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도시를 아십니까? / 음악·문화 녹아있는 도시 /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비엔나(빈)'
▲오스트리아 빈은 화려한 중세 건축물과 음악·미술이 절묘하게 결합된 문화 예술의 도시이다.
도시 절반이 공원과 정원으로 이뤄진 녹색지대이고 치안도 좋은 편이어서 8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선정됐다. / 빈 관광청
도심 한복판엔 800년 전 지어진 슈테판 대성당이 있다. 높이 137m 첨탑과 25만개 벽돌로 이뤄진 모자이크 지붕을 가진 이 성당에서는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열렸다고 한다.슈테판 대성당이 고딕 양식이라면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인 벨베데레 궁전은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이 사랑하는 곳이다.
그림 한 점에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신부'를 비롯해 에곤 실레의 '죽음과 소녀', 리하르트 게르스틀의 '웃는 자화상' 등 그림이 전시돼 있다. 중세 황실 건축물의 자태를 가진 근처의 레오폴트 미술관과 미술사 박물관, 응용미술관, 알베르티나 미술관에도 진귀한 그림이 보관돼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 사람들이 살았던 쇤브룬 궁전은 1441개의 방과 거대한 정원이 있는 곳이다. 강력한 여제(女帝) 마리아 테레지아와 프랑스혁명 때 단두대에서 처형된 그의 딸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용했던 방과 초상화도 볼 수 있다.
빈 관광청 베레나 하블레씨는 "도시 전체가 중세와 현대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고 했다.빈은 예로부터 음악의 도시였다. 슈베르트와 요한 슈트라우스의 고향으로 모차르트와 브람스가 음악 인생 대부분을 빈에서 보냈으며, 베토벤이 불멸의 명곡들을 남긴 곳이다.
매일 밤 10만명의 음악 팬이 라이브 클래식을 즐긴다. 시립오페라하우스, 뮤직베레인 등 시내 곳곳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에선 한 해 1만5000편 이상의 뮤지컬과 발레 공연, 콘서트가 열린다.빈은 도시 절반이 녹색 지대인 친환경 도시다. 건축물과 도로 사이엔 어김없이 숲과 잔디로 잘 가꿔진 공원과 정원이 있다.
아침이면 화려한 궁전 사이로 조깅하는 시민들을 볼 수 있다. 무료 개방하는 쇤브룬 궁전의 정원에는 아무리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수십 갈래 오솔길이 있고, 도시 중심의 시민공원과 프라터 공원은나른한 오후 산책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빈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중세 도시로 꼽힌다. 유럽 제일의 명문가(名門家)인 합스부르크 왕가가 600년 이상 터전을 잡았던 곳이다.길모퉁이 돌 때마다 수백 년 된 멋스러운 건축물이 시선을 압도한다. 둘레 4㎞쯤 되는 구(舊) 도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문화의 보고(寶庫)다.
▲빈 도심 한복판에 솟아있는 슈테판 대성당.
빈은 자전거 타기에도 좋다. 거리마다 차도와 구분된 도로가 있어 가까운 거리에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한다. 일찍부터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왔던 빈은 대중교통 수단의 대부분이 무공해다.
전기를 이용하는 트램과 버스, 지하철이 시내를 누빈다. 인구 180여만명으로 다른 대도시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다 보니 교통 체증도 일부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곤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대중교통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버스나 전차,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1회 이용할 수 있는 싱글티켓은 2.3유로(약 2900원)로 다소 비싸지만, 1년 정기권을 구입하면 하루 1유로(약 1257원)에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 IMF가 발표한 오스트리아의 1인당 명목국민소득은 4만4000달러로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많았다.
빈은 치안도 좋은 편이다. 시내 중심지나 뒷골목을 밤새 돌아다녀도 술 취해 소란 피우거나 다투는 광경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시 정부에서 CCTV를 집중 설치해 범죄율도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빈은 카페 문화가 발달해 먹을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우리나라 편의점만큼 많은 곳이 카페나 레스토랑이다.계란옷을 입혀 굽거나 튀긴 고기 요리 '슈니첼'과 초콜릿 케이크 등이 유명하다.
빈의 커피 문화는 그 자체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100년 이상 커피나 음식을 팔아온 카페들이 즐비하다. '카페 첸트랄'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트로츠키가 자주 와서 커피를 즐겼던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빈에는 우리에게 유명한 '빈(비엔나) 커피'가 메뉴판에 없다. 커피와 거품 낸 우유를 반반 섞은 부드러운 맛의 커피가 있었는데, 이 이름은 '멜랑쥐'였다.
빈 관광청 로라 바그너씨는 "알프스에서 내려오는 수질 좋은 물도 우리의 자랑"이라면서 "살기 좋은 도시는 관광하기에도 좋은 도시"라고 했다.작년 한 해 빈을 찾은 우리나라 관광객은 11만3000명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3월엔 박원순서울시장이 주택과 친환경 정책 시찰차 다녀왔다.
◇오스트리아 빈까지 어떻게 가나
대한항공 인천~빈 직항편이 주 5회 운항 중이며 비행 시간은 11시간 정도다. 유럽 다른 국가나 중동을 경유하는 방법도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매일)나 뮌헨(주 6회)을 경유하는 루프트한자항공을 이용하면 비용을 아끼고 중간에 머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빈 날씨는 한국과 비슷하고 전원도 220볼트를 사용한다.
출처 / Chosun.com / 빈=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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