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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국가들/⊙에디오피아*기행

에티오피아ㅡ에티오피아의 예루살렘. 랄리벨라 지하 암굴교회

by 삼수갑산 2022. 2. 23.

랄리벨라(Lalibela)

에티오피아의 예루살렘 / 랄리벨라 지하 암굴교회

▲에디오피아 예루살렘 랄리벨라(Lalibela)

 

에티오피아 북부 타나호수 동쪽 150㎞ 지점의 라리베라를 현지인들은 '거룩한 장소'로 받들고 있다. '아프리카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이곳은 지금도 성당이 11개나 남아 있으며, 마치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이곳은 13세기 초 당시 에티오피아의 자그웨 왕조의 라리베라왕이 건설했다. 놀라운 것은 이 성지가 지상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도록 설계됐을 뿐만 아니라 성당 하나 하나가 거대한 바위를 통째로 깎아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바위산 위에 건물 윤곽만 남겨놓고 수직으로 파낸 다음 지붕과 벽장식 조각을 새겨 넣는 식으로 건설됐으며, 입구와 통로는 전부 미로 같은 터널로 이어져 있다. 이처럼 성당을 비밀스럽게 건설한 것은 당시 주변이 온통 이슬람 세력에 둘러싸여 있던 에티오피아로서는예루살렘을 옮겨 놓은 듯한 기독교 성지를 건설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또 한가지는 홍수에 안전하도록 바위산을 그대로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이디오피아의 크리스마스는 기원후33년경부터 축제로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축제는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아기예수의 탄생을 기억하고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다. 이디오피아 사람들을 라리베라라는 도시를 그들의 예루살렘으로 여기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성지인 라리베라로 모인다. 그래서 라리베라는 순례자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이들은 성탄절의 아침을 기다리다 1월7일의 해가 떠오르면 근처의 산정에서 곱트 교회의 예식에 따라 예배를 드린다. 순례자들은 성직자들이 축복한 빵과 음료를 먹고 마시며 기뻐한다. 예배가 끝나면 연회품을 갖는다에티오피아 북부에 위치한 작은 도시 ‘랄리벨라’는 해발고도 3000m에 위치한 고원도시로 에티오피아인들이 가장 신성시하는 곳이다.

 

‘하늘의 계시’를 받아 에티오피아 7대 국왕 랄리벨라(1181~1221)가 직접 건설 감독하여 120년에 걸쳐11개의 거대 암굴성당을 건설했다고 한다. 암굴성당은 지상에서는 볼 수 없도록 거대 암반을 수직으로 깎아내려 완성했다.

사진은 ‘제2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랄리벨라 암굴성당군 중 가장 마지막에 완성된 성 기오르기스 성당의 모습. 1978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으로 성지순례 필수 코스이다. 특히 하늘을 향해 누워 있는 반듯한 정십자가 단연 압권이다. (출처 / 주간조선.김종연 기자)

 

▲원본출처 / graphicmaps.com

 

▲남서쪽 1교회

십자가형 지하 암벽교회인 베트 기요르기스. 바위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깎아 내려가며 만들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랄리벨라 암벽 교회는 모두 11개인데, 요르단 강을 기준으로 북쪽에 6개, 남쪽 4개, 그리고 강북의 남서쪽에 홀로 떨어진 베트 기요르기스 교회가 있다. 교회를 위에서부터 밑으로 수직으로 깎아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바위 자체가 화산재가 굳어져서 만들어진붉은색의 부드러운 응회암이었기 때문이다.

 

랄리벨라 지하 암벽교회의 경우 교회 하나 하나가 고유의 모양을 가진 십자가를 가지고 있듯이 건립 배경이나 목적, 내부 장식, 전설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공식 안내자의 설명 없이는 교회에 담겨 있는 깊은 의미를 놓치기 십상이다. 베트 기요르기스 교회는 전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교회이다.

 

그 독특하고 아름다운 그리스 십자가(╋) 모양의 건물 사진이 인터넷과 그림책, 여행책을 통해 퍼지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랄리벨라 교회의 대부분이 네모난 사각형 교회인데, 베트 기요르기스는 십자가형이어서 모양부터 독특하다 교회 밑으로 내려가기도 전에 땅 위에서 바라보는 그리스 십자가 모양의 독특한 교회 지붕은 그 자체로도 하나의 예술품이다.

 

지붕은 십자가 3개를 작은 모양부터 중간 크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큰 모양의 십자가를 겹겹이 조각을 해 놓았는데 조화가 완벽하면서도 통일되어 있는 균형감이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너비와 깊이가 각각 12m로 같은 이 교회는 독특한 건축양식과 거의 원형 그대로의 보존 상태로 말미암아 랄리벨라 지하 암벽 교회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땅위에서 보면 이 교회가 어떻게 만들어 졌는가도 한눈에 들어온다. 중국의 둔황 석굴이나 요르단의 페트라 사원이 절벽의 바위산을 옆으로 깎아 들어간 것인 데 반해, 랄리벨라 지하 암벽교회는 바위산 꼭대기에서부터 밑으로 수직으로 파고들어 갔다는 점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둔황 석굴이나 페트라 사원은 멀리서도 건물이 보이지만, 랄리벨라 교회는 비행기를 타고 위에서 보지 않는 한 멀리서는 건물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베트 기요르기스 교회는 우선 바로 한 가운데 큰 바위부분은 남기고 사방에서 12m 깊이로 도랑을 파 내려간 것을 알 수 있다. 그다음 가운데 4각형의 큰 바위부분을 그리스 십자가 형태로 만들었으며, 마지막으로 십자가 형태의 본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부분을 깎아서 출입구를 만든 다음 그 안을 점차 파내어서 예배를 볼 수 있는 바위 안 내부공간을 만들어갔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십자가형 베트 기요르기스 교회

 

▲베트 기요르기스 교회를 위에서 아래쪽으로 찍은 옆 모양의 사진

 

▲기요르기스 교회

 

▲베트 기요르기스 교회의 내부 들어가는 문

 

이 교회는 들어가는 입구부터 독특하다. 십자가형 본 건물로부터 옆으로 조금 떨어진 땅위부터 바위를 깎아서 도랑 같은 길을 만들어 점점 깊이 들어가다 어느 지점에서는 지하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동굴을 통해서 조금 들어서면 바로 지하 교회 입구에 들어서게 된다.

 

▲교회를 너무 사모해 죽어서도 미라로 남은 어느 성직자의 주검

 

입구에 들어서면 옆 벽에 작은 동굴이 있는데, 사람의 유해가 다리와 두개골이 분리 된 채 자연 그대로 미이라가 되어 보존되어 있다. 미이라는 다리와 몸통, 머리가 분리되어 각각 놓여져 있었다.

 

이 교회를 너무 사모해 죽어서도 떠나지 못하는 어느 성직자의 것이라고 한다. 죽은 사람의 시체인 미이라가 징그럽다거나 혐오스럽게 느껴지기 보다는 친밀하게 다가왔던 것은 바로 성직자의 고귀한 사연 때문일 것이다.

 

▲랄리벨라왕이 만들었다는 올리브나무 상자

 

신발을 벗고 바위 속의 교회 안으로 들어가니 성경을 낭송하던 성직자가 왼손에 주황색 천, 오른손에 초록색 천을 걸친 채 붉은 천막을 배경으로 독특한 문양의 십자가 2개를 보여준다. 붉은 천막으로 쳐진 곳은 성직자들만이 들어가는 지성소라고 설명하는데, 십계명이 새겨진 법궤가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벽면에는 성 조지가 용과 싸우는 장면이 그려진 벽화들이 많이 있다. 백마를 탄 성 조지가 긴 창으로 용의 목을 찔러 죽이는 장면인데, 옆에서 여자신도들이 눈을 크게 뜨고 이를 지켜보는 장면도 그려져 있다.

 

이 교회의 이름인 암하릭어의 기요르기스(Giyorgis)가 기독교 성인중의 한명인 성 조지(St. George)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 교회는 바로 '성 조지의 집'이라는 뜻이다.

 

교회 내부 천장에도 십자가를 조각해 놓았는데, 마지막으로 보여주는 것은 오래된 나무상자였다. 성직자는 랄리벨라 왕이 올리브 나무로 직접 만든 상자라고 설명한다. 랄리벨라 왕이 자신이 쓰던 연장을 저장하기 위해 만든 상자라는 것이다.

 

상자의 몸통은 오래된 가구답게 빛이 바랜 것이 역력한데 상자의 문은 최근에 새로 해놓은 듯 하얀 색깔이어서 도통 어울리지가 않는다. 청동색의 자물쇠로 문을 잠가 놓은 것으로 봐서 현재도 여러 도구나 옷가지 등을 넣은 상자로 이용하고 있는 듯 보였다.

 

북쪽 6교회

가장 규모가 큰 사각형 모양의 베트 메드한네 알렘 교회

 

북쪽 교회는 베트 메드한네 알렘 교회를 비롯해 베트 마리암, 베트 다나겔, 베트 메스켈, 베트 미카엘, 베트 골고타 등 6개이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가장 규모가 크고 웅장한 베트 메드한네 알렘 교회이다. 모두 72개의 4각 기둥이 안팎으로 받치고 있는데, 그리스 사원 형태를 갖추고 있다. 교회의 훼손을 방지하고보수공사를 위해 철판 지붕을 씌우고 철제 보호 기둥을 세워 놓았다.

 

교회 한편에는 3개의 빈 무덤이 있는데, 바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의 무덤이다. 물론 종교적 의미의 상징적인 무덤 일 뿐이다. 베트 메드한네 알렘 교회에서 동굴을 통해 건너가면 3개의 암벽 교회가 있는 큰 안뜰이 나오는데, 가운데 있는 것이 베트 마리암 교회이고 왼쪽에 베트 다나겔 교회, 오른쪽에 베트 메스켈 교회가 나란히 있다.

 

베트 마리암 교회 바로 앞뜰에는 움푹 팬 작은 연못이 있는 데, 아기를 못 낳은 여성이 이 연못에서 목욕을 하면 애를 낳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이 교회가 성모 마리아를 위해 지은 데서 연유하는 이야기이다. 암하릭어로 마리암(Maryam)은

성모 마리아(Mary)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베트 마리암은 결국 '성모 마리아의 집'이라는 뜻. 11개 교회 이름은 모두 기독교의 성인과 기독교 상징물의 이름을 본 뜬 것이다.이처럼 랄리벨라 교회는 각각의 의미를 갖는 교회 이름에 걸맞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바로 왼쪽에 있는 교회는 베트 다나겔인데, 암하릭어의 다나겔은 수녀(Virgin)를 의미하기 때문에 역시 베트 다나겔은'수녀의 집'이라는 뜻. 4세기에 터키에서 순교한 성처녀인 수녀들을 추모하여 만든 교회이다.

 

▲베트 메드한네 알렘 교회

 

▲베트 메드한네 알렘 교회

 

▲베트 메드한네 알렘 교회

 

▲베트 메스켈 교회 내부에 있는 11개 모양의 십자가가 들어 있는 철제 십자가

 

랄리벨라 금속제 십자가는 커다란 하나의 십자가 안에 단순한 모양의 십자가와 이중 십자가 모양, 꺾어진 십자가 모양 등 여러 형태의 작은 십자가가 무려 11개나 되는 것이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그리스 십자가로 알려진 열십자형 십자가(╋) 에서부터 창틀형 십자가(?), 만 자형 십자가(卍)까지 여러 형태의 십자가가 섞여 있는 모양이다.

 

에티오피아 정교회는 이밖에도 나무나 금속 끝에 작은 십자가를 꽃잎처럼 매달거나, 아니면 아예 꽃잎 네 개를 연결해 십자가 모양으로 만드는 등 다양한 형태의 전통 십자가들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십자가의 모양도 최초의 악숨 스타일에서 랄리벨라 스타일, 곤다르 스타일 등으로 조금씩 다른 특색을 띈 것을 에티오피아 여행하는 동안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베트 메스켈은 크기는 작지만 이처럼 십자가와 성경을 낭송하는 성직자들로 인해 더욱 경건한 분위기를 풍긴다

 

▲베트 메스켈 교회에서 성경을 낭독하고 있는 성직자들

 

오른쪽의 바위벽을 깎아서 만든 교회는 베트 메스켈 인데, 메스켈은 십자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십자가의 집'이라는 의미이다. 작은 동굴로 이뤄진 베트 메스켈은 다른 곳보다 훨씬 더 신비롭게 느껴졌다. 나이가 꽤 든 성직자들이 동굴 안에 살면서 찬송도 부르고, 성경도 낭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트 마리암교회 정문

 

▲베트 마리암교회 창문

 

▲남측 4 교회

지하통로로 베트 메르코리오스 교회와 연결된 베트 암마누엘 교회 모습

 

남쪽 교회는 베트 암마누엘과 베트 메르코리오스, 베트 압바 리바노스, 베트 가브리엘-루파엘 등 4개이다. 처음에 간 곳은 바로 베트 암마누엘(Bet Amanuel) 교회이다. 베트(Bet)는 에티오피아 암하릭어로 '집(House)'이라는 뜻이고, 암마누엘(Amanuel)은 임마누엘을 의미한다.

 

결국 베트 암마누엘은 임마누엘의 집이라는 의미. 하나의 독립된 바위를 깎아서 만든 붉은빛 교회로서 전형적인 악숨스타일로 유명하다. 베트 암마누엘 교회에서 베트 메르코리오스 교회로 가는 길은 동굴 같은 지하 통로로 되어 있다. 안내하는 젊은이는 암흑 같은 지하 통로를 전등도 없이 잘 찾아갔다.

 

나는 이 젊은이의 손을 꼭 잡고 동굴을 통과해 베트 메르코리오스 교회로 넘어갔다. 이 교회는 지진으로 인해 반쯤 무너져 내렸는데 벽돌로 보수공사를 해 놓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나타낸 벽화가 보관되어 있었다.

 

그 옆에는 고대 그리스도교 지하묘지를 본떠서 만든 베타 압바 리바노스 교회가 있다. 남쪽 교회 중 맨 아래쪽에 있는 베트 가브리엘-루파엘 교회(또는 베트 가브리엘-라파엘 교회)는 애초 왕족들의 저택으로 사용되다 교회로 바뀐 것으로 여겨지는 데, 랄리벨라 왕이 교회 지붕 위에서 백성들에게 연설을 했다고 한다.

 

이 교회 입구에는 좁고 험한 길이 있는 데 천국으로 가는 길을 형상화해 놓은 것이며, 안쪽에는 지옥으로 가는 길도 형상화해 놓은 것이 특색이다. 지하통로로 교회 안뜰에 있는 '아로기 베들레헴'이라는 건물과 연결되어 있는데, 이곳은 바로 신성한 빵을 굽는 화덕 같은 부엌이다.

 

▲베트 가브리엘-루파엘 교회의 천국으로 이르는 길

 

▲베트 가브리엘-루파엘 교회의 베들레헴을 본 뜬 빵굽는 부엌

 

▲랄리벨라 지하 암굴교회 십자가

 

▲랄리벨라 지하 암굴교회 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