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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 아시아****국가들/⊙일본***규슈(九州)

규슈(九州)ㅡ오이타(大分)ㅡ일본 소도시 벳부의 지옥의 온천,

by 삼수갑산 2022. 1. 27.

가장 가까운 일본 규슈에 온천 지역으로 소문난 벳부가 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여행 간다는 일본 후쿠오카와 벳부 지역 여행이 나는 이번이 처음이다. 홋카이도를 지나 도쿄와 오사카 그리고 나라와 교토를 거쳐 오키나와까지...

 

그간 나름대로 열심히 일본 지도 곳곳에 여행자의 발자취를 남겨왔다. 그럼 이번 여행지 벳부는 어떤 곳일까?

여행 전 벳부를 검색해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소개되고 있는 벳부의 관광지는 매우 한정적이었다.

 

여행을 다녀온 후에야 자신 있게 말하지만 벳부는 정말 작고 소소한 일본의 시골 마을이다.오이타현 가장 안쪽에 위치한 바다와 접해있는 온천 마을로 뻔(?) 하지만 찐(!) 한 감동과 힐링을 줄 수 있는 여행지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하루 또는 이틀 정도 머물면서 다른 지역 여행과 함께 하는 여정이라면 벳부만한 곳이 없다. 벳부를 처음 여행하게 되면 반드시 거쳐야 할 벳부 여행의 정석을 소개한다.

 

▶벳부 여행의 시작은 지옥 온천 순례

 

벳부에서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곳을 꼽으라면 바로 온천이다. 그것도 이름마저 거창한 지옥온천 순례!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이 여행은 지옥을 연상케 하는 온천을 순례하는 것이다. 벳부를 멀리서 바라다보면 곳곳에 수증기가 자욱한 모습을 볼 수 있다.이것은 무려 3,000여 개에 이르는 온천이 유지,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지고쿠 메구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지옥온천 순례 코스는 온천으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자연 현상들을 테마로 이색적인 장면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다.원래 '지코쿠'란 이름의 유례는 지하 250~300m의 깊이.

 

100도 전후의 열탕과 분연이 솟아나서 붙여진 이름으로 8개의 지옥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8개의 지옥이 거의 옹기종기 모여 있어 모두를 관람하여도 어렵지는 않은 코스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면 2~3곳 정도만 둘러봐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중 가장 인기가 있는 곳으로는 우미 지고쿠(바다 지옥), 가마도 지코쿠(가마솥지옥), 오니야마 지고쿠(도깨비 지옥) 정도? 이렇게 3곳을 둘러보게 되면 보통 반나절 정도가 소요된다. 물론 쉬엄쉬엄 눈과 배를 함께 채워가며 관람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 지옥 코스에서 늘 등장하는 온천 달걀과 리무네, 그리고 지옥 푸딩은 꼭 한번 먹어 볼 만한 추억의 먹거리가 되겠다.

 

지옥 온천의 온천수의 색상이 각기 다른 이유는 온천수 성분 상태에 따라 그 색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온도가 낮을수록 결정도가 높아 더 푸른 에메랄드빛을 나타내고, 온도가 높을수록 점토 성분이 많아 붉은색의 뜨거운 열탕이 만들어진다.에메랄드빛의 온천보다는 확실히 붉은색 이 뜨거운 열기속에 악어가 출현하는 코스도 있으니 놀라지 않도록 주의를 요한다.

 

온천 순례에서 만난 온실이다. 뜨거운 온천수를 이용해서 4계절 내내 열대기후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지옥온천 순례가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것은 예상치 못한 이색 공간들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족욕을 할 수 있는 공간, 악어를 만날 수 있는 순간, 가지각색의 자연의 색으로 물든 온천들... 어느 곳 하나 뻔(?) 하지 않은 볼거리들로 가득하다.

 

Tip. 지옥온천 순례
⊙ 운영시간 08:00~17:00
입장요금 각 400엔 / 지옥온천 순례 공통권 2100엔


전화번호
다츠마키 지고쿠: 0977-66-1854 / 시라이케 지고쿠: 0977-66-0530 / 오니야마 지고쿠: 0977-67-1500 /
카마도 지고쿠: 0977-67-3171 /
치노이케 지고쿠: 0977-66-1191 / 야마 지고쿠: 0977-66-0647/ 오니이시

보즈 지고코: 0977-27-6655 / 우미 지고쿠: 0977-66-0121

 

▲벳부타워 / 50여 년의 세월을 버텨낸 빈티지 전망대

 

나고야의 TV 타워, 츠텐카쿠에 이어 일본에서 3번째로 지어진 고층 타워라고 소개되는 곳. 1950년대에 완공되었다고 하니 족히 60년은 넘었다. 누군가는 낡고 오래돼 추천되지 않던 타워다.하지만 필자는 가급적이면 새로운 여행지의 타워는 놓치지 않고 올라가 본다. 무엇보다 타워 전망대에 올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여행지의 모습을 감상하기 위함이다.

 

비록 17층 높이로 다른 지역 전망대에 비해서는 낮은 타워지만 벳부의 풍경을 감상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단지 노후된 시설과 얼룩진 건물 유리창 때문에 깨끗하고 쨍한 사진을 확보하긴 어렵지만, 이것도 다 벳부만의 추억으로 남는다. 인위적이지 않은 진정한 빈티지함(?) 이라고나 할까. 우리나라 70~80년대를 연상시키는 전망대 휴게실에 앉아 잠시 시간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본다.

 

한눈에 들어오는 벳부의 모습은 정말 아담하고도 수수해 보인다. 앞서도 이야기했듯 벳부 추천 여행지에 큰 이변이 없는 이유가 이 타워에 올라보면 정확히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곳곳에 수증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온천과 료칸, 그리고 특별하고 뛰어난 미각의 소유자들이나 찾아가 볼 듯한 숨은 맛집들. 그게 아니면 그냥 작은 어촌 마을 같은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는 해변 정도가 벳부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이자 매력인듯 하다.

 

전망대 한편에 마련된 이곳은 벳부 타워의 역사를 말해주는 사진 코너다. 랜드마크란 진정 이런 것들이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닐까? 1950년대에 완공되어 숱한 자연재해를 이겨낸 현장 사진들. 지진이 일어났을 때도, 저 멀리 아소산에 용암이 흘러내렸을 때도 벳부 타워에서 찍은 사진들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최근 지어진 비콘 플라자의 글로벌 타워 덕에 그 관람객의 수는 줄었을지 모르지만 그 역사와 지리적인 위치가 말해 주듯이 벳부 타워는 지역을 대표하는그만의 가치가 있는 곳이라 생각된다.

 

▲벳부 타워 야경 감상하며 유메타운 까지

 

벳부 시내의 거의 모든 상점들은 일찍 문을 닫는다. 주점과 몇몇 음식점을 제외하고 나면 해가지고 난 거리의 모습은 한가롭다. 그나마 벳부 타워를 중심으로 대형 네온사인과 가로등 불빛이 여행자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벳부 타워 앞 큰길을 따라 걷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이 지역에 소문난 쇼핑 타운이 하나 있다. 유(YOU) 메(ME)라고 쓰인 곳! 현지식 발음으로 유메타운이다.

 

여러 상점들이 입점해 있지만 그중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단연 GU와 유니클로다. 사람들이 많이 붐빌 정도는 아니어도 한국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이곳을 거쳐가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마음을 사로잡은 곳은 1층 푸드코드에 위치해 있던 '미소노야'라는 라멘 전문점이다.

 

홋카이도에 유명 맛집으로 소문난 라면을 이곳 벳부에서 맛보게 된다. 그것도 삿포로 맥주와 함께 반주 세트로 주문하면 저렴한 가격에 한 잔(?) 시원하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안주로 완성되어 나온다. 간단한 요기가 필요한 순간이라면 강력 추천하고 싶다.

 

▲벳부 여행이 처음이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스기노이 호텔

 

여태껏 여행을 다니며 누군가에게 그곳 여행지에 특정 호텔만을 강력 추천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곳 벳부는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 필자 또한 벳부의 첫날밤을 이곳 스기노이 호텔에서 머물면서 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스기노이 호텔을 언급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벳부 여행의 정석이라는 제목도 스기노이 호텔을 이야기하기 위함일지도 모르겠다

 

일본에서도 온천 여행지로 유명한 벳부는 벳부 8탕이라 칭하는 8대 온천지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칸카이지 온천지구로 불리는 산의 경사면에 자리한 스기노이 호텔은 일본 현지인들도 가장 선호하는 리조트 시설을 갖춘 벳부 최고의 호텔이다. 벳부를 크게 한 바퀴 둘러본다면 어렵지 않게 왜 스기노이 호텔이 그간 넘버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일단 다른 곳보다 호텔 이용료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스기노이 호텔을 한번 둘러본다면 그 가성비에 놀라게 된다 스기노이 호텔은 '아쿠아비트 레저'라는 대규모 수영장 시설을 갖추고 있고 '타나유'라 불리는 노천 대 전망 온천이 있다. 그리고 인생 샷에 많이 등장하는 '더 아쿠아 가든' 인피니티 풀은 벳부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일출이나 일몰을 감상하는 포인트로도 아주 유명한 곳이다

 

무엇보다도 매일 밤 펼쳐지는 '아쿠아 가든'의 레이저 분수쇼는 정말 환상적이다.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감상하는 공연은 짧지 않았던 이번 여행의 기억 속에 하이라이트로 남을 정도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 번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패키지란 사실 그리 흔치 않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고 수영장 물놀이를 즐기는 아이들부터 여유롭게 호캉스를 즐기는 젊은 청춘들, 그리고 뜨끈한 온천 욕으로 지친 피로를 달래는 어르신들까지 어느 세대 하나 빠지지 않고 이곳에 대한 만족감은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스기노이 호텔만의 또 다른 자랑. 최고급 요리를 선보이는 '씨즈' 뷔페 레스토랑이 있다. 제철의 식재료만을 사용해 그 자리에서 조리를 해 선보이는 일식, 양식, 중식이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그 맛이 일품이다. 벳부의 료칸에서 맛보는 가이세키 요리 대신 선택한 뷔페이기에 그 고민은 더욱 신중했다. 하지만 여행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지금도 스기노이 호텔의 석식과 조식 뷔페는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다른 부대시설이 아무리 좋다고 하여도 정작 하룻밤을 묶어야 할 룸이 별로였다면 이 호텔이 이렇게 유명세를 치렀을까?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이렇게 넓은 룸은 처음이다. 스위트룸도 아니고 그냥 '본관'의 일반 룸이다.

 

스기노이 호텔의 룸은 '본관'과 '하나관' 이렇게 둘로 나누어져 있다. 본관에 비해 신관인 '하나관'이 나중에 생긴 건물로 가격도 조금 비싸고 시설도 깨끗하다. 하지만 역사 깊은 오래된 호텔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 대비 정말 훌륭한 리조트호텔이라고 평점을 주고 싶은 곳이다.

 

벳부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벳부를 떠나는 순간까지 잠시라도 여행에 대해 큰 고민에 빠진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렌터카를 타고 그냥 그 길 위를 달렸고, 예정되어 있는 호텔에서 힐링의 순간을 즐겼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되는 벳부의 명소들을 시간이 흐르듯 따라다녔다. 언제나 짜인 틀과 큰 계획 아래 고민해야 하고 만들어 가야 하는 조바심을 버리게 되는 곳. 벳부는 나에게 그런 소소하고 힐링이 되는 일본의 작은 마을로 기억 속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