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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ㅡ포츠난(Poznań)ㅡ작지만 힙한 도시, 포즈난

by 삼수갑산 2022. 9. 9.

폴란드 포츠난(Poznań)ㅡ작지만 힙한 도시, 포즈난

▲포즈난의 평범한 일요일 일상

 

일요일의 유일한 단점이었다. 쇼핑몰도 빵집도 문을 닫았다. 호텔에서 조식을 먹은 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정처 없이 거리를 쏘다니기. 그러다 보석 같은 가게라도 하나 발견한다면 그걸로 족할 요량이었다. 포즈난의 느낌은 어딘가 젊고 힙했다. 마이크로 브루어리와 DJ 부스를 갖춘 바, 창고를 개조한 미술관 등이 결정적인 단서였다.

 

▲원본출처 / graphicmaps.com

 

▲포즈난 광장에 있는 소녀상. 밤베르크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을 기념해 1915년 세워졌다

 

포즈난은 실제로 젊다. 약 60만명 중 12만명, 즉 인구의 5분의 1 가량이 대학생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제에도 활력이 있다. 폴란드 전체의 실업률이 평균 5~6%인 데 비해 포즈난의 실업률은 1% 미만을 자랑한다. 젊은 취향에 걸맞는 카페와 갤러리, 퓨전과 모던을 표방하는 레스토랑들도 최근 몇 년 새 부쩍 늘었다.

 

그런데 포즈난에서 나고 자란 포즈난 시티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폴란드에서 포즈난 사람들의 이미지는 의외로 딱딱하단다. 좋게 말해 정확하고 나쁘게 말해 재미없는 독일인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나. 아주 터무니없는 편견은 아닌 것이(라고 말하던 그는 충분히 재밌었다), 18세기 말 폴란드가 오스트리아, 러시아, 프로이센령으로 나뉘던 시절 포즈난은 프로이센(지금의 독일)에 속해 있었다.

 

포즈난 사람들의 별명이 ‘감자’가 된 것 또한 독일과 깊은 관련이 있다. 18세기 초 포즈난으로 이주해 온 독일 밤베르크의 농민들이 감자를 심기 시작하면서부터 감자는 포즈난의 대표 특산물이 됐다.

 

▲포즈난 오페라하우스를 지나 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길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거리는 온기를 되찾았다. 오전 산책 끝에 닿은 정처는 포즈난 광장.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역시나, 프라가 맛이 참 좋았다. 작물에도 사람에도 두루 쓰이는 ‘프라(pyra)’는 포즈난 사투리로 감자라는 뜻이다.

 

▲포즈난 크루아상 박물관(Rogalowe Muzeum Poznania )

 

포즈난식 크루아상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곳. 온라인으로 방문 예약을 할 수 있다. 로마 장군이었던 성 마르틴의 이야기에서 유래됐다고 하여 ‘마르틴 크루아상(St. Martin Croissants)’이라고 불리는 포즈난의 크루아상은 프랑스식 크루아상과는 다르다.

 

81겹 반죽 안에 비스킷, 아몬드, 양귀비 씨, 건포도 등 속을 가득 채워 넣고 겉에 설탕 시럽을 듬뿍 발라 마무리한다. 마르틴 크루아상 1개의 열량은 1,200칼로리에 달하니 속을 비우고 갈 것.

 

출처 / Travie / 글·사진 김예지 기자 / 취재협조 / 폴란드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