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동 & 가우도
월출산 휘감은 구름 젖히니...시간 잊어버린 '비밀의 정원'
▲월출산 아래 ‘백운동’. 호남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이곳은 다산 정약용이 유배 중에 드나들며 풍류를 즐겼던 곳이다. 백운동은 담장 안의 별서(別墅)보다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콩짜개덩굴이 휘감은 어두운 초록의 비밀스러운 느낌이 압권이다. 담 밖의 어두운 공간에 대비돼 담장 안 단풍이 더 밝고 환하다.
전남 강진의 월출산 남쪽. 차밭 너머 동백나무 어둑한 숲 속에 백운동(白雲洞)이 비밀처럼 숨어있습니다. 낮게 내려온 구름이 ‘백운(白雲)’이란 이름처럼 월출산 옥판봉을 휘감았습니다. 구름이 걸린 선계(仙界)의 풍경 사이로 난 길을 짚어 백운동을 찾아갑니다. 강진의 백운동은 담양의 소쇄원, 완도 보길도의 부용동과 함께 이른바 ‘호남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별서(別墅·별장)입니다.
백운동이란 별장뿐만 아니라 일대의 경관까지 아울러서 부르는 이름이지요. 200여 년 전 지금처럼 단풍 물드는 가을이었습니다. 강진으로 유배 와있던 다산 정약용이 제자들과 이곳을 찾아듭니다. 초의선사와 제자를 대동하고 월출산에 올랐다가 하산하던 길이었습니다.
불꽃 같은 형상을 한 월출산 암봉의 기기묘묘한 풍경이야 그때라고 다를 리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다산은 화려한 월출산 경관 대신 백운동의 그윽한 정취에 그만 매료되고 맙니다. 다산이 월출산에서 내려와 백운동의 별서에 머문 건 딱 하룻밤. 그럼에도 그곳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던지 다산은 초당으로 돌아온 뒤에 책을 한 권 만듭니다.
그게 바로 백운동 스무 곳의 경관을 노래하는 시를 짓고, 초의선사에게 그림을 청해 받아 만든20쪽짜리 서책 ‘백운첩’이지요. 백운동이 있는 월출산 아래 강진 땅은 아직 어지럽혀지지 않은 곳입니다. 너른 차밭 너머의 백운동은아직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진을 찾는 여행자들은 죄다 만덕산 자락의 다산초당에서 다산의 자취를 들여다보다가 바삐 지나가는 게 보통이니까요. 강진에는 새로 발견되거나 다듬어지고 있는 명소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백운동이 그렇고, 월출산 아래 너른 차밭과 달의 남쪽 절집터(월남사지)의 그윽함이 또 그렇습니다. 강진만을 끼고 이어지는 23번 국도 드라이브 코스와 보행교가 놓인 강진만 한가운데의 섬 가우도역시 강진의 새로운 명소입니다.
여기다가 석문산, 덕룡산, 주작산 등으로 이어지는 거친 갈기의 암봉의 당당함은 또 어떻고요. 강진이 꼭꼭 숨겨둔 전국 최대 규모의 인공 숲이라는 편백나무 울창한 ‘초당림’의 얘기는 뒤로 미뤄두겠습니다.
지난 여름 한 철에만 살짝 문을 열어 손톱만큼만 모습을 보여주다가 이내 다시 문을 걸어 잠그고 말았지만, 강진군은 제약기업 회장이 50여 년 동안 가꿔온 이 숲의 완전 공개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있답니다. 이 숲이 문을 활짝 열어 사람들을 맞이하게 된다면 초당림 얘기는 그때 따로 해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구름이 지나가는 월출산 양자봉의 암봉 아래 펼쳐진 월남마을의 차밭. 단풍 숲 아래 정갈하게 다듬어진
차 이랑이 구릉을 따라 펼쳐진다. 차고 맑은 대기를 호흡하며 걸을 수 있는 곳이다.
# ‘달의 남쪽’에서 ‘달의 아래’로 이어지는 길
월출산 남쪽 기슭의 전남 강진 월남리(月南里). 이름하여 ‘달의 남쪽 마을’이 가을로, 또 비로 흠뻑 젖었다. 이쪽의 단풍은 선홍색 핏빛의 비장미 대신 따스한 주황과 노란빛으로 그윽하다.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단풍이 너른 차밭과 동백나무의 초록색과 한데 뒤섞인다. 하루하루 짙게 물들어가는 단풍이, 차가워질수록 선명해지는 초록을 배경 삼아 가을비에 촉촉하게 젖고 있으니 한층 더 색이 선명하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동과 함께 ‘남도 3대 정원’ 중의 하나로 꼽히는 강진 월하리(月下里)의 ‘백운동(白雲洞)’을 찾아가는 길. 이 여정에는 순서가 있다. 먼저 ‘달의 남쪽(月南)’마을로 들어가서 ‘달 아래(月下)’마을로 가야 한다.
두 마을은 지척이지만, 주의해야 할 것이 그 길에 깃든 아름다움을 보려면 속도를 되도록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되도록 걷되 차로 가게 되더라도 길 위에서 자주 멈춰서야 할 일이다.
먼저 월출산 경포대 계곡 쪽 등산로 초입을 겨눠서 월남사지를 찾아간다. 비각 안에 가둬둔 진각국사비를 지나 옛 절터의 돌담 너머로 덩그러니 서 있는 탑 하나를 보러 가는 길. 진각국사비 앞의 아름드리 동백 두 그루가 환하게 꽃망울을 터뜨렸다.
어찌 된 일인지 단풍이 채 다 물들어 떨어지기도 전에 동백이 서둘러 뜨겁게 꽃을 피워낸 것이다. 가을이미처 물러가기도 전에 동백꽃이라니…. 여기 서 있는 동백들만 유별나게 빠른 게 아닌가 싶었지만, 뒤에 보니 백운동 짙은 숲 안에는 아예 떨어진 동백꽃으로 낭자했다.
백운동의 동백이 유독 인상적이었던 건 아직 초록빛이 성성한 단풍나무 사이에서 피고 또 지고 있기 때문이었다.월남사지의 진각국사비 앞에서는 돌에 피어난 이끼로 시간의 깊이만 느낄 수 있을 따름이지만, 월출산의 기암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삼층석탑은 투박한 듯하면서도 간결한 아름다움이 마음을 오래 붙잡는다. 가을의 복판에서 석탑이 빚어내고 있는 건 ‘맑은 미감’이다.
▲ 백운동의 원림 안에 후두두 떨어진 동백꽃. 가을이 채 가기도 전인데 성급한 동백들이
벌써 꽃을 낭자하게 떨구고 있다.
# 차밭 이랑 사이로 걷는 무위의 걸음
월남사지에서 나와 월출산 경포대탐방지원센터 입구에서 차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간다. 정연하게 다듬어진 설록다원의 차밭 이랑을 지나서 무위사로 이어지는 길이다.‘무위(無爲)’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음’을 뜻하는데, 불가에서는 이걸 두고 ‘인연을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생멸(生滅)의 변화를 떠난 것’이란 뜻으로 해석한다. 가을비 내리는 그 길을 걷는다.
가을 단풍이 불붙은 월출산 아래 진초록으로 반짝이는 차밭을 지나간다. 찻잎마다 빗방울이 이슬처럼 달려 있는 이 길은 ‘걷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한 목적이 된다. 말 그대로 ‘무위’한 걸음이다.
차밭의 경관이라면 전남 보성이 가장 이름났지만, 월출산 아래 강진의 차밭도 뒤질 게 없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월출산의 힘찬 암봉 아래 너른 구릉에 펼쳐지는 차밭의 가을 풍경으로 보면 오히려 여기가 보성 차밭보다 더 낫다고도 할 수 있겠다.
여기 강진의 차밭은 밤낮의 온도 차가 크고 안개가 많아 차 재배에 적지로 꼽힌다. 해방 직전까지 판매됐던 국내 최초의 상표화된 녹차 ‘백운옥판차’가 여기서 생산됐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백운옥판차는 차인들 사이에서 구전으로만 전해져 온 전설 같은 차였다. 백운옥판차를 처음 덖어내서 팔았던 이가 이한영이다. 전설의 명차를 빚어냈다는 그의 이름이 알려진 건 일본에서 나온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 산림과 농무관을 지냈던 일본인이 ‘조선의 차와 선(禪)’이라는 책에서 당시 일흔한 살로 거동이 불편했던 이한영과의 만남을 기록해두었다.이한영은 곡우에서 입하 사이에 딴 찻잎을 솥에 쪄서 손으로 비빈 다음 방에 종이를 깔아 말려 차를 만들었다고 했다.
지금의 설록다원은 백운옥판차가 생산되던 자리를 1979년 개간해 대규모 다원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33만여㎡에 달하는 다원 중에서 26만4000여㎡에는 일본 야부키타(藪北)종을, 나머지 6만6000여㎡에는재래종 차를 심어 기르고 있다.
차밭 사이로 난 길은 무위사 쪽으로 이어지는데, 경관으로 보자면 무위사 반대쪽의 차밭이 더 낫다. 무위사 쪽의 차밭이 넓기는 하되 반듯반듯 잘 정돈돼있어 그윽한 느낌이 들지 않는 반면,
반대쪽 월남마을 깊숙하게 들어선 차밭은 자그마한 연못을 끼고 있는 데다 부드러운 곡선을 이룬 차밭의 이랑들이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이쪽의 차밭을 둘러보노라면 맑은 대기 속에서 잘 우려낸 차 한잔의 깊고 진한 향기가 느껴지는 듯하다.
# 백운동, 초록빛 새소리와 동백꽃 가득한 풍경
차밭 전망대를 지나면 언덕에 정자가 하나 세워져 있고, 그 옆으로 백운동 이정표가 있다. 드넓은 차밭 이랑 아래로 들어서 백운동으로 이어지는 250m의 길은 진초록 어둑한 동백 숲길이다. 빗물에 젖은 동백 이파리가 반짝이는데, 하나둘 꽃망울이 맺힌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만개한 꽃들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쪽의 동백은 가을이 다 익기도 전에 일찌감치 꽃을 피웠다. 다 피어서 벌써 툭툭 떨어진 꽃까지 있었다. 계절을 앞서가도 보통 앞서가는 게 아니다.이즈음 백운동에서는 도무지 계절을 짐작하지 못할 정도다.
담장 안의 정원에는 은행나무며 단풍이 붉고 환하게 물들고 있고, 울 밖의 계곡을 끼고 있는 난대림 숲은 진초록빛으로 어둡다. 밝음과 어둠이 교차하는 공간에 동백나무들이 한겨울처럼 붉은 꽃을 황홀하게 피워 내고 있다.
새들도 백운동의 그윽한 풍경을 알고 찾아와 깃드는지 백운동 일대의 공기 속에는 온통 수런거리는 새소리로 가득하다.
백운동은 400여 년 전 선비 이담로가 은거하며 짓고 가꾼 별장이자 정원이다. 월출산의 암봉인 옥판봉아래 세 칸짜리 초가를 짓고, 마당에는 계곡 물을 끌어들여 아홉 굽이 물길을 만들었다.
기기묘묘한 바위는 그대로 두고, 주위에는 100그루의 홍매화를 심었다. 이렇게 별서와 정원에다 자연을 담아낸 목적은 풍류와 소요였겠지만, 자연의 이치를 살피며 거기서 삶의 도리를 읽어내던 옛사람들에게 은둔과 풍류란 ‘노는 일’이라기보다 공부 쪽에 더 가까웠으리라. 백운동의 옛 모습은 유배 도중 월출산에 올랐다가 하산 길에 백운동에 들렀던 다산 정약용이 남긴‘백운첩’에 그대로 담겨 전한다.
백운첩에는 12편의 시와 다산과 깊게 교유했던 초의선사가 그린 그림 2점이 실려있다. 시 12편 가운데 9편이 다산의 것이고, 3편이 초의선사가 남긴 것이다.
초의선사가 남긴 그림 중 한 장은 백운동을, 다른 한 장은다산이 머물던 다산초당을 그린 것이다. 백운동에서 딱 하룻밤 머물렀음에도 그 경관을 잊지 못했던 다산이 지은 시 ‘유상곡수(流觴谷水)’를 뒤적여본다. 계곡 물을 정원으로 끌어들여 만들어 놓았다는 아홉 굽이 물길의 경관을 글 안에 담았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에 술잔 띄우고/여섯 굽이의 담장 뚫은 물줄기/머리를 돌리니 다시 담장으로 흘러나오네
/홀연히 두세 나그네 찾아와서/한가로이 앉아 함께 술잔 띄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백운동의 담장 안 풍경은 기대만 못하다. 기와를 올린 허름하기 짝이 없는 안채 건물은 근래 지은 것이고, 정원도 운치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초의선사의 그림 속 풍경을 토대로 복원한 초가도 ‘새 것’의 느낌이라 어울리지 않는다. 포클레인으로 다듬은 계곡도 어색하기 짝이 없다. 백운동의 진면목은 오히려 담장 밖의 공간에 있다.
깊고 어두운 숲이 이루는 비밀스러우면서도 맑은 기운에 있다는 얘기다. 다산과 초의선사처럼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울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백운동 동백숲 그늘 아래에서 따스한 차 한잔을 앞에 둔다면 더 이상 무슨 호사가 있을까.
# 가우도, 그리고 강진의 바다
이즈음 강진의 떠오르는 명소가 있으니 바로 ‘가우도’다. 가우도는 강진만 깊숙한 바다 위에 떠 있는섬이다. 면적이 32만㎡니 10만 평이 채 안 되는 손바닥만한 섬이다. 해안선을 다 이어 붙여도 2.5㎞ 남짓에 불과하고 주민도 14가구 31명이 고작이다. 이 작은 섬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걸어서 바다를 건너 섬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대구면 저두 선착장에서 가우도까지 438m의 다리가 놓였다. 차는 들어갈 수 없는,두 발로 걸어서만 건널 수 있는 다리다.이듬해에는 섬 반대편 가우마을에서 망호마을까지 이어지는 716m짜리 다리가 놓였다. 역시 보행자 전용 다리다. 이로써 가우도는 내만의 양쪽에서 모두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섬이 됐다.
걸어서 바다를 건너 섬으로 들어가는 경험은 색다르다. 저두 선착장에서 다리 위에 오르면 내륙 깊숙이 바다가 들어간 구강포 일대부터 다산초당과 백련사 일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섬 반대편 쪽 망호마을로 이어지는 다리에서는 암봉을 사자 갈기처럼 세운 주작산과 덕룡산의 능선이 펼쳐진다. 어느 쪽에서든 다리를 건너 섬에 닿으면 길은 해안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2.4㎞ 남짓한 나무덱 산책로로 이어진다.
내내 바다의 풍경을 끼고 걷는 길이다. 해변 나무덱 길에는 강진의 시인 김영랑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해상 낚시공원도 조성돼 있다. 지금 섬 정상에는 청자 모양을 한 전망대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청자 전망대에서바다를 건너 저두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집라인도 들어서게 된다.
해안선을 따라 도는 나무덱에 ‘함께 해(海)길’이란 이름을 붙여놓은 것이나, 청자 형상의 전망대가 좀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섬 개발로 인한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익이 정작 섬사람에게는 돌아가지 않는 구조가 마뜩잖기는 하지만, 두 발로 걸어 섬으로 들어간다는 독특한 경험과 후박나무와 곰솔, 엄나무가 우거진 섬 안의 숲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찾아가볼 만한 곳이다.
가우도와 함께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강진읍에서 마량항까지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23번 국도 드라이브다. 군동면 삼산마을 앞에서 봉황마을 해안도로를 거쳐 저두리 하저마을을 지나면 여기서부터 마량항까지 강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가 내내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해안선을 따라 굽이굽이 언덕을 오르내린다. 이곳의 해안도로에는 근래 만들어진 커피숍 등을 들여놓은 고바우공원이 있다. 드넓은 도암만의 바다 경관이 펼쳐지는 곳인데, 조망대에 서면 반이 바다고, 나머지 반이 하늘이다. 여기서는 강진의 하늘과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며 지는 해를 볼 수 있다.
백운동 가는 길 = 백운동은 월출산 아래 있다. 강진보다 영암 쪽에서 더 가깝다. 수도권에서 가자면 호남고속도로 산월갈림목에서 광주 제2순환로로 갈아탄 뒤 유덕갈림목에서 무안∼광주간 고속도로에 오른다.
이어 서광산 나들목으로 나와서 광산, 평동산단 방면으로 49번 지방도로와 13번 국도를 번갈아 갈아타고 해남, 영암 방면으로 간다. 영암읍을 지나서 월남교차로에서 경포대 방면으로 우회전해 들어가면 백운동이 있는 월출산 아래다.
백운동은 지도를 들고서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곳인데 최근 설록다원 쪽에 이정표가 세워져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23번 국도 드라이브 코스는 강진읍에서 차량 내비게이션에 ‘마량항’을 찍으면 안내해준다.
'▣新八道(신팔도)*紀行錄 > ⊙전남 광주****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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