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남 아시아****국가들/⊙부탄왕국****기행

부탄ㅡ지치고 가난한 영혼을 따뜻하게 안아줄 그곳, 부탄

by 삼수갑산 2021. 8. 16.

지치고 가난한 영혼을 따뜻하게 안아줄 그곳, 부탄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수도인 팀푸는 해발 2400m에 위치하고 있다. 신호등이 없는 도시로, 왕추강 계곡을 따라

길게 늘어선 도시는 마치 우리나라 지리산 자락처럼 한적하게 보인다.멀리 히말라야 설산이 보인다

 

부탄으로 오는 길은 여전히 멀고도 어려웠다.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팀푸에서 30여km 떨어진 파로(Paro)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1984년도에 개통한 파로 공항은 단 두 대의 비행기가 승객을 실어 날랐다.

 

그러나 우리처럼 육로를 이용해 입국을 하는 경우에는 높은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몇날 며칠을 걸려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 부탄이다.1970년대 후반에야 외국인들의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한 부탄은 오랫동안 고립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도 가이드를 고용하지 않으면 여행이 허용되지 않고, 하루에 200~290달러의 여행세가 부과된다.

 

▲원본출처 / graphicmaps.com

 

▲사원, 곰파, 종 등 불교 유적들 즐비… 산악트레킹 코스도 많아

 

떠나기 전의 내 마음은 답답하고 우울했으며 또한 어떤 사람들에게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 게다가 국내정치 상황은 물론이고 국제외교 상황도 나를 포함한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행복지수(Gross National Happiness)가 아시아 1위, 세계 5위라는 부탄(Bhutan)으로 여행을 가게 된 것은 커다란 행운이자 힐링(Healing)의 기회였다.

부탄은 국민총생산지수(GNP)를 기준으로 판단하면 상당히 가난한 국가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심리적 행복감은 매우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행복의 질이나 종류에도 여러 유형들이 있는데 경제적으로 빈곤한 국가의 국민이 과연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정부(왕정 이후 입헌군주제)의 통제와 관리로 인해 제대로 개방되지 않은 국가다 보니 국민들이 세상 돌아가는 내용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이겠지 하는 주관적 분석을 섣부르게 해봤다.

그러나 부탄 국민들 스스로는 물론이고 부탄을 다녀온 수많은 부유한 나라의 외국인들조차 그들의 매우 순수하고 순박한 마음과 일상에서의 행복한 모습에 매료되어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하는 나라가 바로 부탄이다.

 

그래서 ‘그들이 살아가며 느끼는 행복감의 원천과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 궁극적으로 그들을 행복하게 할까? 그리고 나는 짧은 여행기간 동안 그것을 찾아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출발했다.

‘태국 방콕에서 환승(Transit)한 부탄 국적 항공사는 ‘드룩(Druk, 龍) 에어라인’이었는데 드룩(Druk)은 부탄 신화와 부탄 국가 상징에 등장하는 ‘뇌룡(Thunder Dragon)’이다. 부탄의 국기에도 부(富)를 대표하는 보석을 들고 있는 용이 그려져 있다.

 

종카(Dzongkha)에서 부탄은 드룩 율(Druk Yul, 드룩의 땅)이라 불리며, 부탄의 지도자는 드룩 갈포(Druk Gyalpo, Thunder Dragon Kings)라 불린다. 불교의 전파와 함께 용의 전설은 티베트에서 시작해 부탄으로 퍼졌다고 한다.

 

▲왕추강을 따라 조욯하게 들어선 부탄의 수도 팀푸시

 

'지구 상의 마지막 샹그릴라'라 불리우는 부탄에 도착한 다음날, 수도 팀푸에 도착했다. 얼마나 가고 싶었던 곳이던가? 아내와 나는 7년 전에 품었던 여행의 꿈을 드디어 이루고 있었다.

 

부탄에 여행을 가기로 결심을 한 뒤 7년이 지나서야 늦게 그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것도 여행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영향이 크다.

 

4박 5일 일정의 짧은 일정이지만 하루에 200달러, 총 1인당 1000달러의 비용은 너무 비싸다. 거기에 항공요금은 별도다. 물론 그 비용 속에는 먹고, 자고, 구경하고, 움직이는 교통비와 가이드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지만, 우리처럼 배낭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여전히 버거운 요금이다.

 

그래도 우리는 부탄여행을 위해 절약을 하며 돈을 모았고, 아이들이 십시일반 여행비용을 보태주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부탄에 있다. 이렇게 여행비용이 비싼데도 세계의 여행자들은 부탄을 찾는다.

 

환경 오염 등을 고려하여 부탄은 여행자 수를 제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탄여행을 희망하는 여행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07년 기준 부탄을 여행한 사람 수는 20,000명이 넘는다. 부탄은 가난한 나라이지만 티베트나 네팔처럼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고 환경 오염을 우려해서라고 한다.

 

▲부탄 수도 팀푸의 시내 중앙로. 수도인 팀푸에는 물론이고 부탄 전국에 교통신호등이 하나도 없다.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는 팀푸의 경찰

 

▲협곡에 위치한 파로국제공항에 안착한 부탄 드룩항공사의 제트여객기

 

‘뇌룡의 나라’다운 아찔하고도 멋진 비행기 착륙

드룩 항공사 비행기가 중간 기착지인 인도의 콜카타공항에 착륙해 탑승자들을 내리거나 태우고 30분 만에 다시 이륙했다. 부탄의 영공 가까이 들어서자 멀리 히말라야 산맥의 하얀 설산들이 눈에 들어왔다.

 

부탄 제2위봉인 조몰하리(Jomolhari 7326m)와 인도 시킴(Sikkim)주(州)와 네팔의 동쪽 끝에 연해 있는 캉첸중가(8,586m)는 아주 가까이 보였다. 곧이어 파로(Paro)공항에 착륙하겠다는 기내방송이 나왔다.

“아니? 승객 100여 명 가까이 탑승한 덩치 큰 제트항공기(A319-100)를 착륙할 만한 공간이 전혀 없어 보이는 좁은 협곡에 착륙을 시키겠다고? 활주로가 있기는 한 거야?”

불안한 마음이 드는 순간, 여객기는 마치 전투기가 전술비행을 하듯이 협곡 사이를 요리조리 돌면서 파고들었고, 결국 해발고도가 2,600m 가까이 되는 파로공항에 무사히 안착했다.

 

참고로 ‘파로공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제공항이고, 이 공항에 제트여객기를 이착륙할 수 있는 자격증을 가진 비행사는 전 세계에서 20여 명밖에 없다고 한다.

눈이 부시게 강한 햇살,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속이 뻥 뚫리는 듯한 깨끗한 공기가 방문객들을 제일 먼저 맞이해 주었다. 중국발 공해물질로 인해 1년 사시사철 대기오염이 심한 나라에서 생활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갖는 상쾌한 느낌일 것이다. 저절로 심호흡이 쉬어졌다.

“구수상뽈라~(How are you?/안녕하세요?)”, “Welcome to Bhutan!”

 

▲붉은 빛이 나는 부탄 전통술. 안동소주처럼 강하다.

부탄 사람들은 두주불사 할 정도로 음주가무를 즐기며 음주문화가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두주불사(斗酒不辭). 부탄사람들은 독한 술을 좋아하고 음주가무를 즐긴다. 일단 술을 입에 대면 고주망태가 될 때까지

마신다고 한다. 군대에서도 럼주와 위스키 제조를 허용한다고 하니 알 만하다.

 

"크앙~, 어이구 독해요!"

"그러게…. 안동 소주맛과 비슷해요."

"매운 음식이나 독한 술, 사람들의 모습이 우리랑 닮은 점이 너무 많아요."

 

 

부탄 말 중에는 우리 말과 비슷한 말이 많다. 놀랍게도 부탄에서도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고, '엄마'를 '아마'라고 부른다. '아저씨'를 '아쌰'라고 하고, 상대방을 부를 때 '어이'와 대답을 할 때 '응'(yes)도 우리말과 유사하다. 주어와 동사의 어순도 비슷하다.

 

학술적으로는 부탄 언어는 티베트와 버마계로 문자는 산스크리트어를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 상당수의 몽골계 혈통이 정착을 하고 있다고 한다. 네팔도 '그룽'성을 가진 사람은 몽골 계통이다.

 

그래서일까? 부탄 사람들은 중국인은 싫어하지만 몽골인과 한국인을 좋아한다. 부탄은 티베트를 집어 삼킨 중국을 싫어한다. 때문에 부탄에는 중국 음식점이 없다. 또한 중국인들에 대한 비자는 매우 까다롭다.

 

부탄 사람들은 중국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티베트처럼 나라를 빼앗기고 말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부탄이 인도에게 경제와 외교 등을 전적으로 의존을 하는 것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부탄 사람들은 '중국'의 'ㅈ'자만 나와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중국을 싫어한다고 한다.

 

▲팀푸 시내 사원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시민들.

 

▲파로공항 가까운 곳에 위치한 파로종(리틀 붓다의 촬영지).

 

▲부탄의 전통복장인 키라를 착용한 여고생들.

 

간단한 입국수속을 마치고 자그마하고 깨끗한 공항을 빠져나오니 여행기간 내내 안내를 맡아 줄 가이드 ‘자도’라는 청년과 운전기사 ‘킬레’가 부탄의 전통의상을 입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키는 제법 컸지만 딱 보기에도 인상이 선하고 순박해 보였다.

함께 간 일간지 기자는 40대 초반의 전형적인 디지털 인간이었다. 그 또한 부탄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감의 근원 그리고 그 수준과 종류가 몹시 궁금했던 모양이었다. 그는 사원(Djong)이나 공원, 사찰 또는 길거리에서 만나는 부탄의 남녀노소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라는 질문을 포함한 대면(對面)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아날로그 인간인 필자는 그런 직접적인 질문을 건네기보다는 평상시 그들의 표정과 말투, 행동거지 등에서 느껴보기로 했다. 8일간 함께 생활할 가이드와 운전기사를 비롯해서 우리가 묵을 호텔의 사장과 종업원들, 그리고 길에서 쉽게 마주치는 학생, 젊은이와 노인들, 경찰과 군인, 상인들, 또한 사원에서 수도하는 승려들의 일상을 차분하게 들여다보면서 과연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한가를 파악하고 싶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비록 가난했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았던 1960~1970년대 우리의 모습과 대단히 흡사했다. 순수하고 순박하고 욕심이 많지 않았기에 행복했던 그 시절, 친척들과 이웃들이 거의 다 비슷비슷한 수준으로 살았기에 마음 터놓고 함께 어울리며 서로 나누고 도왔던 그 시절의 우리 삼촌,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과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래서 마치 과거로 여행 온 것 같은 느낌이고 풍경이었다.

 

▲부탄에서 가장 아름답고 성스로운 장소로 꼽히는 탁상사원.

 

◆평온한 ‘마음의 균형’과 올바른 ‘종교적 믿음’

‘행복이란 말이 뭐 별 거겠어요? 그저 그대의 잠꼬대마저 날 기쁘게 하는데…’라는 대중가요 가사처럼 부탄 사람들은 욕심을 버리고 주어진 현재 상황이나 여건에 대해 만족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 주변에는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기본적 요소가 있었다.순박한 이웃들, 영혼을 다스려주는 종교, 맑고 깨끗한 자연, 넉넉하지는 않지만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복지(무상교육, 무상의료)가 그것이었다.

 

그로 인해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안전하고 평온할 수 있게 보장해 주니 큰 걱정거리나 불안감이 없을 것이다. 그게 바로 행복의 근원이 아닐까 싶다.물론 그들 정부와 국민들도 고민과 걱정거리는 있었다. 우리가 산업화, 민주화, 개방화를 겪으면서 직면했던 수많은 고민들과 문제점들을 그들도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면 주변 강대국(인도, 중국)과의 관계, 청년실업 문제, 개방과 개발에 따른 무질서와 환경파괴, 인프라 건설과 복지 유지 및 확대 등에 필수불가결한 자금과 기술 및 인원 확보 등의 문제들이었다.

 

부탄 정부는 그들 나름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네 가지 전략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 둘째는 자연환경의 보존, 셋째는 문화적 독창성의 유지, 넷째가 좋은 정부다.

 

공정하고 지속적인 사회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영적인 성장 또한 중요시하고, 불교적 생태주의에 기반해 국토 60%는 삼림으로 유지되어야 함을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자연환경 보존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독창적인 고유문화를 지키고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근무시간에는 반드시 전통복장 착용을 의무화하고, 일반 주택을 포함한 모든 건축물을 전통적 양식으로 짓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와 더불어 왕과 의회는 올바른 통치구조의 확립과 리더십 함양 또한 행복의 필수조건이라고 믿고 추구한다. 결국 행복의 근원은 돈이나 물질이 아니라 자질과 능력이 훌륭한 리더, 지역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깨끗한 생활환경과 욕심 없는 평온한 ‘마음의 균형’과 올바른 ‘종교적 믿음’이라는 사실을 부탄 사람들로부터 느낄 수 있었다.

 

▲팀푸 외곽 산중턱에 위치한 51m 높이의 금불상인 부다 도르덴마.

 

▲수도 팀부 남쪽에 위치한 심토카 종(Simtokha Djong).

부탄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사원으로 지금은 어학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행복은 결코 먼 곳에 또는 부유한 곳에 있는 게 아니었다. 바로 우리와 가까운 곳,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부탄을 가고 싶어하고, 다녀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큰 만족감을 표시하는 이유가 바로 ‘진한 그리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곳엔 우리들의 과거, 그리고 소중한 추억이 있으니까!

‘그리워하라.

내일을 보며 살게 된다. 그리움은 우리를 붙들어 두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마음을 넓게 해주고 우리를 자유롭게 숨 쉬게 한다. 그리움은 우리 삶에 인간적인 존엄성을 부여한다.’

-안젤름 그륀의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중에서 -

◆셀 수 없을 만큼 불교 유적지가 많은 佛國土

국토 면적(38,394㎢)이 스위스와 비슷하고 현재 인구 약 75만의 부탄은 불교를 국교로 하는 국가이다. 6세기부터 전파된 불교로 인해 전 국토에 불교사원(monument), 곰파, 종(Djong)과 유적들이 즐비하게 존재하며 부탄인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 주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의 불교신자들이 생전에 꼭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하다.

가볼 만한 유적지로는 국제공항이 있는 파로(Paro, 해발고도 1,800~5,400m) 지역에 1649년에 지어진 드룩갈종(Drukgyal Djong)과 파로종(Paro Djong), 파로종의 감시탑(Watchtower)이었다가 1968년 국립박물관으로 리모델링된 타종(Ta Djong), 그리고 파로계곡의 900m 절벽 위에 지어진 부탄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성스러운 곳으로 꼽히는 탁상사원(Taktsang Monastery, ‘Tiger Nest’라고도 불림)이 있다.

 

▲조리그 추숨(Zorig Chusum) 교육기관에서 전통예술과 기술을 배우는 학생들.

 

▲도출라고개(3,140m)에 위치한 드룩 왕갈 초르텐(108개의 불교승탑).

 

히말라야 설산에서 시작되는 왕추(Wang Chhu)강이 흐르는 수도 팀푸(Thimphu, 고도 1,800~5,400m)에는 부탄의 왕족이 거주하고 있다.

 

한때 중앙정부 청사로 사용되었던 타시초종(Tashichho Dzong: 영광스런 종교의 요새)이 있으며, 1974년 제3대 국왕의 모친이 아들을 위해 세운 추모탑(Memorial Chorten)이 시내에 있다. 또한 부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셈토카 종(Semtokha Djong)이 팀푸 시내 중심가에서 9km 떨어진 곳에 있다.

그밖에 학생들이 총 13가지의 전통예술과 기술을 배우는 교육기관 조리그 추숨(Zorig Chusum)과 민속박물관(The Folk Heritage Museum), 팀푸 시내에서 약 6km 거리에 있는 쿤셀포드랑(Kuenselphodrang 또는 Buddha Point라고 불림)에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높이 51m의 금불상인 ‘부다 도르덴마’(Buddha Dordenma)가 있다.

 

그리고 팀푸에서 푸나카(Punakha)까지 가는 길에 있는 도출라고개(Dochula Pass, 해발 3,140m))에서는 멀리 히말라야 설산의 아름다운 파노라마 전경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아시 도르지 왕모 왕축(Ashi Dorji Wangmo Wangchuk)이 세운 108개의 불교승탑 드룩 왕얄 초르텐(Druk Wangyal Chortens)이 있다.

1955년까지 부탄의 수도였던 푸나카(Punakha, 고도 1,200~4,800m) 지역에는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비옥한 계곡이 있으며 포추(Pho Chu)강과 모추 (Mo Chu)강이 흐른다. 두 강 사이에는 부탄을 구성하는 20개주(州)에 한 개씩 존재하는 총 20개의 종(Djong)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푸나카종(Punakha Dzong)이 있다.

그리고 푸나카의 남쪽 지역이자 부탄의 중앙지역으로 가기 전 마지막 도시인 왕듀 포드랑(Wangdue Phodrang, 고도500~5,400m)이 있다. 이곳은 대나무 수공예품, 돌조각 등이 유명하다.

 

이 지역에 있는 강테(Gangtey)와 폽지카(Phobjikha) 계곡은 티베트고원에서 이동하는 ‘검은 목 두루미’의 겨울 고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루미들은 11월 초부터 3월 말까지 관찰할 수 있으며 강테이 곤파(Gangtey Goenpa)언덕에서 계곡 사이 평야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검은목 두루미가 날아드는 폽치카계곡에서 바람에 휘날리는 쉬다르

(부탄인들이 사후, 화장한 유골을 뿌리는 장소에 설치한 하얀  깃발).

 

▲푸나카 지역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의 축구시합.

 

그외 부탄왕국의 동부와 서부를 나누는 중앙부에 위치하며 역사적으로 국가 통일의 시도가 시작된 트롱사(Trongsa) 지역(고도 800~4,800m)에 1648년에 세워진 트롱사종이 있다. 왕실 조상의 집이었으며 부탄 초대왕이었던 ‘우겐 도르지 왕축’이 왕위 즉위 전에 주(州) 관리 영주(領主)를 지냈던 지역이다. 이후 모든 왕은 왕이 되기 전에 트롱사에서 영주를 지낸다.

◆수많은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

부탄에는 히말라야산맥과 인접한 산악국가답게 매우 험한 산악트레킹 코스를 비롯한 트레일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그 트레일들은 오래전 네팔과 티베트로부터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승려들이 걸어온 길들과 무역을 하기 위해 동서남북을 오고 다닌 사람들의 발길로 만들어진 길들이다.

 

그야말로 가이드와 함께 그냥 편안하게 걸으면 되는 코스(마을길, 둘레길)부터 네팔의 고산 트레킹 코스처럼 전문 가이드와 요리사, 포터 등을 반드시 대동해야만 하는 코스들도 있다. 아쉬운 것은 부탄 정부에서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자연과 환경보호 및 주민 생활보호와 고유문화 보존을 위해 네팔의 히말라야 트레킹과 같은 행위를 자유롭게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화와 개방화를 무시하고 부탄을 낙원으로 보존하겠다는 게 정부의 전략이자 기본방침인 탓이다. 따라서 가이드가 없는 자유 배낭여행, 캠핑 등도 일절 금지되어 있다. 현재 탐방이 허용되어 있는 코스는 10여 개에 불과하다.

 

▲부탄 농촌 지역의 여인들이 감자를 심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부탄은 국가종교인 대승불교를 바탕으로 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지켜나간다. 신화나 전설이 담긴 춤은 종교의 역사와 가르침을 담고 있어 사람들의 종교심을 더욱 높인다. 부탄의 건축, 축제, 의상을 통해 그들의 독특한 전통 문화를 감상할 수 있다.부탄 여행의 적기는 3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그리고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이다. 부탄으로의 여행은 다른 나라

여행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부탄의 여행사를 통해 미리 여행 신청을 하고,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며 여행 경비를 먼저 보내야 한다. 모든 비자는 팀푸(Thimphu)에서 발급된다. 관광비자는 현지 라이선스 여행사와 직접 또는 국내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관광객에게만 발행된다. 관광비자 신청은 여행사가 제출한다. 비자 받는 데 적어도 10일 걸린다.

부탄의 통화는 엉걸트럼(Ngultrum: Nu)으로, 인도 루피와 동등하다. 1달러는 약 66Nu(2017년 4월 기준). 관광객이 내는 총비용의 40%는 정부로 입금되어 그 나라의 복지(교육, 의료 등)에 쓰인다. 나머지 40%는 관광객의 숙박과 음식, 입장료, 서비스 비용이고 그것을 제한 나머지 20%가 여행사 수수료와 가이드 등의 인건비로 쓰인다.

부탄으로 가는 비행거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직항로가 없다. 오고갈 때 태국 방콕의 ‘수완나폼’ 공항에서 10시간 가까이 기다려야만 하니 그게 좀 지루하다. 하지만 부지런한 여행객들은 그 시간을 이용해서 방콕 시내관광을 할 수 있으니 오히려 더 유익하고 알찬 일정이 될 수도 있다.

부탄에는 국내항공편이 없고 철도도 없다. 계획된 일정에 의해서 예약된 버스, 승용차나 SUV 차량을 이용하고 반드시 가이드와 동행해야만 한다. 파로나 팀푸 지역에서는 산악자전거를 이용해 관광할 수 있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에는 목적지를 얘기하고 가격을 흥정해야 한다. 외국인들에게는 몇 배의 요금을 요구한다.

 

◆불교축제의 나라, 부탄으로 여행을 가려면?
3월 초~5월 중순, 10월 말~12월 초가 적기

부탄의 20개 주 곳곳에서 1년 사시사철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주로 종(Djong)에서 열리는 종교 축제인데
불교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사들이다.

 

하이라이트 축제로는 노마드 페스티벌(Nomad Festival, 2.23 붐탕), 사크텡 축제(Sakteng 축제, 6.12~16 삭텡, 라캉), 로열 부탄 꽃축제(6.4 파로), 로열 하이랜드 축제(10.16~18 라야, 가사), 조몰하리 마운틴 축제(10.8~9

조몰하리 베이스캠프), 두루미 축제(11.11 폽치카, 왕듀), 드룩 왕겔 축제(12.13 도출라, 팀푸) 등이 있다.

 

▲ 저울을 달아 물건을 팔고 있는 팀푸 주말시장. 우리나라 장터와 비슷하다.

 

지방에서 올라온 각종 농산물이 풍성하게 쌓여 있었다. 야채·곡물·과일·건어물·약초·고추·감자·양파·당근·상추·고구마·버섯…. 다양한 야채와 과일·수공예품을 늘어놓고 파는 아주머니들의 모습도 영락없이 한국의 아주머니들과 같다.

 

▲ 팀푸 주말시장에서 팔고 있는 말린고추 엄청맵다.

 

점심을 먹고 주말시장에 들렸는데 정말 고추가 많았다. 말린 고추, 풋고추의 모양이 우리나라 청양고추나 영양고추처럼 모두 매운 고추다. 시장 바닥에 고추를 늘어놓고 파는 모습도 우리나라 장바닥과 흡사하다.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부탄은 고추 생산량이 10,447MT(2007년기준)에 이른다.

 

팀푸의 주말시장은 우리나라 장터를 연상케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 열리는 장터는 우리나라 오일장과 흡사하다. 구례장터 같은 풍경이랄까? 마침 팀푸에 도착한 날이 토요일이라서 장터가 열리고 있었다.

 

▲ 팀푸주말시장 풍경. 우리나라 장터와 비슷하다.

 

▲ 팀푸 주말시장 건어물

 

음주 문화, 매운 음식, 어른을 공경하는 풍습, 12간지에 따른 사주팔자 보기, 용과 호랑이를 선호하는 풍습도 우리와 비슷하다. 팀푸의 재래시장에서 잃어버린 우리 과거 모습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