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미얀 석불
세계최대의 마애석불인 바미얀 석불을 파괴한 텔레반 반군들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지역에는 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면서도 세계최대의 마애석불인 바미얀 석불이 있다. 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를 신앙하는 탈레반들은 공개적으로 바미얀 석불을 파괴할 것을 공언했고 국제사회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석불파괴를 실행해 옮겼다.
아프가니스탄에 온 법륜스님 일행과 JTS 자원봉사자들은 유산파괴의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한편 구호사업을 위한 지역 답사를 위해 카불 서쪽 200Km 지점의 바미얀을 방문하였다. 중국 당나라의 현장법사(玄裝法師)는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에는 바미얀국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신앙이 두터운 마음은 이웃나라보다 더하다. 위로 삼보(三寶)로부터 아래로 백신(百神)에 이르기까지 진심을 다하지 않음이 없고 마음으로써 공경하고 있다.[중략] 가람은 수십군데, 승려는 수천명으로 소승의 설출세부(出世部)를 학습하고 있다." 또한 바미안 석불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왕성 동북의 산 귀퉁이에 입불(立佛)의 석상이 높이 1백 4-50척이나 되는 것이 있는데 금빛으로 번쩍이며 보식(寶飾)이 빛나고 있다. 동쪽에 가람이 있는데 이 나라의 선왕이 세운 것이다. 가람 동쪽에 유석(鍮石)의 입상이 있는데 높이가 1백여 척이다. 몸체를 부분으로 나누어서 주조하여 맞춘 것이다.
바미얀 석불 파편 잔해들은 유네스코에서 마련한 보호용 천막에 뒤덮여 있고 유네스코의 안내문만이이곳에 대불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파괴된 석불의 절벽에는 수십개의 동굴이 파여있었다. 지금은 현지의 주민들이 그 곳에서 생활을 하지만 예전에는 스님들이 기거하는 승방이었다고 한다. 절벽전체가 하나의 사원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바미안 석불은 1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장법사의 증언대로 크기는 조금 작지만 같은 방식으로 절벽을 파서 만든 석불 1기가 동쪽편 절벽에 가까이 조성되어있다. 그러나 그 석불 역시 파괴되었기는 마찬가지이다. 현지인들은 큰 석불은 '살살', 작은 석불은 '보만'이라고 불렀었다고 한다. 탈레반 정권이 이 석불들을 훼손한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는다. 탈레반의 석불을 파괴할 것을 세계에 공표했을 때 이슬람 국가들의 보편적인 반응은 석불파괴에 대한 반대였다.
그것은 불교유적이지만 인류공동의 문화재이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파괴된 바미얀 석불에 대한 사후대처는 의견이 갈리고 있는 모양이다. 한쪽에서는 어렵겠지만 파편들을 다시 모아서 복구를 하자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파괴된 석불 자체가만행의 증거이기 때문에 교훈으로써라도 후손들에게 파괴된 그대로 남겨줘야 한다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바미얀 지역은 탈레반 정권 시절에 다른 지역에 비해 탄압이 극심했던 곳 중의 하나라고 한다. 바미얀에는 몽골리안 계통의 하자르족들이 사는데 이들은 징기스칸의 정복로를 따라 이주했던 몽골의 후예들이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다른 아프가니스탄의 주요종족들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외형상의 차이는 인종차별의 꼬투리가 되기도 했던 모양이다. 파슈툰 족에 근거를 둔 탈레반이 그렇지 않아도 차별의 소지가 많은 몽골리안 계통의 하자르 족에게 결코 잘 대해줄 리가 없었고 탄압이 어찌나 가혹한지 말로 다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국제기구들에 의해 재건된 새시가지가 조성되고 있는 중이다. 탄압이 극심했던 덕분에 지금은 카불 이외에 외국의 구호단체들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곳이 바미얀이기도 하다.아프카니스탄은 제4차 결집을 했던 카니시카왕의 쿠샨왕조가 흥성한 지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중국을 통해 한반도와 일본으로 전해졌던 대승불교가 이 곳을 통해서 북방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역에는 3,700여개의 불교유적이 산재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땅속에 묻혀있는 불교유적은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인도가 불교의 발상지였고 파키스탄이 간다라 미술의 발상지였고 아프가니스탄은 불교의 중흥지이면서 대승불교의 시작점이었다.
동남아시아나 동북아시아에만 불교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의 서아시아 지역에서는 이제 불교가 역사 속에서만 남아 있을 뿐이고 우리나라를 포함한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불교가 생활의 일부인 것이다
▲바미얀 계곡 석굴 군
바미얀 계곡의 풍경, 해발 2,500m, 힌두쿠시산맥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예로부터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교통로로 번성했던 곳이다. 병풍처럼 둘러 처진 바위산에는 거대한 불상과 석굴들이 조성되어 있었다. 2001년 탈레반에 의해 부서진 두 불상이 있던 감실이 바라보인다
▲파괴 전 바미얀 석불
▲파괴 전 바미얀 석불
바미안석굴의 거대한 석불 중 가장 큰 것은 53m이다. 이 석불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당나라의 현장법사는 이 석불을 ‘황금이 번쩍이는 화려한 불상’이라고 극찬했다.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남긴 신라의 혜초(慧超)도 772년이곳을 방문하였다.
바미얀 석불은 높이가 동대불의 경우 38m, 서대불의 경우 55m에 달해 역사상 단연 으뜸의 자리에 놓인다. 1천700여년의 세월을 버텨온 이 거대한 불상은 20세기 말에 크게 파손됐다가 2000년에는 아예 형체도없이 사라졌다. 바미얀의 북쪽 암벽에는 모두 750여 개의 작은 석굴이 파여 있고, 이중 상당수 석굴은 벽화와 천장화를 간직하고 있다.
▲파괴 전 바미얀 석불 얼굴, 8세기 전후 이슬람 세력에 의해 불상의 얼굴 부분이 떨어져 나갔다
▲탈레반 반군에 의해 2000.5. 파괴되고 있는 바미안 석불
마쓰우라 고이치로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2003.3.13.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의해
바미안의 고대 석불들이 파괴되었음을 피에르 라프랑스 유네스코 특사를 통해 확인했다
▲파괴 후 석굴
▲파괴 후 석불
▲파괴 후 석불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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