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차(Cosenza)ㅡ중세유럽으로 통하듯…저 골목길 끝엔 뭐가 있을까
장화의 앞코에 해당하는 지역인 칼라브리아 주(州)는 이탈리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 가운데 하나로, 서쪽으로는 티레니아해와 남쪽으로는 이오니아해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메시나해협을 사이로 시칠리아 섬과 마주해 있다.
칼라브리아 주는 화려하고 짙은 크리스털 블루의 이오니아와 티레니아 해안이 전해주는 아름다운 바다와 반짝이는 모래사장으로 가득하다. 해안을 따라 형성된 바위해안은 야생적이고 신비로운 자연을 보여준다.
내륙으로는 짙푸른 산맥과 푸른 호수, 장대한 폭포를 품고 있어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탐험하는 모험가들과 태양의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수정처럼 맑은 바다에 뛰어들고자 하는 휴양객 모두에게 매력적인 지역이다. 여름철의 고온 건조한 기후 때문에 올리브가 많이 나며 풍부한 해산물을 기반으로 특색 있는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마테라를 떠난 차량은 남부해안선을 따라 질주하더니 내륙 산지의 폴리노 국립공원을 지나 칼라브리아 주의 코센차 지방에 들어선다. 코센차는 서쪽 티레니아해의 해안선을 끼고 칼라브리아 주의 중북부 전체를 아우른다.
지중해에서 이탈리아반도를 따라 형성된 물길의 주요 경로에 위치해 코센차는 고대부터 주요한 도시로 발달한 곳이다. 기원전 4~3세기에 이 지역을 지배했던 브루티족의 주도였으며 로마에 정복당한 이후에도 비잔틴, 사라센, 에스파냐 등의 지배를 받아왔다. 로마와 비잔틴을 비롯한 여러 문명의 영향으로 도시 곳곳에는 유서 깊은 유적과 우아하고 세련된 건축물이 많다.
마테라의 아침 햇살은 변함없이 눈부시고 아름답다. 동굴 끝자락부터 서서히 차오르는 붉은빛을 기억에 담아두고 차에 오른다. 오늘의 여정은 상아빛 동굴 도시 마테라를 떠나 이탈리아 남부의 끝인 시데르노까지 이르는 길이다. 장화모양의 이탈리아에서 뒷굽을 출발해 앞코를 따라 내려가는 일정인 셈이다.
코센차의 구시가지를 따라 걷는 길은 가파르고 좁은 골목길로 이어져 있다. 건물 위 발코니에 널려진 빨래들이 바람에 나부끼며 반기는 듯하다. 오래된 건물과 교회 주변의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은 옛 시대를 거슬러 오르는 착각을 불러온다.
코센차는 칼라브리아의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과거의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지만 인적이 드문 붉은 돌담길에는 왠지 모를 쓸쓸함이 가득하다. 신시가지가 개발되면서 구시가지는 오래된 영화를 뒤로하고 과거의 시간에 갇혀 있는 느낌이다.
▲코센차의 구시가지. 가파르고 좁은 골목길 발코니에 널려진 빨래들이 바람에 나부끼며 반기는 듯하다.
오래된 건물과 교회 주변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길은 옛 시대를 거슬러 오르는 착각을 불러온다.
중세의 건축물 앞에서 과거의 영광을 가늠해보다가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다는 작은 식당으로 들어선다. 먼저 자리에 앉아 식사하고 있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눈인사로 반겨준다. 낯선 지방에서 만난 동양인끼리 반가움과 격려를 나누고 직원으로부터 코센차 지방 특색이 담긴 요리를 추천받았다.
신선한 푸실리와 감자를 곁들인 파스타와 대구와 멸치를 곁들인 스파게티로 입맛을 돋운다. 마지막, 이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아니스 술 한 모금을 곁들인다.
지중해 지방의 미나리과 식물인 아니스 향을 입힌 30도가량의 리큐어인 아니스 술은 식전 혹은 식후에 소화를 돕는다고 한다. 입에 맞지는 않았지만 소화에 좋다는 말에 향을 음미하고 간단히 맛만 보고서는 다시 남쪽의 비보 발렌시아로 길을 재촉한다.
티레니아해를 끼고 있는 비보발렌티아는 칼라브리아 주의 농업, 상업, 관광 중심지로 마이에라토의 참치 구역을 포함하여 대형 제조 산업시설까지 갖추고 있으며 비보마리나 항구는 지역 경제에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특히 비보 발렌티아에 위치한 카포 바티카노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100개 중 하나다. 카포 바티카노는 푸르른 바닷가와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을 아름다운 절벽이 감싸고 있으며 내륙 산악지대의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까지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코센차 식당내부. 지중해 지방의 미나리과 식물인 아니스 향을 입힌 30도 가량의
리큐어인 아니스 술이 인상적이다.
해변 휴양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티레니아해를 바라보며 타르투포를 맛보기 위해 피초에 들른다. 창밖 풍경은 지루할 겨를 없이 다양함을 선사하지만 차 안의 공기는 창문을 열어도 채워지지 않아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바다 전망대를 겸한 카페에 들어서니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타르투포를 맛보며 푸른 티레니아해를 감상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후식인 타르투포는 이곳 피초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보통 두 개의 맛을 섞고 로즈베리, 딸기, 체리 등의 과일 시럽을 뿌리고 그 위에 초콜릿이나 코코아를 곁들인다. 로즈베리향이 밴 아이스크림은 기분 좋은 단맛으로 여행의 피로함을 덜어준다. 눈부신 햇살과 푸른 바다 풍경까지 더해지니 세상 행복한 기분이다.
▲피초. 티레니아 해를 바라보는 바다 전망대로 유명하다.
피초에서 다시 남쪽 내륙을 가로질러 반대편 이오니아해에 도달하니 아름다운 해안도시 시데르노가 반긴다. 긴 여정의 피로감이 친구 가족 환대로 인해 이내 편안함으로 바뀐다. 이제 이탈리아 최남단인 이곳에서 슬로시티 여행을 즐기며 다음 여행을 위한 충전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글.사진 출처 /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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