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가이도ㅡ北海道에서...바다의 傳說 마주하다
▲일본 홋카이도의 서북쪽 마을 샤코탄은 해안 경관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이다.그중에서 가장 극적인 비경으로 꼽히는 ‘가무이미사키’, 즉 ‘가무이 곶’이다.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나간 곶 끝에는 작은 등대가 있는데, 등대로 이어지는 능선 길에는 억새와 가을꽃이 만발했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서남쪽의 바닷가 마을 샤코탄(積丹). 해안도로를 차로 달리다가 바다로 길게 뻗은 곶의 단애에 섰습니다. ‘가무이미사키(神威岬)’라고 했습니다. 길게 바다로 뻗은 단애의 잔등에는 벌써 억새와 가을꽃이 한가득 피어났습니다. 그 길을 딛고 땅끝에 섰습니다.
바다는 무겁되 투명한 푸른빛으로 빛났고, 바다 위에 작은 바위들이 열도처럼 줄지어 솟아 있었습니다. 이런 박진감 넘치는 풍경이라니…. 홋카이도에서는 모름지기 자연 경관입니다. 다이세쓰(大雪)산 국립공원 깊은 협곡의 직벽에 내걸리는 수많은 폭포도 그렇고, 끝 간 데 없이 펼쳐진 구시로(釧路) 습원도 그렇습니다.
이국적인 목장들이 펼쳐진 비에이(美瑛) 일대의 거대한 구릉의 경관은 또 어떻고요. 그럼에도 이런 자연보다 홋카이도에서 삿포로(札幌)나 오타루(小樽) 같은 도시여행지의 매력이 우리에게 더 많이 알려진 건 여행사들의 이른바 ‘단체여행’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여행사 입장에서는 남한 땅의 80%나 되는 홋카이도를 가로지르는 상품을 운영하기란 쉽잖습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홋카이도 자유여행’입니다. 홋카이도는 한국에서 가장 먼 일본입니다. 그래서 항공권 가격이 비쌉니다, 아니 비쌌었습니다. 국적기들이 독점 운항할 때 왕복 항공요금은 60만 원을 호가했지만,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잇단 취항으로 가격이 뚝 떨어져 왕복 20만 원 안쪽의 항공권이 드물지 않습니다.
게다가 현지에서 렌터카 요금이 경차의 경우 하루 5만 원 정도, 소형차도 10만 원 안쪽에 빌릴 수 있습니다.차를 몰고 발길 닿는 대로 이동하는 자유여행의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셈입니다. 이렇게 홋카이도로 떠났습니다. 지난달 20일부터 삿포로 취항을 시작한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 7C 1902편을 탔고, 삿포로의 신치토세(新千歲) 공항 오릭스렌터카 사무소에서 차를 빌렸습니다.
제주항공 신규 취항 기념 이벤트 특가로 삿포로까지 왕복 항공요금은 17만2800원. 렌터카는 8인승 승합차가 하루 19만8000원(1만8630엔)이었는데, 이걸 5명이 탔으니 1인당 하루 4만 원꼴이었습니다. 아, 여기다 5일짜리 무제한 이용 고속도로 정액권을 7만1500원(6700엔)에 샀으니 1인당 1만4300원의 추가 비용이 들었군요.
이제 그 여행에서 만난 풍경들을 하나씩 풀어놓겠습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진 홋카이도의 대도시 삿포로와 오타루도 들르긴 했지만 그 얘기는 빼겠습니다. 이들 도시의 명소 정보는 널리 알려진 데다, 대부분 대중교통으로 쉽게 닿을 수 있으니까요. 지금부터는 차를 몰고 멈추고 싶으면 멈추고 달리고 싶으면 달렸던, 닷새 동안의 여정입니다.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인 구시로 습원을 전망대 위에서 내려다봤다. 습지와 띄엄띄엄 서 있는 나무들이 마치 사바나의 풍경을 연상케 한다. 습원의 어마어마한 규모는 왼쪽 아래 차의 크기와 비교해 보면 짐작이 된다. 습원으로 들어간 차는 환경보호 관리를 위한 차량인 듯했다.
# 홋카이도를 보는 법… 렌터카 여행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의 전체 면적은 남한 땅의 80%에 달한다. 이 넓은 땅을 나눠 보자면 서쪽의 도시와 온천, 그리고 중부의 구릉과 고산지대, 동쪽의 습지와 해안쯤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홋카이도 여행은 대부분 서쪽 지방인 삿포로(札幌)와 운하가 있는 오타루(小樽), 노보리베쓰(登別) 온천이 중심이다.
여행사가 내놓는 홋카이도 상품이 대부분 이런 코스다. 여름철이라면 여기다가 라벤더 꽃이만발하거나 초지의 구릉이 펼쳐지는 중부의 소도시 몇 곳을 끼워 넣는 정도다.그러나 홋카이도 자연의 진짜 매력은 동부지방과 북부지방에 있다.
홋카이도의 중심 도시인 삿포로에서 동쪽으로 혹은 북쪽으로 더 멀어질수록 더 좋은 경관을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해도 좋겠다. 그럼에도 여행사들은 왜 서쪽을 돌아보는 여행 상품만 만드는 것일까. 그건 긴 이동시간과 불편한 교통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모름지기 렌터카 여행이 필수다. 주행도로 방향과 운전석 위치가 우리와는 반대쪽이라 적응이 쉽지 않고, 긴 운전의 피로를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렌터카는 홋카이도 여행의 만족도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여 준다.
버스를 이용하는 제주여행과 렌터카가 움직이는 제주여행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쉽다. 게다가 홋카이도의 풍경은 스케일이 워낙 커서 전망대보다는 길 위에서 훌륭한 경관을 만날 확률이 높다는 점도 매력이다. 차를 갖고 있다면 그런 풍경을 만날 때마다 멈춰 서서 경관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본에서의 운전은 그리 어렵지 않다. 경험으로 미뤄 보면 베테랑 운전자보다는 한국에서 운전경력이 짧은 이들이 오히려 일본 운전에 잘 적응했다.일본에서 손수 운전하는 경우 가장 부담스러운 게 고속도로 통행료다.
기름값은 우리보다 싼 반면, 통행료는깜짝 놀랄 만큼 비싸다. 일본 정부도 이걸 아는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고속도로를 무제한 통행할 수 있는티켓을 팔고 있다.
우리의 하이패스 통행권과 비슷한 HEP(Hokkaido Expressway Pass)를 렌터카 사무소에서 구입해 하루 단위로 요금을 내면 추가 요금 없이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2일권부터 파는데 2일권이 3600엔, 3일권 5100엔,5일권 6700엔이다.
# 바다로 밀고 나간 곶의 비장미
홋카이도를 찾는 여행자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삿포로 북쪽의 소도시 오타루다. 공항 렌터카 사무소에서 차를 받아 오타루의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이 북서쪽의 샤코탄(積丹)이었다.
홋카이도 원주민 아이누족이 그 땅을 그들의 언어로 ‘여름의 마을’이라고 불렀다는 곳. 오타루에서 샤코탄까지는 차로 1시간 20분쯤 소요됐다.
방패연 형상을 한 홋카이도의 한쪽 모서리를 이룬 곳이 바로 샤코탄이다. 가보고서야 알았지만, 아이누족이 그곳에서 여름을 떠올린 건 아마도 비현실적으로 푸른 바다 색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샤코탄의 해안은 기암들의 전시장이다. 해안을 따라 우뚝 일어선 바위도 있고, 잘 깎아놓은 거대한 바위 하나가 통째로 섬으로 떠 있기도 하다. 굽이치는 해안도로를 따라 터널을 드나들며 달렸다.
해안은 수직의 단애를 이룬 곳도 있고, 부드럽게 바다로 밀려 들어간 지형도 있었다. 기묘한 형상의 바위섬이나 해안 풍경이 나타날 때마다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하느라 속도는 한껏 늦춰졌다.
▲ 오타루 북쪽 샤코탄의 곶 가무이미사키 수직 단애 끝의 바다에 기묘한 바위들이 줄지어 흩어져 있다.
맑은 날, 여기서 보는 바다의 색감은 훌륭했다.
샤코탄의 해안은 기암들의 전시장이다. 해안을 따라 우뚝 일어선 바위도 있고, 잘 깎아놓은 거대한 바위 하나가 통째로 섬으로 떠 있기도 하다. 굽이치는 해안도로를 따라 터널을 드나들며 달렸다.
해안은 수직의 단애를 이룬 곳도 있고, 부드럽게 바다로 밀려 들어간 지형도 있었다. 기묘한 형상의 바위섬이나 해안 풍경이 나타날 때마다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하느라 속도는 한껏 늦춰졌다.
샤코탄 쪽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경관 명소가 바로 ‘가무이미사키(神威岬)’다. 바다 쪽으로 이어진 긴 곶인데, 작은 등대가 서 있는 육지 끝은 해발 80m의 아찔한 수직 절벽이다.곶의 경관은 절벽의 잔등을 타고 억새와 가을꽃이 만발한 초지와 덱을 따라 800m쯤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다.
절벽 끝에 펼쳐진 바다는 바닥이 훤히 비칠 정도로 푸르고 맑다. ‘눈이 부시다’는 표현은 이런 곳에다붙이는 것이겠다. 이쪽의 바다색은 흔히 에메랄드 빛으로 비유되는 동남아 휴양지의 가벼운 색감이 아니라, 투명하되 파란색 잉크를 풀어놓은 듯 짙고 묵직하다.
곶 끝의 바다에는 마치 삽으로 육지를 뜰 때 흘린 흙더미처럼 섬이 점점이 늘어서 있다. 그중에서도 바다 위에 우뚝 솟은 바위가 압도적이었다. 가무이미사키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의 종류를 따진다면 남성다운 비장미다. 곶이 그려내는 압도적인 경관 때문이기도하겠지만, 아기자기하고 여성적인 매력의 소도시 오타루를 보고 온 뒤라서 더 그럴 것이었다.
이런 비장미 넘치는 경관에는 우리와 비슷해서 익숙한 전설이 전해진다. 본토에서 쫓겨온 장군을 사모하던 한 여인이,장군이 자신을 버리고 떠나자 여기서 그만 몸을 던졌다는 이야기다.
그 뒤로 이쪽의 바다에는 여자를 태운 배가 침몰하는 사고가 잦았다고 했다. 샤코탄의 어민들은 이런 전설을 진짜 믿었던지 1886년까지는 이 곶에 여성의 출입이 금지되기도 했단다. 이 비장미 넘치는 공간에 신(神)과 여성,그리고 사랑과 금기가 비벼져 있는 것이다.
▲홋카이도의 호시노리조트 도마무에는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물의 교회’가 있다.
교회는 밤에 조명을 받아 더욱 성스럽게 빛난다.
# 홋카이도의 지붕이 만든 거대한 협곡
두 번째 목적지로 삼은 곳이 소운쿄(層雲峽)였다. 삿포로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30분을 달렸다.고속도로에서는내내 옥수수와 감자 따위가 심어진 광활한 구릉의 초지 너머로 도치카(十勝) 산맥군이 펼쳐졌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흰 수피의 자작나무들이 그림처럼 서 있었다.
소운쿄는 ‘홋카이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다이세쓰(大雪)산 국립공원에 있다. 국립공원의 구로다케(黑岳)산을 등 뒤로 두고 이시카리강(石狩川)을 앞에 끼고 있는 협곡이다.
겨우내 얼마나 많은 눈이 내리면 그럴까. ‘큰 대(大)’에 ‘눈 설(雪)’. 홋카이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 이런 한자를 이름으로 쓴다. 일본어로 읽으면 ‘다이세쓰’다. 다이세쓰산은 일본 최대의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면적만 남북으로 63㎞, 동서로 59㎞에 이른다. 늘어선 연봉들의 높이는 2000m급이지만, 위도가 높아 일본 본토의 3000m급 산악에 필적하는 고산환경이 펼쳐져 있다.
태풍이 몰고온 폭우가 막 지나간 뒤라 강물은 물안개를 뿜어내며 무서운 기세로 흘렀다. 구름이 걸린 협곡의 까마득한 벼랑에는 폭포가 으르렁거리며 쏟아졌다. 이쪽의 협곡에만 여섯 개의 폭포가 있다.
그중에서 이름난 것이 소운쿄 온천 위쪽 주차장 부근의 유성폭포와 은하폭포다. 뾰족하게 솟은 바위의 양쪽으로두 개의 폭포가 떨어져 내린다. 두 폭포에는 ‘부부폭포’라는 별칭도 있다.
유성폭포가 남편이고 은하폭포는 아내라고 했는데, 듣고 보니 거칠게 굽어 흐르는 유성폭포에서는 남성미가, 곧은 물줄기를 내리꽂는 은하폭포에서는 여성미가 느껴지는 듯했다.
소운쿄에는 온천여관들이 모여 있는데, 협곡 뒤쪽에 구로다케산으로 오르는 로프웨이가 있다. 로프웨이를 한 번 갈아타면 자작나무와 가문비나무, 마가목과 눈잣나무 숲을 내려다보며 구로다케산 팔분 능선까지 오를 수 있는데, 여기서 1시간 30분을 더 걸으면 정상이다.
구태여 산정에 오를 것도 없이 로프웨이에서 내리면 막상 그 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협곡의 거대함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고 한다.
아쉽게도 협곡 위쪽의 산정 부근이 운무에 잠겨 있어 로프웨이 탑승을 포기했지만, 봉우리에 걸린 구름과 콰르르 협곡으로 쏟아지는 물소리만으로도 거기까지 간 보람은 충분했다.
이쯤에서 소운쿄에서 인상 깊었던 것 하나 더. 소운쿄에서는 문을 연 지 68년이 됐다는 호텔에서 묵었는데, 그 호텔의 노천온천에서 사슴을 봤다. 등에 꽃무늬가 선명한 꽃사슴이었다.
사슴은 인기척에도 아랑곳없이 온천 주변을 유유히 다니며 풀을 뜯었다. 호텔에서 풀어놓은 것이려니 했는데 이튿날에는 호텔 주변의 주차장에서 사슴을 또 봤다. 이번에는 코앞까지 다가가도 유유자적이었다.
급기야 빗자루를 든 주민이 ‘풀과 꽃을 뜯어먹어 골치’라며 사슴을 쫓아냈다. 홋카이도에 사는 짐승은 사슴뿐만 아니다. 마주치는 행운을 잡지는 못했지만 여우도, 너구리도, 불곰도 살고 있다. 이렇듯 일상처럼 말이다.
▲다이세쓰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소운쿄 온천마을에서 만난 사슴. 사람이 다가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풀을 뜯다가 급기야 빗자루를 든 주민에게 쫓겨났다.
# 자연이 살아있는 곳… 구시로 습원
사실 홋카이도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 구시로(釧路) 습원이었다. 1980년 일본 최초의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구시로 습원은 1929만㎡의 거대한 땅이 하천과 연못 늪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6000년 전에는 바다였던 곳이 물이 빠지면서 그 자리에 퇴적물이 쌓여 이룬 습지다. 수원과 안양을 합친 것보다 더 넓은 구시로 습원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습지(濕地)’가 아니라 ‘습원(濕原)’이라고 부르는 건 아마도 그 규모의 웅장함 때문이리라.
구시로 습원은 광활하고 낯선 풍경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손대지 않은 원시 자연의 습지 속을 걷고, 운이 좋으면 그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습원에 도착하니 막막했다. 이 습원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봐야 할까. 이만 한 규모의 습원을본 적이 없으니 거기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한 번에 다 보겠다는 욕심부터 내려놨다. 먼저 습원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습원을 딛고 걸을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구시로 습원 서쪽의 온네나이(溫根內) 목책로였다. 습원의 바닥에다 나무덱을 깔아놓은 곳이다. 나무덱 옆 습지에는 가을 야생화들이 만발했다. 둥근이질풀, 물봉선, 물여뀌…. 습지 위로 가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한눈에 휘어잡을 만한 풍경은 없었지만, 습지에서는 살아있는 자연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온네나이 목책로를 다 걷고 구시로 습원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라고 해봐야 해발 78m 정도지만 너른 습지의 평원을 내려다보는 데는 충분했다.
멀리 물러서 바라본 습원의 모습은 마치 아프리카의 사바나 풍경을 연상케 했다. 드문드문 나무가 서 있고, 푸른 물줄기가 그 사이로 굽이쳐 흘렀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구시로 습원은 사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건 전적으로 짧은 시간 때문이었다. 구시로 전망대의 모형도 앞에서 습원 일대의 지명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읽다가, 여기를 하루 안에 보겠다고 한 게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를 깨달았다.
습지를 느릿느릿 달리는 열차를 타거나, 가을볕 속에서 습지 호수에서 카누를 띄우거나, 동식물의 생태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닷새의 전 일정을 여기에 다 쏟아부어도 모자랄 듯했다.
인천공항에서 홋카이도(北海道)의 신치토세(新千歲) 공항까지는 2시간 15분이 걸린다. 홋카이도 왕복 항공요금은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이 가장 경쟁력 있다.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 중에서도 정시 운항률이 높고 홋카이도에 투입하는 항공기의 좌석 간격도 여유 있는 편. 제주항공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여행할 수 있는 일본 노선의 가을여행 특가를 내놨다.삿포로(札幌)까지는 편도 기준 8만8000원부터. 항공권 예매는 오는 26일까지. 신치토세 공항에서 바로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다.
일본 렌터카 가격비교 사이트 다비라이 렌터카(kr.tabirai.net/car/#)로 예약하면 경차 기준 24시간 5000엔부터. 렌터카를 빌리기 부담스럽다면 제주항공에서 운영하는 하루 투어를 이용할 수도 있다.
샤코탄(積丹)의 해안절경과 소도시 오타루(小樽)를 둘러보는 하루짜리 상품이 9만9000원이다. 꽃밭과 구릉의 초지가 펼쳐진 후라노(富良野)와 비에이(美瑛)를 둘러보는 하루 투어도 있다.
홋카이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시무갓푸무라에는 100여 년 전통의 료칸그룹 호시노에서 운영하는호시노리조트 도마무가 있다. 일본 내에 30개의 리조트와 료칸을 운영하는 호시노에서 가장 대중적인 리조트다.
30층이 넘는 고층건물에 리조트를 들이고, 주위에 갖가지 시설을 단지형으로 넣었다. 일본 최대 규모의 파도풀과 노천온천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이름난 것이 ‘운카이(雲海) 테라스’와 ‘물의 교회’다. 운카이 테라스는 로프웨이를 타고 오르는 산정의 테라스로 이른 아침에 거대한 운해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태풍과 호우로 3주 정도 운행을 중단했다. 물의 교회는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가 설계한 리조트 안의 교회다.
십자가 뒤로 작은 연못과 숲을 배경 삼아 상자형으로 건물을 들여놨는데, 연못 쪽으로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는거대한 미닫이 유리창을 설치해 독특한 미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연못과 숲이 흰빛으로 떠오르는 저녁 무렵의 정취가 그만이다. 투숙객들이 밤마다 마치 순례를 하듯 교회를 돌아본다.
'■동북 아시아****국가들 > ⊙일본*****홋가이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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