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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국가들/⊙남아공화국*기행

남아공ㅡ케이프타운(Cape Town)ㅡ대륙의 땅끝. 회망봉(希望峰)(3)

by 삼수갑산 2022. 8. 9.

케이프타운(Cape Town)ㅡ대륙의 땅끝. 회망봉(希望峰)(3)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테라스에 나가서 시내를 쳐다보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테이블 마운틴을 쳐다본다. 마더시티(Mother City)라 불리는 케이프타운이다. 오늘은 테이블 마운틴이 구름 한 점 없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해발 1086m의 테이블마운틴은 말 그대로 정상 부분이 책상처럼 평평하다. 85000만 년 전 바닷물에 잠겨 있던 모래땅이 용암의 분출과 대륙 판 이동에 따른 압력으로 솟아오른 뒤 침식과정을 거치면서 정상부가 평지를 이루게 된 사암 절벽이다.

 

 오늘은 Baz Bus 투어 하는 날이다. 패닌슐라 투어다. 포함내역은 가이드와 운전자가 있다. 간식으로 주스와 비스켓이 뜨거운 차도 제공된다.

 

점심은 치즈와 고기, 샐러드와 롤빵, 다양한 과일, 과자종류, 사탕과 주스다. 볼더 비치와 Chapman's Peak Drive & Cape Peninsula National Park의 입장료도 제공한다. 그리고 안전모와 산악자전거도 빌려준다. 숙소까지 픽업&픽드랍이다. 

 

불 포함 사항은 딱 하나! Hout Bay에서 물개 섬 들어가는 비용은 선택사항이다. 테이블마운틴이 케이프타운의 대표 명소라면 아프리카 최남단에 자리한 희망봉은 아프리카 대륙의 랜드마크 격이다. 케이프타운을 벗어나 해안도로를 달리자면 케이프 반도에 이르고 그 반도 끝이 바로 희망봉이다.

 

아침 7시에 숙소에서 나왔기에 숙소에서 제공해 주는 아침을 먹지 못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아침 8시에 아침을 준단다. 켓 엔 무스 호스텔을 향해서 걸어간다. Company’s Gardens을 거쳐서 걸어간다. 공원에 자리잡은 미술관 앞에 있는 화려하게 장식한 장갑차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칠면조 크기의 부리가 뾰족한 조류들이 몇 마리 보인다. 닭도 아니고 오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백조 종류도 아닌 것이 참 신기하게 생겼다. 오리들도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날개를 펴며 기지개를 켠다. 작은 연못이 조용하다. 조형물과 동상도 아침 햇살을 받아 빛이 난다. 몇 몇 운동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뛰는 모습이 건강해 보인다.

   

슈퍼로 갔다. 아침을 사 먹었다. 빵과 소세지, 스크램블 그리고 요리된 버섯과 양파 등을 무게를 달아 판다. 슈퍼에는 작은 휴식 공간도 있다. 아내와 둘이서 아침 식사를 한다.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캣 엔 무스 호스텔 앞에서 기다린다. 

 

아침 8 20분에 투어차가 왔다. 보라색이 칠해진 깨끗한 버스다. 2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봉고 스타일이다. 차에는 Cape Peninsula Tour라고 씌어있다. 가이드의 이름은 네바인데 이름 앞에 N을 먼저 발음해야 정확하단다. 

 

유머스러운 가이드다. 손님을 태우러 케이프 타운 시내를 돌아다닌다. 우리 숙소 앞에서도 섰다. K총각이 탄다. 감사원에 취직이 되어 마지막 여행을 나온 것이란다. 아주 건강해 보이는 청년이다. 함께 다니며 도움을 많이 받게 되었다. 

 

가이드는 웰 컴 케이프타운이라는 노래를 들려준다. 기사와 함께 불러준다. 버스를 타고 나머지 금액을 지불했다. 나이든 백인 영감부터 시작해서 젊은이까지 모두 20명 정도가 탄 것 같다. 연령대가 다양하지만 그래도 젊은이가 더 많다. 주로 백인들이다.

 

처음 도착한 곳이 Hout Bay. 주차장에 차를 대고 모두 내린다. 사람들이 많고 복잡하다. 기념품 가게들이 많다. 동물 모형을 나무로 조각해 놓은 것이 많다. 타조 알 공예품이 제일 눈에 들어온다. 모자만 파는 가게도 있다. 인형을 파는 가게도 있는데 인형들이 다양하고 귀엽다. 

 

빈 공간에서는 예쁘게 옷을 입은 꼬마들이 음악에 맞추어 무용을 한다. 뜨거운 땡볕인데 아주 열심이다. 선생님의 북 소리에 맞추어 움직인다. 맨발로 춤을 추는 아이도 있다. 지쳐 보인다. 

 

우리는 가이드가 불러주는 요금 85란드를 내고 배를 타고 물개를 보러 가기로 했다. 다른 코너에서는 Seal Island Cruise가 어른 70란드, 아이들 40란드 라고 씌어있는데 왜 우리는 85란드 인지 모르겠다. 배가 더 좋던지 가이드가 남겨먹든지 하겠지.........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케이프타운 앞바다는 해류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황금어장이다. 따라서 고래와 물개 등 포식자들이 몰려든다. 후트 베이에서 유람선을 타고 20여분 파도를 가르면 바위섬에서 휴식을 취하는 5000여 마리의 물개 떼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수천마리 대가족이 한곳에서 서식할 수 있을 만큼 케이프타운 주변 해역에는 먹잇감이 풍부하다. 배를 타는 시간이 아직 되지 않아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부두에서 바라보면 어선들과 하얀 요트들이 많이 정박해 있다. 등대 모양을 갖춘 예쁜 건물도 있다.

 

우리가 탈 배가 들어온다. 노란색 옷을 입은 풍각쟁이 흑인 영감들이 나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코믹한 몸짓, 시선을 끄는 전통악기의 리듬감으로 관광객의 시선을 끈다. 손에는 돈 통이 들려있다. 어른 광대들이 아주 적극적이다. 

 

건너편에는 안으로 휘어진 해변이 길게 이어져 있다. 배를 타지 않는 사람은 그냥 부두 주변을 구경하며 기다린다. 우리도 유람선을 타고 물개 서식지진 두어커 아일랜드(Duiker island)로 간다. 물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항구를 벗어나니 제법 파도가 높다. 배는 오른쪽으로 틀어 간다. 드디어 물개 섬(Cape Fur Seal colony)에 도착했다. 물개들이 엄청 많다. 5천여 마리 정도가 있다고 한다. 바위 위에도 물개들이 늘어져 있고 바다에도 많은 물개들이 수영을 하고 있다. 주변은 다시마들이 가득 자라고 있다. 물개들의 식량인가보다.

 

물은 깨끗한데 목욕하지 않은 물개들로 인해 냄새가 가득하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도 없다. 바다에는 하얗게 파도가 밀려온다. 섬에 내리지 않고 배에서 물개들을 구경한다. 다른 바위 위에서는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작은 고무보트는 더 가까이에서 물개들을 만나고 있다.

 

 참 순해 보이는 물개들인데 펭귄들을 잘 잡아먹는단다. 가마우지 같은 새 종류들이 바위하나를 점령해서 모여 있다. 배를 타고 한 바퀴 돌며 구경하고 돌아온다. 배 하나가 가면 또 배 하나가 지나간다. 서로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 

 

우리배가 항구로 들어서자 노란색 복장을 한 흑인 광대들이 또 기타를 들고 준비를 한다. 광대들의 환영을 받으며 배에서 내렸다. 옆에서는 물개 한 마리가 점프를 하여 물고기를 받아먹으며 서커스를 하고 있다.

 

다시 차를 타고 챕맨즈 피크 드라이브 길을 간다. 전망대로 불리는 Lookout Point on Chapmans man’s Peak에 차가 멈춘다. 절벽 아래로 펼쳐져 보이는 후트 만(Hout Bay)이 한눈에 들어온다. 참 멋진 곳이다. 싱싱한 물빛도 참 좋다. 

 

아침 간식 먹는 시간이다. 가이드는 간식을 준비한다. 우리는 후트 만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아침 간식은 다양한 종류의 머핀과, 요플레 그리고 오렌지주스다. 양은 충분하니깐. 머핀도 요플레도 맘대로 먹으란다. 난 두 개씩 손에 들었다.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워 마음도 흐뭇한 시간이다.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찍는다. 처음은 무게 잡고 두 번째는 환호성을 지르며 오버 액션을 취하고 사진을 찍었다. 20여명의 단체 사진은 바즈 버스 페이스 북에도 올라오고 메일로도 보내준단다.

 

다시 버스를 탔다. 자리도 번갈아 가며 앉으란다. 서로 친해지라고 한다. 이번에는 젊은 미국 아가씨가 우리 옆에 앉았다. Chapman's peak drive! 챕맨즈 피크 드라이브 코스는 절벽을 옆에 두고 해안도로를 달리는데 정말 멋지다. 

 

해발 600m의 바위산을 관통하는 아찔한 드라이브코스다. 멋지고 넓은 해변이 도로 아래 펼쳐진다. Noordhoek Beach 란다. 해변이 너무 넓어 사람들이 개미 같이 작게 보인다. 엄청 뜨거워 보인다. 도로가 험해 차가 코너링이 심하다. 모두 즐거워한다. 가이드도 기사도 정말 재미있는 분이다.

 

케이프타운의 또 다른 명물은 펭귄이다. 아프리카에 웬 펭귄인가 싶겠지만 케이프타운은 남미대륙 끝자락처럼 아프리카 최남단, 남반구에 자리하고 있다. 후트 베이 인근 볼더스 해안에 아프리카펭귄 서식지가 있다. 

 

마을 옆 바닷가에서 남극에서나 볼 수 있는 야생 펭귄을 만날 수 있다. 바다 쪽으로 우드 데크를 놓아 뒤뚱거리며 돌아다니는 귀여운 모습의 펭귄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멋진 풍경을 따라 도착한 곳이 바로 Simon’s town이다. 이 마을에 있는 해안가에서 펭귄 구경한다. 볼더스 비치다. 펭귄이 추운 곳에만 사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체구가 작은 아프리카 펭귄이 있다.

 

펭귄은 갈라파고스제도·남아메리카·남아프리카·오스트레일리아·남극 이렇게 살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오늘 들린 볼더스 비치는 아프리카 펭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많이 기대를 하고 왔다. 반도투어 중에 가장 기대했던 곳이다. 

 

볼더스 비지터 센터 앞에서 가이드의 안내 말을 듣는다. 사람들을 따라 들어간다. 기대했던 볼더스 비치에 서식하는 아프리칸 펭귄을 만난다. 볼더스는 주먹 만 한 조약돌을 가리키는 말인데 이곳에 펭귄이 알을 낳고 서식한다. 한 때 무분별한 펭귄 알의 채취로 펭귄이 멸종 위기를 맞았지만 적극적인 보호정책으로 요즘은 다시 개체수가 늘고 있단다

 

체구가 작은 이 녀석들이 아프리카 펭귄이다. 만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사진을 엄청 찍었다. 다른 이름으로는 잭애스 jackass펭귄이라고 부르는데 뒷 태가 당나귀 엉덩이를 닮았기 때문이란다. 눈가에 핑크 색깔이 있다. 

 

작년에 펭귄의 먹이가 되는 크릴 개체수가 줄어드는 바람에 덩달아 펭귄 개체수가 많이 감소해 사람들이 걱정했다고 한다. 아프리카 펭귄은 야간 시력이 좋아 주로 밤에 사냥을 나간다. 그래서 올빼미 펭귄이라는 별명도 있다. 낮에는 이렇게

아담한 모래사장에서 빈둥빈둥 시간을 보낸다

 

아직 솜털을 벗지 못한 새끼들도 보인다. 아프리카 펭귄 외에도 바위를 뛰어다닌다는 록 호퍼 펭귄도 있단다. 좀 떨어진 바다에는 침대 같이 보이는 평평한 큰 바위가 있다. Noah’s Ark란다. 해변에서 0.6km 떨어져 있다. 

 

바다를 자세히 보니 다시마가 많다. 여기도 펭귄들의 천적인 물개들이 있을 법 하다. 바위와 모래사장이 참 어울리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구경하는 많은 사람들이 웃는다. 재미있다. 관광객이 엄청 많다. 중국 단체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자전거 탈 때 유의사항 길 오른쪽에 붙어서 자전거를 타라느니. (차들이 지나다니느 차도니깐;)  km 정도 가다보면 흰 건물이 있는데 그쪽으로 들어오면 되요!! 라고 목적지를 설명해준 뒤, 자전거를 탈 사람들은 차 안에 있던 핼맷을 꺼내들고 밖으로 나오니 기사 아저씨께서 뒤에 달려있던 자전거들을 하나씩 꺼내주시고는 한명씩 의자 높낮이와 자전거 상태를 봐주셨다.

 

투어 버스를 타고 또 이동이다. 한참을 가다가 조용한 평원에 차는 멈췄다. 주변에는 낮은 나무와 플들로 황량해 보인다. 여기서 자전거를 탄단다. 자전거를 타고 5km를 달려간다. 광활한 평원에는 에리카, 프로테아 등 희귀식물들과 원숭이, 타조 등 야생동물이 서식한다고 한다. 

 

가이드와 운전수가 내려 뒤에 매달고 오던 자전거를 하나씩 꺼내서 탈 수 있도록 정비를 한다. 자전거를 타려는 사람들은 모두 젊은이들이다. 내가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인다. 핼멧을 하나씩 준다. 

 

초행길이라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며 설렌다. 도로 위를 달려가는 것이라 좀 위험해 보인다. 도로에는 자전거 전용 도로도 없고 보행자 도로도 없다. 자전거를 받아들고 출발 신호를 기다린다.

 

십 여 명이 자전거를 타고 출발한다. 아내는 자전거가 서툴러 투어 버스를 타고 먼저 간다. 탁 트인 도로를 달리는데 기분이 무척 좋다. 아프리카 최남단에 와서 자전거로 달려보다니 참 흐뭇하다. 약간의 언덕과 내리막길이 있지만 자전거를 타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다. 

 

신선한 바람이 불고 코에는 싱그러움이 느껴진다. 자전거는 기아가 있어 어려움이나 힘든 것이 없다. 투어차량이 먼저 가면서 손을 흔들어 준다. 우리는 열심히 달려간다. 가다가 한 번 쉬어서 주변을 둘러본 후 다시 달려간다. 커다란 고목나무가 나타나면 왼쪽으로 꺾어 들어오라는 가이드 말이 희미하다. 앞서가는 젊은이들을 따라 가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다.

 

Buffels Fontein Visitor’s Centre 이다. 점심이 차려지기 전에 아내와 주변을 산책한다. 아내가 먼저 도착해 한 번 돌아보았다고 안내를 해준다. 나무 데크 위를 걸어가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구경한다. Anvil Rock도 있다. 앞에는 Buffels 강도 있단다. 왼쪽으로 누워 자라는 커다란 나무 Indian Rubber Tree도 보인다. 

 

오른쪽에는 모래 언덕이 펼쳐진다. 해발 368m Paulsberg 라는 산도 보인다. 하이킹 길과 False 만이 오른쪽에 있다. 고목나무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센터 정원에는 커다란 고래 뼈들이 전시되어있다. 식탁이 준비되어있다. 한편에는 긴 탁자위에 품위 있게 음식이 진열되어있다. 

 

잔과 그릇도 고급스럽고 음식의 차림도 고급스럽다. 우리 식탁은 거칠고 무식해 보인다. 가이드가 정성을 다해서 많이, 많이 준비를 한다. 양은 많지만 자연 그대로 올려 있다. 수박, 오렌지, 사과 바나나 포도가 있다. 치즈 샐러드와 햄, , 콜라 주스 등 모두가 크고 풍성하다. 우리는 배가 고팠다. 점심을 먹는다. 맘대로 갖다 먹으란다. 부지런히 갖다 먹어 배를 채웠다. 먹는 즐거움도 여행 못지않게 즐겁다.

 

점심을 먹은 후 잠시 쉰다. 이제 남쪽으로 내려가는 도로에서 보이는 것은 푸른 숲과 바다 뿐 이다. 도시나 마을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희망봉 자연보호구역이 가까워지며 도로위에서 야생 타조나 원숭이, 거북이 큰 사슴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Cape Point-테이블 마운틴 내셔널 파크라고 안내 센터에 기록되어있다. 보호구역 안에 있는 방문자 센터에서는 케이프 포인트와 희망봉을 비롯한 주변 지도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가이드의 설명을 잠시 듣고 등대를 향했다. 표지판 앞에서 잠시 사진을 찍는다. Cape Point. 남위 342124, 동경도 18 29 51초라고 표시되어있다.

 

케이프 오브 포인트. 케이프 반도의 동남쪽 끝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희망봉 동쪽 2 지점의 포인트 곶에는 등대가 있다. 등대 오르기다. 케이프 포인트로 말할 것 같으면 대서양의 파란바다와 인도양의 잿빛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고 했지만, 사실 내 눈으로는 잘 모르겠다. 

 

바위 언덕 위 마련된 전망대에서 두 바다를 포함한 주변을 만끽할 수 있다. 걸어서 30분정도 올라가거나 푸니쿨라(케이블카)가 운행하니 알아서 선택해서 올라가라고 한다. 16세기 모험가인 프란시스 드레이크가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칭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은 인정된다. 

 

등대만을 바라보며 부지런히 올라가다가 무심코 뒤돌아 본 풍경 정말 멋지다. 그것은 푸른 바다 위에 삐죽 튀어나온 희망봉이다. 함께 오르던 K청년이 사진도 찍어주며 동행해 주어서 든든했다. 오르는 길에는 Baboos는 위험하단다. 원숭이를 말하는 것 같다.

 

희망봉의 주변, 구불구불한 해안선은 언젠가 위성사진으로 보았던 그 모양이다. 우리가 진짜 여기에 왔구나. 감격이다. 드디어 빨간 지붕의 등대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이곳에 등대가 있는데 영국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등대는 1860년 해발 249미터 케이프 포인트 정상에 처음 설치되었다. 2천촉광의 광원으로 67km 밖을 지나는 선박에서도 불빛이 보이도록 만들어졌지만 빈번한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는 때가 많았고 결국 1911년 포르투갈 화물선 루시타니아호의 침몰을 계기로 해발 87m 지점인 디아즈 포인트로 등대가 옮겨지고 말았다.

 

그 후 옛 등대는 기후관측소 용도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희망봉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뉴델리 9296km 화살표 방향으로 나아가면 바스코 다 가마가 닿았던 인도 땅이 나온다. 아래 주차장이 멀리 보인다. 베를린 9575km, 뉴욕 12541km, 시드니 11642km 등 표시되어있다. 

 

검은색 도마뱀도 구경 나왔다. 사람들이 많다. 주로 서양 사람들이고 동양인은 거의 중국 사람들이다. 우리의 목적지가 보인다. 멋진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다. 가이드가 도착하라는 시간이 다된 것 같다. 갑자기 아내가 화장실에 가야한단다. K군을 먼저 보내고 아내를 데리고 화장실로 급히 갔다. 서둘러 내려왔다. 제일 늦게 도착한 줄 알았는데 우리보다 늦게 도착한 아가씨 둘도 있다.

 

내려와 버스를 타고 간 곳은 바로 희망봉이다. 바다 경계에 서다. 내려오는 길에서 가이드의 안내로 타조도 만나보고 소만한 커다란 사슴종류가 대 여섯 마리 무리지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모두 기뻐했다. 차에서 모두 내려 동물을 찾아서 사진도 찍었다. 가이드가 더 신났다. 

 

이름 모를 예쁜 꽃들도 많이 피어있다. 희망봉은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의 아굴라스 곶의 북서쪽 160km 지점에 있다. 희망봉이라기보다는 희망곶이 맞는 말인 것 같다. 

 

희망봉(Cape of Good Hope) 1488년 포르투갈의 항해가 바르툴로메우 디아스가 아프리카 대륙의 남단을 확인한 후 포르투갈로 귀항하는 길에 처음으로 이 곶을 발견했다. 그러나 최남단은 이곳에서 160 동남쪽에 있는 아굴라스 곶이다.

 

바르톨로뮤 디아즈, 그를 빼놓고는 대항해 시대를 논하기 어려울 것이다. 15세기 포르투갈의 왕 후앙 2. 바다의 왕자라 불리던 엔리케2세의 손자답게 디아즈를 통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자 했다. 디아즈는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1487년 아프리카 대륙의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가기 위하여 닻을 올렸다. 

 

그러던 중 폭풍우를 만나 13일간의 고초를 격고 표류하던 중 아프리카대륙의 남단을 지나치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안 디아즈는 이제 동북 방면으로 계속 탐험을 하고자 했으나 선원들의 불만으로 포기하고 다시 포르투갈로 돌아가던 중 인지하지 못했던 대륙의 남쪽 끝을 보게 되었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폭풍의 곶'이라 이름을 붙인다. 

 

후에 후앙2세는 극동으로 향하는 항로의 희망이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희망의 곶'으로 불렀다. 10년 후 바스코 다 가마는 이 항로를 따라 결국 인도 캘리컷으로 도착했고, 고아Goa에서 후추를 가지고 돌아오면서 본격적인 대항해시대의 막이 열린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변방의 작은 소국에 불과했던 포르투갈은 이때부터 세계의 무대에 당당히 등장하기 시작한다.

 

풍운의 사나이 바스코다 가마가 처음 이곳을 거쳐 가던 때로부터 무려 500년이 지나서 우리는 희망봉을 찾았다. 디아즈가 처음 이곳을 발견했을 때 폭풍의 곶(CABO TORMENTOSO)라고 불렀으나 포르투갈 왕이 이름을 바꾸도록 명령하여 희망봉이 되었다. 왼쪽이 인도양, 오른쪽이 대서양이다. 

 

그 이유는 이 곶의 발견으로 유럽과 인도를 잇는 항로 개척의 가능성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디아스 자신이 희망봉이라는 이름을 명명했다고 밝히는 사료들도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남서쪽 지점이다. 

 

남위 34 21 25, 동경 18 28 20초라고 기록된 판이 세워져 있다. 사람들이 이 판을 앞에 두고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든다. 독사진 찍기가 어려울 정도다. 우리 투어 팀도 단체로 사진을 찍었다. 모두 희망이 가득한 표정이다. 절망이라고는 그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았다.

 

바스코 다 가마(1469~1524) 그는 1497 7 8 4척의 배, 승선인원 175명의 선단을 이끌고 리스본을 출발 희망봉을 돌아 인도로 가는 항로에 오른다. 1488년 아프리카 대륙의 땅 끝, 희망봉을 처음 발견했던 바르톨로뮤 디아스라는 항해자가 중간지점까지는 함께 승선해서 조언을 해 주었다.

 

4개월만인 그해 11월 희망봉을 돌고 이듬해 4월 아프리카 잔지바르 부근의 말린디를 통과하다가 모잠비크 해적의 공격으로 범선 1척을 잃었지만, 5 20일 뱃길로는 처음 인도의 캘리컷에 기항한다. 

 

교역을 위해 그들이 가져간 물건이 워낙 조악하여 푸대접을 받은 끝에 소량의 향료를 겨우 얻어서 1498 10월 귀로에 오른 그는 모진 고생 끝에 살아남은 44명의 선원만을 데리고 이듬해인 1499 5 24일 리스본에 귀항한다. 

 

유럽대륙의 서쪽 끝에 위치하여 동방과의 무역에서 언제나 불리한 위치에 처했던 포르투갈은 중동지역에 이슬람 세력이 팽창함에 따라 인도항로의 발견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실정이었고 바스코 다 가마는 귀족의 작위와 함께 대대적인 환영을 받게 된다.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항로를 발견하자 포르투갈은 곧이어 페드로 카브랄이 이끄는 13척의 선단을 인도로 보냈는데 그들은 항해 중 우연히 브라질을 발견하고 이를 포루투갈 령으로 삼았다. 카브랄은 브라질이 작은 섬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 

 

카브랄은 인도와의 대규모 교역을 성사시킨 뒤 일부 선원을 인도에 남겨두고 귀환했는데 문화와 종교 갈등으로 인해 카브랄이 남겨둔 선원이 인도에서 살해당하자 바스코 다 가마는 15척의 무장 선단을 거느리고 두 번째 항해에 나선다. 본격적인 침략이다. 

 

인도의 코친지방의 영주와 이슬람 연합세력을 격파하고 캘리컷에서 승리한 바스코 다 가마는 무사히 귀환하여 왕의 고문 겸 백작이 된다. 그의 마지막 세 번째 인도 행은 현지공관의 부정을 바로 잡으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노령과 과로로 인해 인도의 코친에서 그만 사망하고 만다. 

 

인도 빤짐의 올드 고아에 가면 그를 생각나게 하는 기념비가 있다. 할아버지 바스코 다 가마의 덕으로 인도 총독이 된 손자 프란치스코 다 가마가 할아버지에게 헌정한 개선문이다. 그 문의 조각에는 성경을 든 포르투갈 왕이 인도의 왕을 발로 짓밟고 있다.

 

험한 날씨와 거친 앞바다로 유명한 이 곶은 인도양에서 흘러온 모잠비크-아굴라스 난류와 남극해에서 오는 벵겔라 한류가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풀과 낮은 관목림이 특징적인 식생이며, 이 곶은 반도의 남단을 차지하는 희망봉 자연보호구역의 일부를 이룬다. 

 

이번 여행에서 꼭 들러보고 싶었던 곳, 꼭 서보고 싶었던 곳, 희망봉에 도착했다. 사진에서 TV나 책속에서 보던 그곳에 마침내 우리가 왔다는 사실이 아주 감동적이었다. 몇 백 년 동안 희망봉은 말 그대로 선원들의 희망이 되었다. 인도와 유럽을 잇는 항해 선단은 희망봉 앞을 지나갔는데, 그들에게 이곳은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인도에서 향신료를 싣고 몇 달 내내 파도와 싸우던 선원들에게 희망봉은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는,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주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을 꾸는 곳이다. 그러나 너무 멀고 어려운 곳이라 그동안 오지 못하다가 지금에야 왔다는 것이 꽤나 짜릿했다.

 

역사를 살펴보면 희망봉은 유럽만의 희망이었다. 희망봉의 발견으로 유럽 강국들이 세계 각지의 풍부한 물자를 들여와 부를 축적할 수 있었지만 아프리카와 아시아, 아메리카 등은 강국들에 의한 식민 지배를 받아야 했다. 그런데 21세기의 희망봉은 모든 여행자들의 희망인 듯 했다. 

 

국적을 막론하고 이곳에 선 여행자들은 수십 장의 기념사진과 함께 저마다의 여정을 돌아보고 다음 여행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 우리도 그랬다. 희망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여행의 끝을 만난다. 에티오피아를 출발해서 남아공까지 여정이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이 마음속에 큰 자산으로 남는다. 바다에 가본다. 여기가 아프리카의 끝이라는 게 실감난다.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바위와 돌덩어리가 흩어져 있는 바다를 아내와 걸어간다.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지만 멀리 수평선은 변함이 없다. 다시 돌아와서 아내와 표지판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제 돌아간다. 가닥 길가에서 원숭이 가족을 만났다. 차에서 모두 내려 구경을 한다. 접근은 금지란다. 포도 농장이 길게 이어지는 평원 쪽으로 돌라 시내로 돌아왔다. 오후 6 30분에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가 투어차량에서 제일 먼저 내렸다. 

 

숙소 앞에서 K군과 함께 내렸다. 참 즐겁고 알찬 투어였다. K군은 오늘 새벽에 도착해서 아직 방을 배정받지 못했다. 주인의 안내로 방을 받고 우리 숙소에서 애기를 나눴다. 내일 아침 일찍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려고 한다. 테라스에 나가 테이블 마운틴을 바라보며 오르는 교통편과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내일 오후에 귀국해야하는 짧은 일정으로 이곳에 왔다. 귀국하면 바로 출근, 연수원에 들어가야 한단다. 참 체력도 좋아 보인다. 만나서 참 반가웠다. (한국에 도착하여 이 메일로 사진을 많이 보내 주었다. 지금쯤 직장에 잘 다니고 있을 것이다)

 

글.사진출처 / blog. 서울 관당 이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