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얼마후엔 볼수 없을 파타고니아 페트로모레노 빙하

▲칼라파테에서 모레노 빙하로 가는 도로 풍경. 눈 덮인 산, 황량한 호수, 차갑고 을씨년

스러운 날씨 등 전형적인 파타고니아 도로다. 관광객은 여름(11월~3월)에 많지만,

사람 없는 대자연에 푹 빠지려면 황량한 겨울(6-8월)도 괜찮다.

파타고니아는 그 극적인 매력으로 우리를 부른다―메마른 사막, 얼어붙은 바다, 직선

으로 뻗은 고속도로가 그것이다. 그러나 꼭 그것뿐만은 아니다.

남위 50도 선을 따라 서쪽으로 건조한 스텝을 가로질러 달리면, 오래된 너도밤나무 숲과

안데스 산맥의 뾰족뾰족한 봉우리에 둘러싸인 페리토 모레노 빙하에 다다르게

된다.

보는 이가 넋을 잃게 만드는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의 주인공인 모레노 빙하는초현

적으로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피츠로이와 다윈이 1831~1836년 저 유명한 원정에 나섰을 때 "거의 발견하다시피" 했던

이 빙하는 1877년 프란시스코 파스카시오 모레노가 마침내 발견해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남미 아르헨티나 산타크루스 주의 세계자연유산인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에는

남미여행 하이라이트가있다. 발견자를 기리어 그의 이름을 딴 페리토 모레노빙하이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극지방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넓은 빙원인 파타고니아

빙원일부로넓이가 4,830미터이고, 높이는61미터이다.

 

로스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 내에는 대략 200 여개의 작은 빙하 외에도 47개의 주요

빙하가있다.웁살라 빙하와 비에드마 빙하는 페리토모레노 빙하보다 면적이 넓다.

▲아르헨티나 산타크루스州 페리토 모레노 빙하 위치도

▲중남미 국가들 중  스페인어를 자국의 공용어로 사용하는 지역들.

 

▶남미에서 스페인어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

과테말라, 니카라과, 도미니카 공화국, 멕시코,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우루과이, 적도기니, 칠레,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쿠바,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푸에르토리코.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오늘날 관광객들은 이 거대하고, 삐걱거리고, 끝없이 팽창하고 있는 빙하를 어떻게

경험할 것인지 고를 수 있다. 케이크 같은 표면을 트레킹하거나, 얼음 등반을 하거나,

초경비행기를 타고 시가 모양의 구름 바로 아래를 날 수도 있다.

다 귀찮다면 그냥 페닌술라 마갈라네스의 플랫폼에 편하게 앉아 감탄만 하고 있어도

된다.아니면 수많은 쌍동선이나 크루즈를 타고 끊임없이 무너지는―정확하게는

분리되고 있는―빙하 벽을 지나갈 수도 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이 얼음벽은 높이가 60m에 달하며, 빙하 자체는 면적이 414평방킬로미터에 달한다

거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시 면적에 맞먹는다. 그 크기가 이스라엘만한 남부 빙원이라

하겠다.

모레노는 브라소 리코를 통해 흐르는 물이 동쪽 중앙 빙벽을 약화시키는 탓에 4~5년

에 한 번씩 파열되며, 이 장관을 구경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남극과 가까운 아르헨티나 남쪽의 산타크루즈 주. 칠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타고니아

대륙에는 빙하 국립공원(Parque Nacional Los Glaciares)이 있다.

공원 북쪽의 엘 찰텐과 더불어 남쪽의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그 압도적인 아름다움으로

전 세계의 여행자들을 매혹해왔다.30킬로미터 길이에 5킬로미터의 폭, 60미터 높이의

얼음덩어리를 상상해보라.

이 얼음의 성채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건 크기가 아니라 이 빙하가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파타고니아 빙원 남부에서 떨어져 나온 빙하는 근처의 아르헨티노

호수를 향해 날마다 전진한다.

하루 2미터의 거리를 나아가며 때로는 빌딩 크기의 얼음 덩어리를 붕괴시킨다. 이때 떨어

나온 거대한 얼음 조각이 근처 강의 지류를 막기도 해 1917년부터 2006년까지 17번이

관광용 크루즈의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1981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국립공원의 빙하들은 남극과 그린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빙하인 파타고니아 대륙 빙하에서 떨어져 나왔다.

보통 빙하가 형성되는 2500미터의 고도에 비하면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해발고도는

1500미터에 불과하다. 저지대임에도 이곳에 빙하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건 남극에

극한의 추위가 얼음의 대륙을 만들었지만,

지금의 속도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된다면 반 세기가 지나기 전에 파타고니아 남부의

빙하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어쩌면 사라지고 말 빙하를 보기 위해 지구 끝으로 찾아간 사람들이 페리토 모레노

빙하와만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장 쉬운 건 빙하 주변의 잘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바라보는 일.

두 번째는 배를 타고 빙하 가까이 다가가는 한 시간짜리 보트 투어. 마지막은 앞의 두

가지를 포함하는 데다 빙하 안으로 들어가는 빙하 트레킹이다.

이 트레킹을 신청하면 산책로에서 빙하를 첫만남을 가진 후 배를 타고 빙하 쪽으로 건

너가, 렝가나무 우거진 숲을 통과해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입구에 다다른다.

이곳에서 가이드에게 간략히 빙하의 형성과정에 관한 설명을 듣고 나면 드디어 크램폰

을 차고 빙하 위로 올라가는 시간이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음의 세계가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눈부시게 하얗고, 한없이

투명하고, 모든 것을 비출 듯 밝은 빛의 세계.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빙하의 물줄기를

손바닥에 담아본다.

아리도록 차고 독한 기운이 금세 번져간다. 미묘한 푸른 빛깔의 얼음 조각들이 햇살

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인다. 그 완벽한 아름다움을 두고 돌아서야 하는 아쉬움을

이 땅의 사람들은 알고 있는 걸까.

5시간짜리 빙하 트레킹의 마지막 선물로 빙하의 얼음으로 만든 위스키 온더락을

는 걸 보니. 위스키 한 모금에 백만 년의 시간을 몸 속으로 흘려보낸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이 푸르고 신비한 빙하를 만나면 지금껏 본 모든 빙하를 잊게 된다. 알프스의 빙하도,

킬리만자로의 빙하도, 히말라야의 빙하도...

극지방을 제외하고, 인간이 접근할 수 있는 빙하 중 가장 아름다운 빙하로 꼽히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 인간이 만든 건축물 따위야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대자연의 작품 앞에 서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침묵 속에서 빙하의 붕락이 만드는 굉음을 들으며, 떨어져 나간 빙하 조각이 일으

키는 물보라를 바라보며 앉아 있는 지금, 우주를 품에 안은 것만 같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이곳에는 빙하가 무너져 내릴 때 만들어내는 굉음과 물보라를 만나기 위해 여름 휴가를

얻어 이곳까지 날아온 일본인이 있었다. 지구 반대편까지 왔다가 돌아가는 나흘의 시간

뺀 사흘 내내 이곳에서 빙하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도쿄에서 이곳까지 만 킬로미터를 넘게 날아와 얼음벽 앞에서 며칠을 보내는 이의 뒷모습

고요했다. 얼음이 깨어져 내리는 소리가 그의 귓속을 채우고 있던 세상의 번잡한

소리들을 지워주는 걸까.

얼음의 투명한 빛깔이 세속의 때에 더럽혀진 그의 몸을 말갛게 헹구어주는 걸까. 불꽃처럼

터져 내리는 얼음 덩어리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집어삼킬 때, 그는 그 소리 안에 무엇을

묻고 싶은 걸까.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여행자들이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만나기 위해 베이스 캠프로 삼는 마을의 이름은 엘칼라파테.

엘칼라파테는 파타고니아 지역에서 자라는 검푸른 야생 베리의 이름이다.

이 열매를 먹은 이들은 파타고니아 땅으로 돌아오게 된다는 전설이 있어 여행자들은 엘칼라

파테를 맛보며 이 얼음의 땅으로 다시 올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한다.

아쉬움에 쉽사리 마을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은 근처의 로카 호수로 송어 낚시 여행을 떠나기

한다.지구에서 가장 큰 무지개 송어가 산다는 이 호수에 낚싯대를 드리우며 저마다의 운을

시험해 본다.

드물게 맑은 하늘이 펼쳐지는 날이면 말을 타기 위해 목장을 찾아가기도 한다. 붉은 들풀과

카모마일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초원, 높고 푸른 하늘과 호수, 지평선을 두른 설산의

풍경 속을 달리며 파타고니아의 대자연을 만끽한다.

장작불이 지펴진 목장의 카페에서 뜨거운 초콜릿을 마시며 때 묻지 않은 대지 위로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본다. 곧 마주하게 될 일상의 무게를 떠올리며 보내는 파타고니아에서의

마지막 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곧 짧은 가을이 지나가고 마지막 남은 여행자들마저 떠나고 나면 마을은 적막하게

가라앉을 것이다. 가게들이 문을 닫고, 마을 주민들조차 파타고니아의 혹독한 겨울

을 피해 따뜻한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 찾아온다.

그러면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고, 그 위에 다시 눈이 쌓이는 길고 긴 겨울이 마을을

점령이라도 하듯 들이닥칠 것이다. 지루한 겨울이 마침내 물러가고 바람의 숨결이

부드러워지고, 햇살이 따스해질 무렵이면 다시 하나 둘 가게 문이 열리고,

여행자들이 찾아들 것이다.

그때 나도 돌아오게 될까. 돌아와 한 번 더 얼음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를 듣게

될까. 결국엔 사라지고 말, 슬픔의 푸른 성벽을 다시 바라보게 될까.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위) 보트를 타고 가까이 본 코발트빛 제국. (아래) 빙하 아래 호수에 빙하의

파편들이 푸르스름한 색을 내며 홀연하게 떠있다.

▲크램폰을 신고 천년의 빙하 위에 올라서서 펭귄처럼 걷는다. 트레킹 종료

즈음에 가이드가 1,000년 얼음 조각을 넣은 위스키 한 잔을 권한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전망대.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 전망대.

▲사진의 빙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모레노 빙하의 크기는 여의도 면적의 80배에 이른다.

거대한 항공모함 같은 빙하 앞에 서니, 인간은 아무 존재감 없는 모래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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