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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八道(신팔도)*紀行錄633

전남 해남ㅡ남도수묵기행ㅡ추사도 반해 버린 일지암(一枝庵)…윤선도 집안 예술혼 담긴 녹우당. 남도수묵기행 추사도 반해 버린 일지암(一枝庵)…윤선도 집안 예술혼 담긴 녹우당 ▲대흥사 부속 암자인 일지암의 ‘숲속도서관’ 창틀로 두륜산의 능선과 다도해가 아련하게 보인다.해남=최흥수기자 “질책 겸 가벼운 부탁 하나 할까요. 감탄사가 나오는 데에 10초도 안 걸리고, 오자마자 사진을 찍어 대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곳에 오는 사람들에게 저는 최소한 한 시간은 머물고 가라, 세속에서 말을 많이 하고 사니까 여기서는 조용하게 충분히 느낀 다음 사진을 찍어도 늦지 않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보인다’라고 말합니다. ” 해남 두륜산 일지암 주지 법인 스님의 충고다. 암자에 도착하자마자 너나없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경쟁적으로 휴대전화 셔터를 눌러대는 꼴이 못내 거슬렸던 모양이다. 스님의 말대로 잠시 .. 2022. 7. 30.
전남 장흥ㅡ유채꽃 필 무렵 그 바다에 달이 뜨면…어디선가 고고한 학 울음소리 유채꽃 필 무렵 그 바다에 달이 뜨면…어디선가 고고한 학 울음소리 ▲소설가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천년학’의 무대인 전남 장흥군 선학동 유채마을. 노란 유채밭과 옹기종기 들어선 마을, 그리고 마을 앞 득량만의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굳이 산을 타지 않아도 산을 감상하는 맛이 나는 곳이 있다. 전남 장흥에서는 비상하는 학의 형상을 한 산, 묵직한 산세가 위풍당당하게 보이는 사자산, 정상에 멋진 바위 관을 두른 임금 산 등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다. 빼어난 산의 형상과 함께 양념처럼 버무려진 스토리는 여행의 맛을 더해준다.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등 필담 좋은 소설가들을 유독 많이 배출한 문인의 고장답다. 어디 그뿐이랴.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갑오징어, 키조개 등 싱싱한 횟.. 2022. 7. 29.
경남 통영ㅡ캠핑 성지' 통영 매물도(每勿島)…동생의 인기 형이 잇는다 캠핑 성지' 통영 매물도(每勿島)…동생의 인기 형이 잇는다 ▲하늘에서 본 경남 통영시 매물도 전경. 왼쪽부터 대매물도 당금마을, 대항마을, 멀리 소매물도가 보인다. 전준호 기자 ▲소매물도 상공에서 바라본 대매물도 전경. 산 중턱은 구름 바다다. 전준호 기자 외로울 틈 없는 한려수도의 섬 한려수도의 섬들은 도무지 외로울 틈이 없다. 바다는 망망대해인데 섬들은 옹기종기 형제자매 아니면 이웃이다. 매물도도 그랬다. 가는 길에만 죽도 장사도 대덕도 가왕도 어유도를 거쳤고 시선이 끝나는 곳에는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섬들이 병풍처럼 바다를 감싸안고 있었다.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독도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장마철 비 예보가 살짝 주춤한 지난 6일 부리나케 매물도로 향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섬 날씨.. 2022. 7. 29.
경남 김해ㅡ부드러운 능선 끝 아득한 물길...2000년 닳은 왕후의 그리움 김해ㅡ부드러운 능선 끝 아득한 물길...2000년 닳은 왕후의 그리움 ▲분산성에 오르면 김해 시내와 김해평야, 멀리 낙동강 하류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산성 한가운데에는 수로왕과 왕비의 영정을 모신 해은사가 자리 잡고 있다. 김해는 금관가야의 땅이다. 건국 설화에 따르면 가야 아홉 마을의 우두머리가 구지봉에 올라 ‘구지가’를 부르며 춤을 추고 놀다가 하늘로부터 황금알을 얻었다. 그 알에서 사내아이 여섯이 태어났다. 가장 먼저 나온 수로를 비롯해 이들 여섯은 각기 가야의 왕이 됐다. 서기 42년 수로왕이 건국한 금관가야는 육 가야의 맹주로 활약하다 법흥왕 19년(532) 신라에 병합됐다. 김해 옛 도심에 수로왕과 수로왕비 무덤을 비롯한 유적이 몰려 있다. ▲김해 금관가야 유적 여행 지도. 그래픽=성시환 기.. 2022. 7. 28.
전북 남원ㅡ뱀사골 가는 길, 우뚝 선 천년송 여름 한복판 무더위도 쉬어간다 뱀사골 가는 길, 우뚝 선 천년송 여름 한복판 무더위도 쉬어간다 ▲남원 운봉읍에서 지리산 정령치 가는 길에 있는 행정리의 마을 숲. 신령스러운 느낌을 주는 아름드리 개서어나무 90여 그루가 활개 치듯 자라고 있다. 200여 년 전에 조성한 이 숲은 마을의 기운이 센 곳은 눌러주고 빈 곳은 채워주는 비보림(裨補林)이다. 달궁 앞의 물 많은 ‘심원 계곡’ 찾는 이 적어도 물놀이에 적합 정령치·성삼재서 맞는 밤하늘 별무리 능선 위 은하수 한가득 빽빽한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 얽히고설킨 나무 그늘에 서늘 이야기·상상력 덧대진 광한루 밤에 더 아름다운 낭만의 공간 남원‘ 새 핫플’ 김병종 미술관 세련된 전시에 관광객들 붐벼 수목원이자 미술관인 ‘아담원’ 남원 대표 절 ‘실상사’도 추천 바야흐로 휴가의 절정을 코앞에.. 2022. 7. 28.
제주도ㅡ사려니숲길ㅡ한라산 원시림과 삼나무 숲 10km 걷는 3시간ㅡ초록이 푸근한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ㅡ한라산 원시림과 삼나무 숲 10km 걷는 3시간 ㅡ초록이 푸근한 사려니숲길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의 비자림로에서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의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숲길 ▲사려니숲길의 삼나무 숲. 나무마다 초록 이끼를 잔뜩 머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제주=최흥수기자 꽃 바람 부는 제주에서 초록 숲에 빠졌다. ‘올레길’은 관광지 위주로 돌아보는 여행 트렌드를 휴식과 걷기로 바꿔 놓았다. ‘놀멍쉬멍’은 일상보다 더 빡빡하게 돌아가는 여행 일정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올레길이 마을과 마을을 잇는 정감 넘치는 길이라면, 한라산 동쪽 사려니 숲길은 원시의 자연에 한 발짝 더 들어가 포근히 안기는 길이다. 잠시나마 세상사의 모든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물아일체가 되는 길이다. ‘사려니’는 제주어로 ‘살안이.. 2022. 7. 27.
제주도ㅡ추자도(楸子島)ㅡ‘바다에 떠있는 산’ 둘러보는 색다른 올레길 추자도(楸子島)ㅡ‘바다에 떠있는 산’ 둘러보는 색다른 올레길 ▲하늘에서 바라본 추자군도 전경.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외에 횡간도와 추포도가 붙어 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상추자도에 모여 산다. 멀리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잇는 추자대교가 보인다. 제주도청 제공 추자도는 목포에서 99㎞, 완도에서 79㎞ 떨어져 있고, 제주도와는 48㎞ 거리를 둔, 서남해안의 중간에 위치한 섬이다. 상추자도와 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등 4개의 유인도가 추자군도를 이루는데, 추자도라 부를 땐 통상 상·하추자도를 일컫는다. 상·하추자도를 합쳐 1800명 남짓한 주민들이 모여 산다. 추자도는 1272년(고려 원종 12년)까지 후풍도(候風島)라 불렸다. 섬의 이름과 관련해선 두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는데, 하나는 1821년 전라남도.. 2022. 7. 27.
제주도ㅡ바다 맛기행ㅡ모슬포·가파도 / 자리는 구이용 적합…보목 자리는 뼈 부드러워 물회·강회 딱 바다 맛기행 모슬포·가파도 / 자리는 구이용 적합…보목 자리는 뼈 부드러워 물회·강회 딱 제주 산지천의 허름한 식당에서 점심메뉴를 고르다 아내의 된장 맛이 끝내준다는 남편의 권유로 자리물회를 주문했다.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노인이 소주를 입에 털어 넣고 자리 예찬으로 안주를 대신했다. 그는 “자리는 모슬포 자리가 최고”라며 육질이 쫄깃하다는 걸 이유로 들었다. 옆에 있던 노인은 보목 자리를 꼽았다. 모슬포보다 뼈가 부드러워 물회로는 최고라는 것. 모슬포와 가파도 자리는 뼈가 억세 구이용으로 좋고, 보목 자리는 뼈가 부드러워 물회나 강회로 제격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두 지역 주민 간 ‘자리 다툼’은 팽팽하다. 모슬포에서 만난 어민은 모슬포 앞바다의 물살이 거칠어 자리의 육질이 쫄깃하고 오래 보관해도 변하.. 2022. 7. 27.
강원 횡성ㅡ횡성五日場ㅡ고얏, 뭐얏! 한 알에 정신이 번쩍 드네 횡성五日場ㅡ고얏, 뭐얏! 한 알에 정신이 번쩍 드네 ▲1과 6(1·6일장)이 낀 날에 열리는 횡성 오일장은 횡성시장을 중심으로 ‘ㄷ’ 자 모양으로 장이 들어선다. 한여름의 강원도 장터에서는 여기저기서 옥수수 껍질을 벗기고 삶는 모습이 한창이다. 지난번은 원주 오일장이었다. 원주 새벽시장의 감흥을 잊지 못해, 사지 못한 토종 오이도 살 겸 해서 이웃한 횡성장으로 방향을 잡았다. 횡성장은 1과 6(1·6일장)이 낀 날에 열린다. 횡성은 자주 갔었다. 지금이야 대기업에서도 유기농 우유가 나오지만, 2000년 중반은 일부 지역의 목장형 유가공 공장에서 유기농 우유를 생산했다. 울산의 신우목장, 평창의 설목장, 그리고 횡성의 범산목장을 자주 다녔다. 지금이야 범산목장이 새말 나들목 근처지만 예전에는 횡성과 양평의.. 2022. 7. 27.