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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 아시아****국가들/⊙말레이시아*기행

말레이시아ㅡ말라카(Malacca)ㅡ말라카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 다섯 가지

by 삼수갑산 2022. 2. 2.

말라카(Malacca)

말라카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 다섯 가지

▲트라이쇼(Melaka Trishaw. 자전거인력거)

 

말라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인력거인 ‘트라이쇼’다.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수레엔 작은 지붕이 달려있고 오른쪽에 자전거가 붙어있다. 손님이 타는 곳에는 화려한 소품과 캐릭터로 장식되어 있다.

 

과거 말라카 사람들은 트라이쇼를 시장에 갈 때 교통수단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형편이 괜찮은 사람들은 학교 갈 때도 이용했다고. 색색의 꽃을 달아 꽃마차로 불리던 트라이쇼는 꽃 대신 귀여운 캐릭터 인형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원본출처 / graphicmaps.com

 

말라카(Malacca)는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섞여 살아가는 곳이다. 교회와 이슬람 사원, 중국식 사원이 모여 있으며 골목 어귀마다 색다르고 다양한 풍경이 펼쳐진다. 그뿐만 아니라 말라카에서만 할 수 있는 인력거 체험과 공연 또한 이색적이다. 다른 곳이 아닌, 말라카이기에 더 아름다운 풍경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트라이쇼를 타고 골목을 누비기

 

자전거로 달리니 그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속도로 주변을 살필 수 있다.

덕분에 말라카 골목의 곳곳을 보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차이나타운 /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

 

▲차이나타운 /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

 

트라이쇼를 타고 골목을 달리다 보면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이슬람 사원에 북적이는 사람들을 지나치면 인도식 사원이 있고, 붉은색 등이 죽 늘어서 있다. 바로 차이나타운이다.

 

이곳은 현지인들은 존커 스트리트라 부르지만, 관광객들에게는 차이나타운이라 불리는 곳이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가게, 여러 종교의 사원이 골목골목에 숨겨져 있다.

 

골동품점과 작은 미술관, 특색 있는 식당들이 많다. 해가 지면 야시장으로 변하는 곳이다. 매주 금, 토, 일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는 벼룩시장도 열린다고 하니 낮과 밤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존커 스트리트 바로 옆 골목인 히런(Heeren Street) 스트리트와 함께 둘러보는 것도 말라카를 더 잘 느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첸훈텡(청홍텐) 사원 (Cheng Hoon Teng Temple)

 

말라카 왕국 시대 중국 명나라 영락 황제의 딸 황리포 공주가 말라카 4대왕 술탄만수르샤에게 시집올 때 함께 이주해온

중국인들이 말라카에 깊은 문화 흔적을 남겨놓았다.

 

황리포 공주와 함께 이주해온 중국인 후손들이 지은 사원, 첸훈텡 또는 청홍텐이라 불리는 곳이다. 청운정(青云亭)이라고도 하며 단어 그대로 풀어보면 녹색 구름 사원(Green Clouds Temple)이라는 예쁜 뜻도 담고 있다.

 

1646년에 명나라 정화 장군을 기리기 위해 세웠으며,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식 불교사원이다. 이 사원에서는 1406년에 이 땅을 찾은 정화 장군을 기념하는 비석 또한 볼 수 있다.

 

정화 장군은 말라카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데 콜럼버스, 마르코 폴로보다 60년 먼저 대항해를 하기 시작했으며 말라카를 명나라의 정식 속국으로 임명한 뒤 보호해준 인물이다.

 

또한 정화 장군 군대의 군인들과 말레이시아 여자를 결혼시킴으로써 그 자식이 남자면 ‘바바(Baba)’, 여자면 ‘뇨냐(Nyonya)’로 칭하게 된다. 이는 말라카의 중심 문화로 자리 잡는다.

 

청홍텡 사원 앞쪽 길은 ‘죽은 자를 위한 거리’다. 이곳 중국인 후손들은 사후세계 사람들도 이승과 같은 생활을 한다는 믿음을 중국 본토인보다 훨씬 깊게 간직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길이라고 한다. 향을 태우며 간절히 기도하는 이들의 믿음만큼 더 오래된 게 있을까 싶다.

 

말라카의 랜드마크 앙코르 말라카 공연장

 

세계 영화계의 거장 장예모(Zhang Yimou) 감독 군단이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 말라카에서선보이는 문화예술 공연이다.

1400년 이후 현대까지 총 6세기에 걸친 말라카의 역사를 70분간의 화려하고 웅장한 공연으로 재현했으며 360도 회전 좌석 플랫폼과 4개의 무대로 구성했다. 동남아시아 최초의 극장으로 최신 음향 및 조명, 비디오 시스템 도입했다.

 

▲공연장 입구

 

말라카 왕국의 건립자 파라메스와라(Parameswara)의 이야기로 시작해, 앞서 소개했던 정화 장군의 이야기와 바바와 뇨나,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진다. 라카의 문화적, 인종적 다양성과 600년 역사를 7장으로 나눠 보여준다거대한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서사마다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 무용과 움직임을 볼 수 있다. 공연을 보고 나면 말라카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말라카 해상모스크(Melaka Straits Mosque)

 

2006년에 완공된 중동과 말레이시아 건축술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해상 모스크다. 노을이 지는 석양에 방문하면 매우 아름다우며 수심이 깊어지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여 해상 모스크라는 별명이 생겼다. 사원 옆에는 30m 높이의 첨탑이 등대처럼 우뚝 서 있다. 이곳에서 이슬람교에서 신도에게 예배 시간을 알리는 소리인 '아잔'이 울려 퍼진다.

 

▲해상모스크에서 감상하는 일몰

 

일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사원으로 들어갈 순 없지만, 바다와 함께 근처로 펼쳐지는 석양은 푸른빛과 보랏빛으로 물들인다. 잔잔한 물소리와 함께 아잔이 퍼지는 사원에서 보는 일몰 또한 말라카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리라.

 

말라카에서만 볼 수 있고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은 모두 이곳, 말라카이기 때문에 더욱더 특별하고 아름답다. 트라이쇼를 타고 말라카 골목 곳곳을 누비고 다양한 종교를 믿는 이들을 바라보자. 말라카와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CHRIST CHURCH MELAKA

 

▲CHRIST CHURCH MELAKA

 

그리스도 교회 또한 1753년 네덜란드 지배 당시에 지어졌으며 요즘에도 이곳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북적이는 관광객들과 인력거 트라이쇼(Melaka Trishaw)에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현지인들이 보인다. 광장을 중심으로 펼쳐진 분홍빛 건물들이 언제 봐도 아름답다.

 

광장 한쪽에는 네덜란드 총독의 공관이었던 스타더이스(Stadthuys)도 볼 수 있다. 스타더이스는 네덜란드 말로 시청(City Hall)이라는 뜻인데, 동양에 남아 있는 네덜란드 건축물로는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거리를 통틀어 스타더이스거리라 부른다.

 

▲기독교의 흔적,

세인트 폴 교회(St. Paul's Church)

 

광장에서 말라카 해협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오르다 보면 작은 언덕이 있다. 바로 세인트폴 교회다.

이 교회는 1521년 포르투갈인들이 예배당으로 건축했고, 이후 기독교를 박해한 네덜란드와 영국의

침공으로 지붕은 무너지고 현재는 벽체만 남아있는 상태다.

 

▲프란시스코 사비에르 신부의 동상

 

▲자세히 보면 오른쪽 손목이 잘려있다

 

교회 앞에 세워져 있는 동상은 프란시스코 사비에르(Francis Xavier)의 대리석이다.

가톨릭계 수도회인 예수회 소속의 에스파냐 선교사로 '동양의 사도'로 불리며 일본에 최초로

그리스도교를 전한 사람이다. 1545~1547년에 주로 말라카 제도 포교에 전념하였다.

 

▲교회 내부에 세워진 묘비

 

교회 내부로 들어가 보면 벽에 기대어 세워진 묘비를 볼 수 있다. 이곳이 포르투갈인들의 건축 이후 네덜란드 지배 당시

네덜란드 귀족들의 묘지로도 쓰였기 때문이다.'세인트폴 교회'란 이름도 이 시기에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외벽에 남겨진 총탄 자국 또한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말라카를 둘러싼 쟁탈전이 얼마나 치열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전쟁의 잔해,

산티아고 요새(Porta de Santiago)

 

▲포르투갈 군이 사용했던 대포

 

포르투갈과 네덜란드는 말라카의 무역 거점을 확보하려고 전쟁을 벌였다. 세인트폴 언덕에 지어진 산티아고 요새가 1511년에 포르투갈이 네덜란드로부터 말라카 해협을 지키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후 말라카를 점령한 네덜란드와 영국에 의해 산티아고 요새는 훼손되었고 지금은 성채의 문과 대포만이 남아 역사의

잔해들만 남아있을 뿐이다. 전쟁 당시 포르투갈군이 사용했던 대포의 형체가 잘 보존되어 있다.

 

말라카에 남겨진 역사 유적들은 시간을 거스르게 만든다. 말라카의 아름다운 풍경 속 감춰진 아픔과 도시에 숨어있는 다양한 얼굴을 마주하고 싶다면, 말레이시아 말라카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어느새 말라카가 담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