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베르디 生家ㅡ북부 타로 지방의 부세토 인근 론꼴레(Roncole)
'오페라의 황제'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는 이탈리아 북부 타로 지방의 부세토 인근에 있는 르 론꼴(Le Roncole)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작은 여관집을 경영하지만 주로 마차의 바퀴를 수선하는 사람이었다. 당시에 이탈리아 북부의 부세토와 인근 지역은 프랑스 제1제국의 통치 아래에 있었다.
그러므로 베르디는 정확히 말해서 프랑스 국적으로 태어난 것이다. 그렇지만 그 누가 베르디를 프랑스 사람이라고 말하겠는가? 그렇게 주장했다가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사이에 전쟁이라도 일어날지 모른다.
아무튼 당시 프랑스 제1제국은 이탈리아 북부에 있던 파르마와 피아첸자 공국(Duchy of Parma and Piacenza)을 합병하여 통치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피아첸자(Piacenza)지방은 당시에 타로지방(Department Taro)이라고 불렀다. 르 론꼴은 베르디를 기념하여서 오늘날 론꼴레 베르디라는 지명으로 바뀌었다.
▲주제페 베르디(1813년 10월10일~1901년 1월 27일).
▶베르디 클럽 27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 오페라는 베르디의 작품을 가장 많이 공연한다. 16년 전 오페라와 이태리 국민의 영웅 쥐세뻬 베르디를 찾아 고향인 우리나라 리(里)보다 작은 시골마을 론꼴레를 갔다.
학창 시절 한 음대 교수님을 만나 일주일에 책 한권씩을 정해서 읽고 독후감을 서로 얘기하던 중 오페라 한편씩을 정해서 줄거리와 음악까지 들었던 추억이 베르디를 찾아 나선 씨가 되었던 것이다.
▲부친이 여인숙을 경영했던 베르디의 생가.
평생 론꼴레의 농부가 되겠다던 베르디 고향답게 전원적인 풍경사이로 찾아간 그의 생가 앞에 나름대로 수많은 아리아를 읊조리며 마을 사람 몇 분을 만나 파르마에 ‘베르디 클럽 27’이있다는 말을 들었다.다음 일정을 마다하고 파르마로 되돌아가 물어 물어 당시 클럽 멤버 중 두 분을 만났다.
▲론꼴레 생가의 베르디 흉상.
▲론꼴레 생가 2층., 1년에 2회, 10월 10일 탄생일과 1월 27일 서거일에
베르디 클럽 27은 27송이의 장미를 헌화한다.
▲론꼴레 생가 앞 베르디가 8세때 예배 반주를 했던 베르디 교회.
'Va Pensiero'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황금빛 날개를 타고’로 해석된 이태리 애국가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곡을 70대 후반의 노인과 60대 중반의 아저씨가 부른다. 얼마 전 4번째로 찾아 간 론꼴레, 그리고 베르디가 50년 동반자인 스트레포니와 살았던 또 하나의‘Villa Verdi’ 산타가타를 갔다가 파르마로 갔다.
‘파르마’하면 이태리 3대 슬로우 푸드인 ‘파르미짜노 치즈’와 ‘프로슈토’, 그리고 파바로티의 고향 만토바의 발싸믹 식초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파르마는 오페라 가수들이 무대에 설 때 가장 긴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노래를 감상하는 수준이 아니라 심사평가하는 수준이다. 오페라 가수가 시원찮으면 다른 곳에서 계란을 던질 때 이곳 관객들은 야유와 함께 토마토를 던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세계적인 음악가들, 바흐, 글룩, 로시니, 바그너, 푸치니, 파가니니를 비롯하여 소프라노 테발디, 테너 베니아미노 질리가 이곳에서 활동하며 인정을 받았다.
파르마 출신으로는 베르디를 비롯하여 테너 베르곤지와 또 하나의 자랑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있다. 바로 그 파르마 중심지에서 베르디 음악 기념관 아래 위치한 ‘베르디 클럽 27’ 본부를 찾아갔다.
이 그룹은 1958년 ‘그룹포 파시오나티 베르디아니’ 즉 베르디에 열광하는 사람들 27명으로 구성되었다. 베르디가 생전에 총 26개를 작곡하고 거기에 레퀴엠을 더해 27개의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 보존이 그들의 미션인 것이다.
▲부세토에 있는 베르디 동상과 극장.
베르디 매니아로 구성된 이들은 지금 40대부터 95세. 전문적 음악을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직업은 간호사, 의사, 변호사, 보석상, 과일장수, 금융가, 사업가, 국제 축구심판까지 다양하다.당시 여성은 활동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에 모두
남성이다.
특이한 것은 누가 죽어야 다음 대기 회원이 정회원이 될 수 있는 종신제이다. 이 클럽 27명 모두는 베르디 오페라 작품의 작위를 받고 매주 목요일에 만나 전 세계에서 공연되는 베르디의 작품, 지휘자, 연출자, 가수들에 대한 대토론을 벌인다. 또 베르디의 음악도 들으며 최신예술정보를 공유한다.
▲베르디 극장 앞 카페 레스토랑.
역대 베르디 콩쿠르에 우승한 사진 속 주인공들 가운데 한국 성악가들도 보인다.
각자 그 작위를 받은 작품에 대해 서로 연구하고 감상하고 음악회를 열며 베르디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관심 그리고 특히 학생들에게 강의와 콩쿠르를 통해 음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갖게 하며 또 하나의 베르디를 탄생시키기 위해 창의적인 열정을 불어넣고 평생을 그 작품에 대표자로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회장으로 엔조 페트롤리니(Enzo Petrolini)는 하루 동안의 왕(Un Giorno di Regno)의 작위를 받는다.나부코(Nabucco)는 과일장수, 맥베드(Macbeth)는 의사,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는 초등학교 선생님, 리골레토(Rigoletto) 작위를 받은 사람은 파르마 음반과 악보출판사 대표 돈 카를로(Don Carlo)이다.
그는 축구심판이기도 하다. 레퀴엠(Requiem)은 변호사가 맡았다. 이렇게 다양한 직업군이 베르디로 모여 평생을 그의
음악 및 삶과 함께 하는 것이다.
▲부세토에서 남쪽으로 약 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산타 아가타의 빌라 베르디.
3개의 방 가운데 회원방은 27개의 의자에 작품명이 새겨져 있고 바로 옆에 주인공 조각품이 있다. 1년에 한번 축배를 위해 사용한다는 27개의 잔에도 작품명과 회원명이 새겨져 있다. 오직 그들만이 이 컵과 의자를 사용한다고 한다.
▲베르디는 산타아가타에 있는 빌라 베르디에서 두번째 부인 스트레포니와 평생을 함께 했다.
이 클럽 27 회원들은 모두 베르디 행사 때 입는 유니폼과 뱃지를 달고 1년에 두 번 베르디가 탄생한 10월 10일과 서거한
1월 27일 론콜레 생가를 방문하여 베르디 침대에 27송이 붉은 장미를 헌화한다.
올해 10월 10일에는 한국에서 베르디를 사랑하고 오페라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이 베르디 클럽 27과 함께 장미 27송이를
헌화하고 와이너리, 옛날 마구간이나 올리브 방앗간 등에서 베르디 아리아와 한국의 가곡으로 구성된 음악회를 준비한다.
베르디의 흔적을 찾아서 ‘파르마’ ‘론콜레’ ‘산타가타’ ‘만토바’, 그리고 임종을 맞은 밀라노까지 황금빛 날개를 타고 음악
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빌라 베르디 정원(villa verdi garden )에는 위에서 내려다 보면 높은음자리표의 연못을 만들어 놨다.
오솔길에 모래를 깔아 작곡을 하는데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소음을 줄였다.
▲밀라노 베르디 안식의 집. 베르디가 은퇴한 음악인들을 위해 헌사한 양로원 casa di riposo.
▲밀라노 안식의 집에 있는 베르디 묘.
▲베르디 두번째 부인 라 스칼라 프리마돈나 스트레포니.
▲부세토 베르디 극장앞에서 매년 펼쳐지는 베르디 콩쿠르.
2012년 5월 1,2,3 위를 한국 학생들이 다 차지했다.
▲이태리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슈토. 도토리나 밤을 먹고 자란 파르마 지방의 돼지생고기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햄은 최상의 육질을 자랑한다.
출처 / premium Chosun.com / 김귀욱 셀라비투어 대표 겸 여행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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