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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경기 인천****기행

경기 여주ㅡ王의 숲’에서 솔향에 취하다...여주通 3인이 꼽은 여강(驪江)길 여행

by 삼수갑산 2022. 11. 2.

王의 숲’에서 솔향에 취하다...여주通 3인이 꼽은 여강(驪江)길 여행

▲'S'자로 유려한 곡선을 뽐내며 경기도 여주의 중심부를 지나는 남한강인 '여강'과 여강의 곡선을 잇는 듯 능선을 따라 쌓은 파사성. 파사성은 여주通 3인이 이구동성 추천한 여강길 명소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주는 인접한 이천, 원주와 다르게 아직은 시골의 정취가 많이 남아있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도시예요. 딱딱한 아스팔트나 시멘트 길보단 폭신폭신한 흙길로 이어진 시골길도 많고요.

 

여주를 관통하는 남한강인 ‘여강(驪江)길’을 걷다 보면 때 묻지 않은 자연, 보물 같은 풍경들과 조우할 수 있답니다. 전철인 경강선 타고 도심에서 40여 분 거리에 황금 평야와 황포돛배가 다니는 강이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눈부신 이 계절에 어디든 아름답지 않은 곳 없겠지만, 10월이 오기만을 기다려 마음 속에 아껴두었던 여행을 하기로 했다. 연간 5만명이 찾는다는 여주 여강길 여행이다.

 

지난해 전자책(e-book)으로 ‘전철 타고 만나는 시골길 여강길’을 펴낸 여주 토박이 박순환 작가는 “여주는 여강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라며 여강을 ‘어머니 강’이라고 표현했다.

 

박 작가를 비롯해 20여 년간 여주 주재 기자로 일하며 올 초 ‘여주를 기록하는 시간여행’을 펴낸 류진동 경기일보 기자 그리고 서울내기지만 여주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는 조정아 여주 부시장의 추천을 받아 ‘여강 유람’을 떠났다.

 

◈파사성에서 내려다본 남한강

 

겸재 정선이 18세기 여주 풍경을 화폭에 담아냈다는 ‘황려호도’(1732년) 속 시선이 이쯤이었을까. 당시 겸재가 여주의 어느 지역을 마음에 담아 그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여주통(通)들이 이구동성 여강길 여행 중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꼽은 여주 파사성에 오르니 한 폭의 산수화가 눈앞에 펼쳐졌다.

 

완만한 ‘S’자 곡선으로 흐르는 여강 물줄기와 황금 평야, 그리고 강과 평야를 감싸듯 두른 높지 않은 산세에 뾰족했던 마음이 너그러워진다. 아담한 파사성 주차장에서 시작해 임도 포함, 경사 구간을 고작 20~30분 걸어 오른 수고에 대한 보상치곤 꽤 과분한 수준의 풍경이 마중 나왔다.

 

▲파사성 정상에선 4대강 16개 보 중에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이포보'도 내려다보인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주 남한강 문화생태탐방로인 여주 여강길 전체 12코스 중 8코스 ‘파사성길’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파사성은 남한강 동쪽에 있는 해발 230.4m 파사산의 능선을 따라 돌로 쌓은 삼국시대 성이다.

 

임진왜란 때 유성룡의 건의로 승려 의엄이 승군을 모아 3년여에 걸쳐 늘려 쌓았고 일부는 최근 복원했다. 성벽을 쌓은 돌의 ‘연식’이 달라 보이는 것도 이 때문. 성의 둘레는 1800m, 최대 높이 6.5m로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그 옛날 한강의 수상 교통과 중부 내륙 육상 교통의 요충지였던 만큼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여 있다.

 

‘파사과우(婆娑過雨)’라 하여 파사성에 여름철 소나기 스치는 광경을 여주팔경 중 하나로 꼽지만, 가을 풍경도 뒤지지 않는다. 머리 위로 푸른 하늘이, 발아래로 남한강 물줄기가, 단풍 들기 시작한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산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파사성은 최근 일출과 일몰 무렵 찾는 젊은 층이 많이 늘었다. 해가 일찍 지는 요즘엔 하산할 때 위험할 수 있으니 일몰보다는 일출을 공략하는 게 현명하다.

 

파사성 정상을 찍고 하산하면 근처에 있는 ‘천서리막국수촌’으로 발길이 이어진다.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4대 강 16개 보 중 아름답기로 유명한 이포보를 건너는 것도 색다르다. 전체 5.4㎞로 2~3시간 소요되는 파사성길은 당남리섬 입구에서 출발해 파사성 정상을 거쳐 수호사, 신내천을 돌아 다시 당남리섬 입구로 도착하는 원점 회귀 코스다.

 

▲당남리섬 부근 여주저류지. 고인 물이 가을 하늘을 비춰내는 거울 같다. 봄·가을에 자전거나 자동차 동호인들이 화보같은 사진을 얻기 위해 조용히 찾기도 하는 곳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분홍색 핑크뮬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당남섬 경관농업단지는 가을 여강길의 인기 포토존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매년 봄 유채꽃이 군락을 이루는 당남리섬 경관농업단지는 지금 분홍색 핑크뮬리와 코스모스가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조정아 부시장은 “당남리섬으로 가는 길, 지나치기 쉬운 여주저류지는 아는 사람들만 찾는 숨은 명소”라며 “날씨에 따라 풍광이 확연히 다르지만, 갈대와 가을꽃들이 수놓은 저류지 수면에 하얀 뭉게구름이 투영되면 정말 그림 같다”고 했다.

 

▲파사성과 함께 여강길 전망 명소로 꼽히는 '영월루'를 황포돛배에서 바라본 풍경.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주의 남과 북을 이어주는 여주대교 옆 영월루는 파사성과 함께 여강길 2대 전망 명소 중 하나다. 원래 여주시청 정문이었는데 1925년경 파손될 위기에 처한 것을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 ‘달을 맞이하는 누각(迎月樓)’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달이 뜨는 밤 야경이 아름답다.

 

◈은행나무 물든 강천섬 걷기

 

여강길에 지난해 말 새로 추가된 강천섬길은 여강을 수놓은 섬 중 아름답기로 유명한 강천섬 한 바퀴를 도는 5.5㎞ 평지길이다. 남한강 자전거길이 나 있어 자전거 동호인들의 성지(聖地)로 통한다. 사시사철 다른 색으로 맞이하지만, 은행나무길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할 때부터가 ‘전성기’나 다름 없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 길을 품은 강천섬은 여강을 수놓은 섬 중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여강길에 새로 추가된

'강천섬길'은 강천섬을 한바퀴 도는 5.5km 코스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너른 잔디밭 가장자리를 병풍처럼 두른 키 큰 미루나무와 고목들로 이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강천섬

 

강천섬에 ‘입도’하려면 1.5㎞ 남짓 떨어진 주차장에서부터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강천리교 부근 길가엔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연보랏빛 단양쑥부쟁이와 제멋대로 자란 억새가 먼저 나와 몸을 흔들며 인사한다.

 

흙과 풀, 민물 냄새가 뒤섞인 바람을 마음껏 맞으며 섬으로 들어서면 평원처럼 너른 잔디밭이 두 팔을 벌린다. 잔디밭 주변은 키 큰 미루나무와 고목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이국적 정취가 느껴진다. 잔디밭을 배경으로 한 야외 조각 작품도 볼거리다.

 

오는 19일엔 어린이 독서광장, 친환경 놀이터, 옥상 정원, 매점 등을 갖춘 ‘강천섬 힐링센터’가 문을 연다. 개관식에 맞춰 ‘강천섬 힐링을 품다’ 콘서트를 시작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황포돛배 타고 여강 뱃놀이

 

여강을 멀리서 내려다보고, 섬을 거닐었다면 이제 강과 만나볼 차례. 말 그대로 누런 돛을 달고 여강을 오가는 황포돛배를 타면 옛사람들처럼 강을 유람하며 천년고찰 신륵사와 강변유원지 일대를 둘러볼 수 있다.

 

강변유원지 선착장에서 승선하는 ‘세종대왕호’(대인 6000원)와 여주박물관 인근 선착장에서 승선하는 옛날 황포돛배 모양의 ‘신륵황포돛배’(대인 1만원)를 골라 탈 수 있다. 세종대왕호는 최대 92명이 동시 승선할 수 있는 2층 형태의 유람선이다.

 

민간이 운영하는 신륵황포돛배는 소형 선박으로 40여 년 경력의 박창식(70) 선장의 입담 섞인 해설이 곁들여져 정겹다. 절벽에 절이 있다고 하여 이 동네 사람들에게 ‘벽절’이라 불렸다던 신륵사 강월헌을 지나 반대편에 있는 영월루,

 

여주를 지켜준다는 ‘칼바위’, 여흥 민씨의 시조 탄생 이야기를 담은 ‘마암(馬巖)’, 여주대교 등을 한 바퀴 돌아오는 20~30분 코스다. 박 선장은 “황포돛배가 오가는 여강의 깊이는 3m 정도 되는데 보를 통해 조금씩 수위를 조절하기도 한다”고 했다.

 

▲여강을 오가는 황포돛배는 2층 유람선 형태의 '세종대왕호'와 옛날 황포돛배를 닮은 '신륵황포돛배' 두가지다. 그중 민간이 운영하는 신륵황포돛배<사진>는 40여년 경력의 여주 토박이 선장이 직접 해설을 하며 운항한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황포돛배에서 바라본 신륵사 강월헌. 660여년 수령의 보호수 은행나무에 단풍이 들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물줄기 따라 강천보, 부라우나루터, 우만리나루터 등 ‘옛나루터길’의 주요 명소들이 자리한다. 류진동 기자는 “부라우나루터가 있던 부라우마을은 커다란 고목과 바위가 있어 여명이 밝아올 때나 해 질 녘, 안개 낀 날에 특히 운치 있다”며 “여주의 ‘일출’과 ‘일몰’ 하면 신륵사 강월헌부터 떠올리지만, 부라우마을도 일부러 찾아가 볼 만하다”고 했다.

 

▲3년 만에 열리는 여주의 가을 축제인 '여주 오곡나루 축제'. 21~23일 신륵사 관광지 일대에서 여주에서 나는 농특산물을 알리는 행사와 전통 문화 행사를 펼친다. / 여주시

 

오는 21~23일 신륵사 관광지 일대에선 여주에서 나는 쌀·오곡·고구마 등 농특산물을 알리고, 전통문화를 즐기는 ‘여주오곡나루축제’가 3년 만에 열린다.

 

대형 가마솥에 여주 햅쌀, 오곡밥으로 지은 비빔밥을 맛보거나 50m 길이의 군고구마 통을 설치해 여주 고구마를 직접 구워 먹는 행사 등이 진행된다. 임금께 진상하던 여주 쌀과 땅콩 등을 판매하는 특산물 장터와 여강을 무대로 한 낙화놀이, 오색불꽃놀이도 펼친다.

 

◇‘왕의 숲길’을 걷다

 

박순환 작가는 “전철 경강선을 이용할 경우 세종대왕릉·효종대왕릉을 비롯해 5일장, 박물관 등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여강길 4코스 ‘5일 장터길’이 걸어볼 만하다”고 했다. “특히 일부 구간은 추수 전 황금 들녘을 곁에 두고 걸을 수 있다”며 ‘강추’ 했다.

 

5일 장터길은 총 13㎞다. 경강선 세종대왕릉역에서 시작해 세종대왕릉, 효종대왕릉, 세종산림욕장, 여주5일장, 고달사지 원종대사탑비를 볼 수 있는 여주박물관을 두루 거쳐 신륵사까지 완주하면 대여섯 시간 걸린다. 경강선 세종대왕릉역에서 내려 여주5일장(5·0으로 끝나는 날)까지만 둘러봐도 반나절이 훌쩍 지난다.

 

▲여주박물관' 신관 '여마관'에 전시 중인 '고달사지 원종대사탑비'의 몸체에 해당하는 '비신'. 고려 때 국사 예우를 받던 원종대사 찬유를 기리기 위해 세운 비는 1915년에 뒤로 넘어가며 여덟 조각으로 깨졌다.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오다가 이곳으로 귀향했다. 전시명은 '100년만의 귀향'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주 대표 명소인 합장릉 형태의 영릉(英陵)은 조선 4대 왕 세종과 소현왕후 심씨의 능이다. 가까이 자리한 영릉(寧陵)은 조선 17대 왕 효종과 인선왕후 장씨의 능이다. 두 왕릉은 장송 군락을 사이에 두고 ‘왕의 숲길’로 이어져 있다.

 

류진동 기자는 이 길을 두고 “부슬비가 내릴 땐 마치 술에 취한 듯 솔향에 취해 걷는 길”이라며 “여주 도보 여행길의 백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극찬했다.

 

40여 년간 제를 지내던 세종대왕릉의 구 재실은 복원 과정을 거치며 작은 책방으로 변신했다. 탐방객이라면 누구나 대청마루에 앉아 세종 관련 도서를 비롯해 500여 권의 책을 꺼내 읽으며 쉬어갈 수 있도록 꾸몄다.

 

▲명성황후가 살았던 생가.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인현왕후가 친정아버지인 민유중을 위해 지금의 서울 안국동에 지어주었던 감고당은 여주로 이전, 복원해 명성황후 생가 옆에 자리 잡았다. 안채, 사랑채, 행랑채로 구성된 대가는 격동의 구한말을 지나면서 일부 변형, 축소됐다. 중국 건축 양식이 섞인 감고당의 사랑채.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주는 조선시대 왕비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 조 부시장은 명성황후 생가 유적지와 감고당도 이어가 보길 추천했다. 지금 서울 ‘감고당길’이란 이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감고당은 안국동 덕성여고 본관에 있던 것을 2008년 이전, 복원한 것으로 인현왕후가 친정을 위해 지어준 집이다.

 

인현왕후 본인이 폐위되고 거처한 곳이기도 하고 명성황후가 8세 이후 왕비 간택 전까지 살았던 집이기도 하다. 감고당(感古堂)이라는 이름은 왕비로 책봉된 명성황후가 과거 인현왕후의 일을 회상해 붙였다고 전해진다. 명성황후기념관에는 명성황후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편지를 비롯해 궁중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서희 장군 묘 등 숨은 볼거리

 

여강길에서 조금 벗어나면 여주 여행 안내지에도 나와 있지 않은 조용한 공간들이 숨어 있다. 그중 하나가 고려시대 문신이자 외교가로 활약했던 서희 장군의 묘다. 산북면 후리에 있는 묘역은 잘 정비돼 있다.

 

조 부시장은 “서희 장군은 우리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만, 이곳은 아는 사람만 찾는 곳”이라며 “일대가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너른 잔디밭을 품고 있어서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다”고 했다.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인 산북면 '서희 장군의 묘'는 참배뿐 아니라 조용히 사색하기 위해 발걸음하는 이들도 있다

 

▲'서희 장군의 묘'와 가까이 있는 독립 책방 겸 카페 '수연목서'는 건축상을 받은 곳이다. 박공지붕의 커다란 창문으로는

맞은편 산의 계절이 담긴다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책방 겸 카페 수연목서도 지나치면 아쉽다. 서울 인왕산 ‘초소책방’을 설계한 이충기 건축가가 설계한 또 다른 ‘작품’이다.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을 받은 공간이다.

 

박공지붕 건물의 커다란 유리창은 바깥 풍경을 비춰내는 커다란 캔버스다. 간결하면서도 절제된 건축미가 돋보이는 두 동의 건물은 사진작가와 목공예가로 활동하는 부부가 사진과 건축 전문 독립책방 겸 카페, 공방으로 꾸몄다.

 

박 작가가 “제주도 ‘사려니 숲길’ 못지않은 숲길을 만날 수 있다”고 추천한 금사면 해월 최시형 묘 일대 ‘동학의 길’ 등은 다음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여주는 서울과 가까우니까.

 

◈곤드레나물밥에 찐만두, 민물매운탕까지... 수라상 안 부럽네! 

 

▲만원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산채골'의 곤드레나물밥 정식. 취향에 따라 된장이나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으면

한그릇 뚝딱이다. 식사 시에만 추가 주문할 수 있는 찐만두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있을 때 먹어야하는" 메뉴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주에서 맛집을 꼽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곡백과가 풍부하고, 여행객보다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다 보니 웬만한 동네 식당도 맛과 서비스가 기본 이상은 해야 살아남는다”는 게 여주 토박이들의 공통된 얘기다.

 

여주시청 부근 산채골은 곤드레나물밥(1만원)과 더덕취나물밥(1만2000원)이 인기다. 점심 시간에 가면 시청 직원들이나 현지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돌솥밥 뚜껑을 열면 여주쌀밥 위에 곤드레나물이 덮여있다.

 

박박 긁어 된장이나 양념간장에 슥슥 비벼 먹으면 한 그릇 뚝딱이다. ‘한정판’ 찐만두(6000원)는 추운 겨울에 옹기종기 모여 김치 송송 썰어 만들어 먹던 그 맛이다. 만두를 넣고 끓인 떡만두국(9000원)도 부담 없이 먹을 만하다.

 

점봉동 대로변 알콩달콩한정식&생선구이는 이름처럼 콩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한정식 맛집이다. 한정식(1만8000원)을 주문하면 검은콩죽, 콩비지전, 두부탕수와 샐러드가 차례로 나온 뒤 돌솥밥과 찌개, 9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밥상’이 차려진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가족 단위 단골들이 많다.

 

여주 쌀밥집 나들목은 신세계여주프리미엄아울렛 가까이에 있어 나들이객과 현지 주민들이 고루 섞여 식사한다. 청포묵, 보쌈, 잡채 등을 맛보면 생선구이, 제육볶음 등 메인 반찬을 곁들인 돌솥밥이 나온다.

 

▲주인이 직접 농사 지은 쌀로 밥을 지어내는 나들목은 한정식 코스처럼 묵 무침, 샐러드, 보쌈 등 음식을 맛보고 나면 고등어구이, 제육볶음 등과 함께 김 모락모락 나는 돌솥밥이 나온다. /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여강 강변로에 있는 왕터민물매운탕은 어촌계장이자 ‘남한강 어부’로 유명한 주인 ‘명덕씨’가 직접 잡은 민물고기로 매운탕(4만원부터)을 끓여낸다.

 

‘휴먼 다큐 사노라면’에 나오면서 외지 손님도 늘었지만, 현지 단골들의 발걸음이 꾸준하다. 강천섬 부근 강천매운탕과 굴암매운탕 등도 단골이 많다.

 

점봉동 한적한 마을길 안쪽에 자리한 삼구농원은 버섯 메뉴가 눈에 띈다. 50여 년 전통의 버섯종균회사에서 운영하는 식당으로 버섯비빔밥(1만원), 버섯파스타(1만5000원), 버섯돈가스(1만5000원) 3종이 인기다.

 

식사를 주문하면 단호박수프, 샐러드와 함께 ‘버섯 숙회’ ‘버섯 탕수’가 코스식처럼 나온다. 버섯 숙회 하나도 “고유 향을 살리기 위해 덖는 방식으로 살짝 볶은 후 재빠르게 삶았다 낸다”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글.사진출처 / chosun.com / 박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