스레 빠졌다. 허영만 선생님은 저녁에 부산에서 합류하기로 했지만, 이 또한 사정으로 인해 불발되었다. 오롯이 혼자, 선생님의 심심하겠다는 위로 문자메시지에 “원래 혼자 다녔습니다”하고는 돌아다녔다. 기장은 정관 신도시에 사람이 한창 들어올 때 가보고는 지난 강진군처럼 오랜만이다. 기장으로 가는 내내 따스했다. 여태 가지 않고 남아 있던 겨울이 시샘 부리듯 가끔 찬바람을 내뿜어도 봄은 봄이었다. 기장에 도착해 바닷가를 다녔다. 곳곳에 매화가 활짝 피었다. 진도에서,.. 2022. 3. 24.
경남 합천ㅡ합천.고령ㅡ능선에 잠든 가야왕국의 신비…열두줄 우륵 선율에 담겨있을까 합천. 고령. 능선에 잠든 가야왕국의 신비…열두줄 우륵 선율에 담겨있을까 ▲가야산의 지맥이 이어진 곳에 조성된 경북 고령군 지산동고분군.2.4km의 능선을 따라 무려 700여 기의 고분들이 포도송이처럼 맺힌 모습이다.능선과 봉분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이 가야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영남의 가야산은 가야 건국 신화와 관련한 이야기꽃이 가장 무성하게 핀 곳 중 하나다. 하늘의 천신(天神) 이비가지와 땅의 여신(女神) 정견모주가 사랑에 빠져 2명의 가야국 창건주를 낳았다는 ‘상아덤’ 바위, 금관가야 수로왕과 허왕후가 낳은 7왕자들이 출가했다는 칠불봉 등 가야 관련 설화가 곳곳에 배어 있다. 가야산 지맥이 뻗어나간 합천, 고령의 산 능선에도 가야연맹체 소속의 고분들이 저마다 독특한 신비감.. 2022. 2. 25.
경남 통영ㅡ통영기행ㅡ통영으로 떠나는 ‘봄맛’ 기행 통영기행ㅡ통영으로 떠나는 ‘봄맛’ 기행 ▲미륵산에서 바라본 통영의 섬들. 쪽빛바다에는 벌써 봄이 온 듯 푸르다. 입춘이 지났어도 봄은 멀게만 느껴지는데, 몸이 먼저 알고 반응을 한다. 봄맛. 향긋한 냄새가 가득한 바다에서 건져낸 봄맛이 생각나 포근한 바람이 불어오는 남쪽 끝, 통영으로 봄맛 기행을 떠났다. 통영으로의 맛 여행은 서호시장의 새벽장에서 시작해 강구안의 달콤한 꿀빵으로 입가심하는 것으로 끝난다. 새벽의 서호시장은 통영의 동네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장소다. 시장을 지나다 보면 ‘시락국’ ‘빼떼기죽’ ‘우짜죽’ 등 알 수 없는 이름의 간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이름과 음식의 맛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통영사람이라고 하는데, 이름만큼이나 음식도 참 생소하면서 기묘하다. ‘시락국’.. 2022. 2. 21.
경남 고성ㅡ고성기행ㅡ쫓빛 바다에 감싸인 소박한 풍경...먼저 놀러온 봄이 꽃들을 깨워주네 고성(固城)기행 쫓빛 바다에 감싸인 소박한 풍경...먼저 놀러온 봄이 꽃들을 깨워주네 ▲경남 고성의 무이산 정상 아래 절집 문수암을 차로 오르면 거대한 스케일의 이런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해가 기울 무렵 부도 앞에서 스님이 자란만(紫蘭灣)을 바라보고 있다. 자란만의 청색 바다 위로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다 경남 고성. 봄을 찾아 나서는 여행지로는 낯선 곳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봄은 남녘으로부터 오지만 어찌 된 셈인지 올해는 고성의 봄꽃 소식이 통영이나 남해보다 이르게 당도했습니다. 호수 같은 고성의 자란만(紫蘭灣)도 환한 봄볕으로 다른바다보다 한결 더 푸르렀습니다. 고성의 봄소식은 사실 화려한 장식도 없고, 번잡스럽거나 떠들썩하지도 않습니다. 고성에서 지금 만날 수 있는 건 소박하고 그윽한.. 2022. 2. 18.
경남 고성ㅡ고성五日場ㅡ한 바퀴 돌고 나니…검은 봉지 속엔 봄이 한가득! 고성(固城)시장 한 바퀴 돌고 나니…검은 봉지 속엔 봄이 한가득! ▲머위 구경 삼아 한 바퀴 도는데 규모가 꽤 크다. 고성 인구는 3만명이 채 못 된다. 특별히 관광객이 몰리는 장도 아니건만 파는 이와 사는 이가 많다. 시장 초입은 농산물이 주다. 할매들이 몇 개의 바구니를 앞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 앉아 진한 사투리로 흥정을 하거나 농을 주고받는 모습이 정겹다. “아재요, 개시 좀 하소. 개시해주면 복 받는다.” 이리저리 구경 다니던 나를 불러 세우는 목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할매요, 머위 좋네요. 얼맙니꺼?” 머위는 봄을 알리는 나물 중에서도 빨리 나온다. 웃자란 것은 껍질을 벗겨 육개장이나 매운탕의 건더기 재료로 쓰기도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초봄에 나오는 머위 순의 맛이 일품이다. 묵나물(말린 나.. 2022. 2. 18.
경남 진주ㅡ서부시장 五日場ㅡ구수한, 개운한, 고소한…여름 초입에 ‘남도의 맛’ 군침도네 진주 서부시장 오일장 구수한, 개운한, 고소한…여름 초입에 ‘남도의 맛’ 군침도네 ▲진주 서부시장은 조그마한 골목 하나 정도 크기지만 오일장(2, 7일)이 서면 규모가 커진다. 유월 첫 주는 진주여야 했다. 오랜만에 진주다. 몇년 전 SBS 요리 예능프로그램 를 찍을 때 가보고는 진주에 갈 일이 없었다.유월 첫 주, 진주를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우리 밀 중에서 앉은뱅이밀 때문이었다. 유월은 보리와 밀을 수확하는 시기, 보리는 수확을 시작했고 밀은 여물고 있었다. 앉은뱅이밀은 토종 밀이다.오래전부터 한반도에서 재배하던 밀로 격동기를 거치면서 잠시 잊혔었다. 누군가가 오랫동안 종자를 지켜왔기에 조금씩 조금씩 세상에 퍼지고 있다. 사실 널리 퍼져 있다. 앉은뱅이밀을 모태로 한 밀은 도처에 있다. 한반도에서.. 2022. 2. 13.
경남 하동ㅡ하동五日場ㅡ산을 돌아 강이 흘러 바다와 만난 곳 … 河東 五日場ㅡ산을 돌아 강이 흘러 바다와 만난 곳 … ▲벚꽃이 지고 참게와 은어는 아직 맛이 안 차는 시기, 하동 오일장에서는 바지락, 대합, 백합, 우럭 조개(사진 가운데)가 행인을 유혹한다. 하동 가는 길은 항상 반갑다. 오래 묵은 친구 만나러 가는 기분이다. 전국을 20년 동안 꽤 많이 다녔다. 많이 다닐때는 1년에 6만㎞, 적게 다닐 때는 2만~3만㎞였다. 얼추 100만㎞는 되지 않을까 싶다. 산이 좋은 곳, 강이 좋은 곳, 아니면 바다가 좋은 곳이 많이 있다. 산도, 강도, 바다도 좋은 곳은 우리나라에서하동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지리산을 돌고 돌며 흐르는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 하동이다. 물론 광양과 공유하고 있지만 말이다. 하동은 꽤 많이 다닌 동네다. 처음은 2003년 초로, 하동 .. 2022.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