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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서울 일원****기행

서울 일원ㅡ추석에 가볼만한 서울 산, 인·아·북·도·관… ‘명절 칼로리’ 걷어내는 다이어트 산행

by 삼수갑산 2022. 9. 8.

추석에 가볼만한 서울 산. 인·아·북·도·관…

▲이른 아침 북한산 백운대에 오른 탐방객이 정상의 암릉에 앉아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북한산 백운대 코스를 택하면 들머리인 탐방지원센터에서 여기까지 1시간 30분 만에 오를 수 있다. 김동훈 기자

 

조마조마했던 태풍이 지나가고 이제 한가위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과거에는 의례의 의미 말고 풍성한 차례상만으로도 추석의 의미가 각별했다. 하지만 지금의 명절 연휴는 기름진 음식과 과식, 그리고 운동부족을 경계해야 하는 때다. 식욕이 도는 계절에 기름진 음식들로 차려진 명절 밥상은 폭식을 부르기 마련. 편안한 느낌에 한껏 게을러져 운동부족이 되기도 쉽다.

 

다들 경험해봐서 안다. 연휴 기간 내내 먹고 자고 늘어지게 쉬는 게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생활리듬을 잃어 무력해지기 쉽다는 것을. 연휴 이후의 일상 복귀도 그만큼 더 힘들어진다.이번 추석 연휴에 적당한 긴장과 가벼운 운동을 겸할 수 있는 가벼운 등산을 제안한다.

 

본격 등산인들을 위한 정보는 아니고, 마지막으로 산에 간 게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한 이들을 위한 정보다.등산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라는 게 더 적당할 정도의 코스도 있으니 체력에 부담을 갖지 않아도 좋다.

 

추석이니만큼 추천 목록 맨 앞에 근사한 도시 야경과 함께 ‘달맞이하러 가는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인왕산을 앞세웠다. 최근 서울 우이동에 서울 도심등산관광센터를 개관한 서울관광재단이 추천한 ‘추석 연휴에 가볼 만한 서울의 산’ 정보와 등산코스 인근의 전통시장 먹거리도 덧붙여 소개한다.

◆인왕산 범바위봉

야간산행으로 왕복 30분이면
서울의 야경과 보름달 한눈에

 

◇추석 보름달을 본다…인왕산 범바위봉

본격적인 산행이라면 하나만으로는 코스가 짧은 인왕산과 북악산 코스를 이어붙여 오르는 게 좋겠지만, 등산에 익숙하지 않거나 명절 연휴의 가벼운 나들이 삼아 다녀오는 것이라면 두 산 중에서 하나를 택하자. 북악산은 오후 4시 이후에는 출입이 통제돼 야간산행이 불가능하니, 추석에 맞춰 보름달 구경과 야경 감상을 겸하겠다면 인왕산이 정답이다.

 

인왕산이 산행도 쉽고 거리도 가깝다. 야경과 달빛 감상이 목적이라면 정상까지 갈 것도 없이 범바위까지만 다녀와도 된다. 정상보다 오히려 범바위에서 보는 시야가 도시와 가까워 야경이 더 낫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장 짧게 산을 타려면 인왕산공원 입구 노상주차장에서 출발하면 된다. 여기서 범바위까지 부지런히 걸으면 왕복 30분쯤 걸린다. 걷기 시작한 지 15분이면 도심 야경 조망이 바다처럼 펼쳐지는 범바위에 올라설 수 있다는 얘기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발해 성곽길을 따라 범바위까지 갔다가 하산길에 인왕산공원으로 빠져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으로 내려오는 걸 추천한다.

서대문역과 독립문역 사이에 위치한 영천시장은 서울의 대표적인 골목형 종합시장. 40여 년 내력의 영천시장 꽈배기는 시장을 대표할 정도로 이름났다. 내로라하는 떡볶이집과 수제떡갈비집도 있다. 노점 좌판에서는 만두, 찐빵, 호떡, 순대 등 다양한 분식 메뉴도 맛볼 수 있다.

◆아차산 해맞이공원

일출·일몰 롯데타워 감상 명소
SNS ‘좋아요’가 가장 많은 산

 

◇젊은이의 등산 성지…아차산 해맞이공원

서울의 산 중에서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산은 아마도 아차산이 아닐까. 소셜미디어에서 일출과 일몰, 야경 명소로 소문나면서 아차산은 북한산이나 도봉산 등 이름난 산을 다 제치고 2030세대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산이 됐다. 아차산을 찾는 젊은 세대도 근래 급격하게 늘었다.

 

아차산 등산 코스는 아차산생태공원에서 시작된다. 아차산생태공원을 따라 오르면 아차산 휴게소가 나타난다. 이곳을 지나면 왼쪽으로 암반 지대를 타고 고구려정으로 바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다.

 

암릉으로 이루어진 제법 가파른 바위 능선을 10분 정도만 오르면 롯데타워가 솟아 있는 한강 일대의 풍경이 시야에 들어오는 고구려정이다. 고구려정 뒤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다시 10분만 가면 아차산 최고의 조망 포인트로 꼽히는 아차산 해맞이공원으로 연결된다.

아차산 해맞이공원에서는 롯데타워가 있는 송파구 일대와 한강 주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가 지면 서울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자리다. 늦은 오후에 산행을 시작해 정상에 오른 뒤 해맞이공원으로 돌아와 전망 덱에서 노을과 야경을 감상하는 것이 최상이다.

아차산 인근에 등산객 사이에서 이름난 식당이 있다. 구의동의 ‘원조 할아버지 손두부’다. 순두부 가격이 4000원. 여기에 1000원짜리 공깃밥을 추가해서 양념장을 넣고 비벼 먹는 순두부 비빔밥이 인기 메뉴다. 아차산생태공원에서 4㎞쯤 떨어져 있는 자양시장도 들러볼 만하다.

◆북한산 백운대

지하철로 갈 수 있는 국립공원
기본 체력으로 쉬엄쉬엄 2시간

 

◇성취감과 풍경을 얻다…북한산 백운대

북한산국립공원은 세계적으로 드문, 지하철로도 갈 수 있는 도시 속 국립공원이다. 그런 북한산을 대표하는 등산코스가 백운대다. 서울관광재단이 지난 1일 서울 우이동에 문을 연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도 북한산 백운대 코스와의 연계를 감안해 지금의 자리를 정했다.

 

백운대 코스 출발 지점인 탐방지원센터에서 정상인 백운대까지 거리는 약 1.9㎞ 남짓. 시간은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어렵거나 위험한 구간이 없어서 등산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체력만 있으면 쉬엄쉬엄 2시간쯤이면 백운대까지 오를 수 있다. 등산 초보라면 이번 추석 연휴의 목표로 ‘백운대 정복’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등산 초보자가 백운대를 목표로 오르겠다면 체력을 안배하며 페이스를 조절하는 것이 요령. 코스 중간 지점에 있는 백운대피소에서 쉬면서 체력을 충분히 회복한 뒤에 다시 올라가는 것이 좋겠다. 대피소를 지나 백운봉 암문부터 백운대까지는 가파르고 미끄러운 암릉 구간이라 주의해야 한다. 바위 능선을 하나씩 넘어 백운대에 다다르면 성취감과 함께 발밑으로 장쾌한 풍경이 펼쳐진다.

북한산과 함께 들르기 좋은 시장은 쌍문동 백운시장이다. 백운시장은 드라마 ‘오징어게임’ 촬영지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역)이 사는 동네가 백운시장 근처다. 상우(박해수 역)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생선가게로 등장했던 ‘팔도건어물’, 두 인물이 이야기를 나누던 ‘도봉중앙교회’ 등이 있다.

◆도봉산 신선대

하산길 Y계곡 암릉코스 아찔
힘에 부친다면 천축사까지만

 

◇암릉 딛고 본격 등산…도봉산 신선대 코스

도봉산은 우이령을 가운데 두고 나란히 솟은 북한산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 속한다. 도봉산은 기암의 거대한 산봉우리가 특히 인상적이다.

 

선인봉, 자운봉, 만장봉, 신선대, 오봉 등의 산봉우리가 모두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다. 추석 연휴 기간 추천하는 도봉산 산행코스는 수도권 지하철 1호선 도봉산역에서 출발해 신선대를 다녀오는 코스. 가장 대중적인 코스이기도 하고 일출산행으로도 인기 있는 코스다.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을 가는 최단거리 코스지만, 최단거리라는 게 곧 쉬운 길은 아니다.

등산로 입구에서 신선대까지 거리는 약 3.3㎞, 1시간 40분쯤 걸린다. 코스 초반은 완만하고 순하지만 석굴암을 지나면서 급경사의 계단길이 나온다. 전체 구간 중 가장 험한 곳은 신선대에서 포대정상을 거쳐 하산하게 되는 Y계곡이다.

 

온통 암릉으로 이뤄진 가파르고 아찔한 구간이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신선대까지 다녀오는 게 힘에 부친다면 천축사까지 산책하듯 다녀와도 좋다. 천축사는 도봉산 초입의 사찰로 등산로를 따라 30분쯤 걸으면 닿는다.

방학동 도깨비시장은 도봉산과 함께 다녀오기 좋은 전통시장. 노점으로 시작된 시장 형성 초기 불법 노점상들이 단속반들에게 쫓기고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마치 도깨비 같다고 해서 ‘도깨비’란 시장 이름이 붙여졌단다. 지난 2004년부터 환경 개선 사업을 통해 시장시설을 재정비하고 할인 행사도 연다.

◆관악산 무장애숲길

신림선 관악산역 내리면 바로
순환형 1구간… 등반형 2구간

 

◇어르신·아이와 함께…관악산 무장애숲길

지난 5월 경전철인 신림선이 개통하면서 관악산역이 문을 열었다. 관악산 북쪽도 지하철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관악산에는 어르신이나 어린이 등 보행 약자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무장애숲길 구간이 있다.

 

추석 연휴 온 가족이 함께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며 숲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경전철 관악산역 1번 출구로 나와 관악산공원을 거쳐 제 2광장까지는 완만한 아스팔트 포장도로다. 제 2광장에서 정상인 연주대로 가는 등산로와 무장애숲길로 갈 수 있는 덱길로 갈라진다.

무장애숲길은 크게 2개 구간으로 나뉘는데, 1-1과 1-2로 나뉜 1구간은 잣나무 쉼터와 바위 쉼터, 도토리 쉼터로 연결되는 둥글게 도는 순환형 숲길이다.

 

총연장 880m. 2구간은 1구간의 바위 쉼터에서 연결되는 구간인데 지그재그로 경사를 올라가는 이른바 ‘등반형 숲길’이다. 무장애숲길의 종점인 전망 쉼터는 관악산의 본격적인 경사가 시작되는 열녀암 바로 아래에 있다. 전망 쉼터라는 이름답게 대기가 청명한 날 이곳에 서면 남산 일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신림동의 신원시장은 맛집이 많고 경전철 신림선 신림역과 가까워 관악산 나들이를 마치고 방문하기 좋다. 신원시장은 유동인구가 많아서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하다. 시장 곳곳에 내로라하는 맛집도 많다. 육회비빔밥과 시장 초밥, 닭강정, 중국식 꽈배기, 생칼국수 등이 신원시장에서 가장 이름난 메뉴다.

글.사진출처 / munhwa.com /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